『현우경』
K0983
T0202
제1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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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경』 ♣0983-013♧
제1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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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賢愚經卷第十三
K0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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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경 제13권
원위 양주 사문 혜각 등이 고창군에서 한역
53. 오백안문불법생천품(五百鴈聞佛法生天品) 단본에는 순번이 60이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라내국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숲 속에서 하늘과 인간의 네 무리들을 위하여 묘법을 연설하셨다.
그때 허공에 있던 5백 마리 기러기 떼가
부처님 음성을 듣고 매우 즐거워하여 빙빙 돌다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날아 내려오려고 하였다.
그때 어떤 사냥꾼이 그물을 쳤다.
그 기러기 떼들은 그물 안에 떨어져 사냥꾼에게 모두 죽었다.
그들은 도리천에 태어나 부모 무릎 위에서 갑자기 자라나 여덟 살 먹은 아이만큼 되었다.
몸은 단정하고 얼굴은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우며,
빛나는 모양은 밝고 깨끗하여 마치 금산과 같았다.
그들은 스스로 생각하였다.
‘우리는 어떤 인연으로 이 천상에 나게 되었을까?’
그 천인(天人)들은 마음이 밝아지고 정신이 풀려,
전생에 법소리를 즐겨 하였기 때문에 그 과보로 천상에 난 줄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그 은혜를 갚아야 하겠다 생각하고,
모두 한꺼번에 천화(天花)와 향을 가지고 염부제의 바라내국으로 내려와 부처님께 나아갔다.
하늘 광명은 환히 빛나고 밝아 마치 보배 수풀 같았다.
그들은 한꺼번에 몸을 굽혀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에 합장하고 아뢰었다.
“저희들은 부처님의 음성을 듣고 저 묘한 곳에 났습니다.
원컨대 다시 한법 가엾이 여겨 도의 요긴한 길을 가르쳐 보이소서.”
그때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4제의 묘한 법을 연설하셨다.
그 천인들은 수다원의 과보를 얻고 곧 하늘로 돌아갔다.
그리하여 다시는 세 갈래 나쁜 길에 떨어지지 않고,
인연을 따라 일곱 번 바꿔 나서는 모든 번뇌를 다하게 되었다.
그때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제 밤에는 어떤 하늘이 광명을 빛내면서 부처님께 예경하였는데,
그 인연을 알 수 없습니다.
원컨대 가르쳐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명심하라.
너를 위해 말하리라.
어제 나는 숲 속에서 하늘과 인간의 네 무리들을 위하여 묘한 법을 연설하였다.
5백 마리 기러기 떼가 내 설법하는 소리를 즐거워 하고 경사롭게 여겨 모두 내게로 날아오려다 사냥꾼의 그물 속에 떨어져,
사냥꾼은 그들을 잡아 죽였다.
그들은 설법을 들은 공덕으로 도리천에 났다가
저들의 전생 일을 알고 은혜를 갚으려고 일부러 내게 왔었더니라.”
그때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못내 기뻐하며,
처음 보는 일이라 찬탄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은 참으로 기이하고 묘한 일입니다.
한번 법비[法雨]를 쏟으시니 그 은택을 입지 않는 이가 없어서,
심지어는 새ㆍ짐승까지도 그 설법하는 소리를 듣고 그러한 복을 얻었습니다.
하물며 사람으로서 믿는 마음으로 법을 받들어 가짐이겠습니까?
그 과보를 헤아리면 저들보다 백천만 곱이나 많아 비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네 말과 같다.
여래가 세상에 나온 것은 많은 이익이 있다.
감로(甘露)를 비처럼 내려 중생을 두루 젖게 한다.
그러므로 마땅히 일심으로 불법을 믿고 공경하여야 하느니라.”
그때 아난과 대중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54.견서사자품(堅誓師子品)단본에는 순번이 61이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의 기사굴산에 계셨다.
그때 제바달다는 늘 나쁜 마음을 품고 부처님을 해치려 하였다.
그래서 스스로 부처라 일컫고 아사세(阿闍世) 왕자를 시켜 아비를 죽이고
왕이 되라고 권하면서 새 부처와 새 왕이 나라를 다스리면 얼마나 통쾌하겠느냐고 하였다.
왕자는 이 말을 믿고 곧 그 아버지를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되었다.
그때 세상 사람들은 모두 원한을 품고 비구를 미워하여 보지도 않으려 하였다.
그때 여러 비구들은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두 분개하며 더불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빈 발우로 나왔다.
그들은 산으로 돌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제바달이 좋지 못한 일을 저질렀기 때문에 저 네 무리들은 모두 미워하는 마음으로 사문을 대합니다.”
▸ 그때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중생으로서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켜
물들인 옷(가사)을 입은 사문을 대하면,
그 사람은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부처님과 벽지불과 아라한들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과 같다.
그는 미워하는 마음으로 세 세상의 여러 성현들을 대하기 때문에 한량없는 죄업의 과보를 받을 것이다. ◂
왜냐 하면,
물들인 옷은 모두 세 세상의 성현들의 표식(標式)이기 때문이니라.
어떤 중생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으면
그는 오래지 않아 일체 고통에서 해탈을 얻고 번뇌 없는 지혜를 얻어
중생들의 큰 구호자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어떤 중생이 믿는 마음을 내어 집을 떠나 물들인 옷을 입은 사람을 대하면,
그는 한량없는 복을 받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옛날에 집을 떠나 물들인 옷을 입은 사람에 대하여 깊이 믿는 마음을 내어 공경하고 받들었기 때문에 부처를 이루게 되었느니라.”
아난은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옛날에 깊이 믿는 마음으로 물들인 옷을 입은 사람을 공경하신 그 일은 어떠한지 듣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옛날 한량없는 아승기겁 전에 이 염부제에 큰 나라 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제비(提毘)였다.
그는 8만 4천의 여러 작은 나라 왕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 세상에는 부처의 법은 없었고 어떤 벽지불이 숲 속에서 좌선하며 도를 닦고,
신통으로 날아다니면서 중생들을 제도하였다.
그래서 들짐승들도 모두 와서 친하고 따랐다.
그때 사자 한 마리가 있었는데,
이름이 다가라비(★迦羅毘)[진(晋)나라 말로는 견서(堅誓)★★를 뜻한다]였다.
몸은 금색이요,
빛나는 모양은 밝고 드러났다.
그는 과실이나 풀을 먹으면서 다른 중생들은 해치지 않았다.
그 떄 어떤 사냥꾼은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가사 속에 활을 차고 숲 속을 다니다가 그 사자를 보고 매우 기뻐하면서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운수가 좋아 이 사자를 만나게 되었다.
이것을 잡아 가죽을 벗겨 왕에게 바치면 가난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침 그때 사자는 자고 있었다.
사냥꾼은 곧 독 화살을 쏘았다.
사자는 놀라 일어나 달려와서 해치려다가 그가 입은 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저런 사람은 오래지 않아 반드시 해탈을 얻어 온갖 고액을 떠나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저 물들인 옷을 입은 사람은 과거ㆍ현재ㆍ미래의 세 세상 성현들의 표식이기 때문이다.
내가 만일 저를 해치면,
그것은 세 세상의 여러 성현들을 해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해칠 마음은 곧 사라지고,
독 먹인 두 개 화살은 그를 더 살지 못하게 하였다.
그래서 그는 ‘야라라(耶羅羅) 바사사(婆奢沙) 사하(娑呵)’라고 게송을 외우고 죽었다.
그 게송을 외울 때 천지는 크게 흔들리고 구름도 없는 하늘에서 비가 내리며,
제천(諸天)들은 슬퍼하면서 천안으로 세간을 내려다 보았다.
사냥꾼이 보살 사자를 죽인 것을 보고 허공에서 온갖 천화(天花)를 내려 그 시체를 공양하였다.
그때 사냥꾼은 사자 가죽을 벗겨 집으로 가지고 돌아와 국왕 제비(提毘)에게 바치고 큰 상을 청하였다.
그때 국왕은 생각하였다.
‘경서에 이르기를,
만일 짐승의 몸이 금빛이면,
그는 반드시 큰 선비 보살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상을 주겠는가.
만일 상을 준다면 이 사람과 함께 죽인 것이나 다름이 없는데.’
그때 사냥꾼은 워낙 빈궁하여 애걸하였다.
국왕은 가엾이 여겨 재물을 조금 주고 그에게 물었다.
‘사자가 죽을 때에 무슨 이상한 일은 없었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입으로 여덟 글자를 외우니 천지는 두루 흔들리고 구름도 없이 비가 내리며 하늘은 온갖 꽃을 뿌렸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슬픔과 기쁨이 한데 얽혀 믿는 마음이 더욱 왕성하였다.
곧 신하로서 나이 많고 지혜 있는 이를 불러 그 뜻을 풀이하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도 그것을 풀지 못하였다.
그때 어떤 텅 빈 숲 속에 한 선인(仙人)이 있었는데,
이름이 사마(奢摩)였다.
이는 구한(俱閑)이라는 뜻인데 그는 총명하여 사물에 밝고 이치에 익숙하다고,
사람들은 왕에게 아뢰었다.
왕은 곧 그를 청해 왔다.
그는 대왕을 위하여 자세히 그 뜻을 해설하였다.
‘야라라(耶羅羅)의 뜻은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으면 나고 죽음에서 빨리 해탈하게 된다는 것이요,
바사사(婆奢沙)는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으면 그것은 모두 성현의 모양이라 열반에 가깝다는 뜻이며,
사하(娑呵)는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으면,
그는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의 공경과 우러름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그때 선인이 그 말을 해석하자.
제비왕은 매우 기뻐하여,
곧 8만 4천의 작은 왕들을 불러 한 곳에 모았다.
그리고 일곱 가지 보배로 된 높은 수레를 만들고
사자 가죽을 거기 걸어 모든 중생에게 보이고,
모두 공경하고 받들며 향을 사르고 꽃을 흩으면서 정성을 다하게 하였다.
그리고는 다시 금을 두드려 관을 만들고 사자 가죽을 담아 탑을 세웠다.
그 떄 인민들은 그 공덕으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천상에 나게 되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어 아난과 네 무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떄 사자는 착한 마음을 내어 물들인 옷을 입은 이를 대하였기 때문에
10억만 겁 동안 전륜성왕이 되어 중생을 풍족하게 다스렸고
널리 복을 심어 부처님을 이루게 되었느니라.
그 떄 사자 다가라비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지금의 내 몸이요,
왕 제비는 사자 가죽을 공양하였기 때문에
10만억 겁 동안 천상 인간에서 제일 존귀하게 되어
온갖 선의 근본을 닦았으니,
바로 지금의 미륵보살이며,
선인은 지금의 사리불이요,
사냥꾼은 지금의 저 제바달다이니라.”
그때 네 무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과거의 인연을 듣고,
마음으로 기뻐하면서도 또 스스로 매우 슬퍼하고 탄식하면서 말하였다.
“저희들은 어리석어 성현을 알아 보지 못하고 나쁜 마음을 일으켰습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저희들의 어리석음을 가엾이 여겨
전에 지은 죄의 뉘우침을 받아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넓은 사랑으로 그들을 위하여 미묘한 4제의 법을 말씀하셨다.
그들은 전생의 인연을 따라 여러 가지 도를 얻었다.
즉 어떤 이는 수다원을 얻었고,
사다함ㆍ아나함이나 아라한까지 얻는 이도 있었으며,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는 이도 있었다.
그 떄 아난과 네 무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55.범지시불납의득수기품(梵志施佛納衣得受記品)단본에는 순번이 62이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시자 아난을 데리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셨다.
부처님께서 입으신 옷이 조금 해어졌었는데,
장차 그것으로써 중생을 교화하여 제도하시기 위해서였다.
부처님께서는 걸식을 마치고 돌아오시려 하셨다.
마침 어떤 바라문이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부처님의 얼굴을 보니 빛나는 모습은 특별히 뛰어났었다.
그는 부처님 옷이 조금 해어진 것을 보고 보시할 마음이 생겼다.
그는 돌아가 집안을 뒤져 흰 천을 조금 얻었다.
그것을 가져다 부처님께 바치면서 말하였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이 천으로 그 옷을 기우소서.”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받으셨다.
그때 바라문은 부처님께서 그것을 받으시는 것을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고 못내 감격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가엾이 여겨 곧 그에게 수기를 주셨다.
“오는 세상 두 아승기겁 뒤의 백 겁 동안에 부처가 되어
신통과 상호와 10호(號)를 두루 갖추리라.”
부처님의 수기를 받고,
그는 기뻐하면서 돌아갔다.
그때 그 나라의 부호와 장자와 거사들은 모두 생각하였다.
‘어떻게 부처님께서는 그 조그만 보시를 받으시고 그처럼 큰 과보를 주시는가.’
그리고는 각기 부처님을 위해 좋은 천을 베어 갖가지 옷을 만들고,
그것을 부처님께 바쳤다.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전생에 어떤 선행을 닦으셨기에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저렇게 옷을 보시하게 합니까?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저희들을 위하여 알게 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명심하라.
너를 위해 과거와 인연을 말하리라.”
“예,
잘 듣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 옛날 한량없고 수없는 아승기겁 전에 비발시(毘鉢尸)라는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그 제자 9만 인과 함께 계셨다.
그때 반두(槃頭)라는 왕이 있었고,
그 왕의 어떤 대신은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석 달 동안 공양하려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곧 승낙하셨다.
그는 승낙을 얻고 자기 집에 돌아가 갖가지 물건을 준비하였다.
그때 반두왕도 부처님과 스님들을 공양하려고 부처님께 나아가 아뢰었다.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석 달 동안 공양하려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먼저 저 대신의 청을 받았소.
대인의 법에는 중간에 어기는 일이 없소.’
왕은 궁중으로 돌아가 그 대신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우리 나라에 계시기에 내가 공양하려 하였더니,
그대가 이미 청하였다고 하시더구나.
이제 그대는 내게 양보하고,
내가 공양한 뒤에 그대가 청하면 어떻겠는가?’
대신은 대답하였다.
‘만일 대왕께서 제 신명을 보호하시고 또 부처님께서 항상 여기에 계시는 것을 보장하시며,
또 이 나라에 재앙이 없어 늘 편안하게 하시는,
이런 여러 가지 일을 보장하신다면 저는 왕께서 먼저 청하시는 데에 맡기겠습니다.’
왕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다시 타일렀다.
‘그대가 하룻 동안 청하면 나도 하룻 동안 청하리라.’
대신은 승낙하고,
번갈아 보시회를 베풀기로 하여 제각기 소원을 이루었다.
그 떄 대신은 부처님을 위하여서는 세 가지 옷을 마련하여 모두 풍족하게 하고,
또 9만 비구들을 위하여는 칠조의(七條衣)를 만들어 한 사람에게 한 벌씩 주었다.
아난이여,
알아야 한다.
그때의 대신으로서 위의 옷으로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한 이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이 내 몸이다.
나는 세상마다 의복을 짓되 싫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저절로 얻어 마침내 헛되지 않느니라.”
아난은 이 말을 듣고 기뻐하여
정성껏 온갖 복업을 닦기로 하고,
더욱 감격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56.불시기자심연품(佛始起慈心緣品)단본에는 순번이 63이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비구들은 여름 안거를 마치고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문안드렸다.
부처님께서는 인자한 마음으로 그들을 위로하고 걱정하여 주셨다.
“너희들은 거기 살면서 큰 괴로움은 없느냐?”
인자한 마음으로 몹시 가엾게 여기셨다.
아난은 그것을 보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인자하신 마음으로 저희들을 가엾이 여기심이 특별하십니다.
알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는 언제부터 그런 인자한 마음을 내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네가 알고 싶으면 말하리라.
먼 옛날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 전에
두 죄인이 한 지옥에 같이 있었다.
옥졸은 그들을 몰아 쇠수레를 끌게 하여
그 가죽을 벗겨 그것으로 수레띠를 만들고,
다시 쇠몽둥이로 치면서 사방으로달리되
조금도 쉬지 못하게 하였다.
그때 그 가운데 한 죄인은 몸이 약하고 힘이 적어
옥졸이 몰아치면
땅에 쓰러졌다가 일어났다가 하는 동안에
몹시 피곤하여 까무러쳤다가는 다시 깨어났다.
다른 한 사람은 그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인자한 마음으로 그를 가엾이 여겨
옥졸을 돌아보고 말하였다.
‘원컨대 내가 저 사람을 대신하여 이 수레를 혼자 끄는 것을 허락하여 주시오.’
옥졸은 화를 내어 몽둥이로 그를 때려 죽였다.
그리하여 그는 도리천에 났느니라.
아난이여,
알아야 한다.
그때 그 옥중에서 인자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이 내 몸이다.
나는 그때 그 지옥에서 죄를 받으면서
처음으로 그런 인자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일체 중생에 대하여 일찍이 물러나거나 버리는 일이 없었고,
지금에 이르러서도 일체를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즐거이 닦느니라.”
그때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57.정생왕품(頂生王品)단본에는 순번이 64이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큰 비구들 1천 2백50인과 함께 계셨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이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이름과 이익에 집착하여,
잔뜩 쌓아 두고도 만족할 줄 모르는 것을 보시고
그들을 위하여 이익을 탐하는 해(害)를 말씀하셨다.
“대개 탐욕이란,
현세에서는 신명을 해치고,
마침내는 3악도(惡塗)로 돌아가 한량없는 고통을 받느니라.
왜냐 하면,
나도 지나간 세상에 탐욕으로 말미암아 타락하여,
온갖 고통을 받은 것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아난은 꿇어앉아 합장하고,
앞으로 나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 과거에 탐욕으로 말미암아 타락하셨다는 그 사실은 어떠합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 옛날 한량없고 끝없고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 전에
이 염부제에 한 대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구살리(瞿薩離)였다.
그는 이 천하의 8만 4천 작은 나라를 거느렸고 2만 부인과 궁녀와 1만 대신을 두었다.
그때 그 왕의 정수리에 혹이 하나가 갑자기 생겼다.
그 꼴은 마치 누에고치 같았고,
깨끗하고 맑게 트였는데,
아프지는 않았다.
그것이 자꾸 자라나 박만큼 되었을 때 그것을 쪼개어 보자 한 아기가 나왔다.
얼굴은 매우 단정하고 머리털은 검푸르며 몸은 자금색이었다.
왕은 관상쟁이를 불러 그 길흉을 점치게 하였다.
관상쟁이는 점쳐 보고 왕에게 아뢰었다.
‘이 아기는 덕이 있고 웅장한 모습이 특히 뛰어났으니
반드시 성왕이 되어 네 천하를 통치할 것입니다.’
그래서 곧 이름을 지어 문타갈(文陁竭)진(晋)나라 말로는 정생(頂生)을 뜻한다이라 하였다.
아기는 점점 자라나자 기운과 덕이 두드러졌다.
왕은 한 나라를 떼어 그에게 주었다.
그 뒤에 대왕은 병이 들어 매우 위중하였다.
여러 작은 왕들이 모두 와서 간호하였으나,
죽음을 면할 수 없어 대왕은 드디어 목숨을 마쳤다.
여러 작은 왕들은 모두 정생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대왕께서 이미 돌아가셨으니 왕위를 이으소서.’
정생은 대답하였다.
‘만일 내게 복이 있어 왕이 될 수 있다면
반드시 네 하늘과 제석천이 와서 맞이하게 하여야 왕위에 오르리라.’
이렇게 원을 마치자,
네 하늘이 곧 내려와 각각 보배 병을 들고 가득한 향탕(香湯)을 그 정수리에 쏟았다.
그리고 제석천은 보배 관을 가지고 와서 그 머리에 씌워 주었다.
그 다음에는 여러 왕들을 칭찬하면서 큰 나라 왕이 다스리는 곳으로 가기를 권하였다.
그때 정생은 다시 말하였다.
‘만일 내게 복이 있어 왕이 될 수 있다면 그 나라가 내게 올 것이요,
내가 그 나라로 갈 것이 아니다.’
이렇게 원을 세우자,
큰 나라 안의 모든 궁전과 동산과 목욕 못이 모두 그에게로 오고,
금바퀴ㆍ코끼리ㆍ말ㆍ옥녀ㆍ신주(神珠)ㆍ창고지기ㆍ대장 등도 모두 모여 왔다.
그는 네 천하의 임금으로 전륜성왕이 되어 여러 나라를 순행하였다.
인민들이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것을 보고,
왕은 신하에게 물었다.
‘저 사람들은 무엇하는 것인가?’
신하들은 대답하였다.
‘형상을 가진 무리들은 먹어야 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곡식을 심어 살아 가려는 것입니다.’
왕은 서원을 세웠다.
‘만일 내게 복이 있어 왕이 될 수 있다면,
저절로 온갖 맛을 가진 음식이 생겨 일체를 배불리 먹게 하여 주림이 없게 하소서.’
이렇게 원을 세워 마치자,
이내 음식이 생겼다.
왕은 다시 나가 놀다가 여러 사람들이 길쌈하는 것을 보고 물었다.
‘저것은 무엇하는 것인가?’
신하들은 대답하였다.
‘음식은 저절로 생겼지마는 몸을 가려야 하기 때문에 저렇게 길쌈하여 옷을 만드는 것입니다.
왕은 다시 서원을 세웠다.
‘만일 내게 복이 있어 왕이 될 수 있다면,
묘한 옷이 저절로 생겨 만 백성들에게 주어져 모자람이 없게 하소서.’
이렇게 원을 세워 마치자,
이내 모든 나무에서 갖가지 빛깔의 묘한 옷이 생겨
모든 인민들이 그것을 가져도 다함이 없었다.
왕은 다시 나가 놀다가 여러 사람들이 악기를 만드는 것을 보고 곧 물었다.
‘저것을 만들어 무엇하는가?’
사람들은 대답하였다.
‘의복과 음식은 이미 풍족하지마는 음악이 없기 때문에 저것을 만들어 즐기려는 것입니다.’
왕은 다시 서원을 세웠다.
‘만일 내게 복이 있어 왕이 될 수 있다면,
온갖 묘한 악기가 저절로 오게 되리라.’
이렇게 원을 세워 마치자 곧 모든 나무 가지에 온갖 악기가 달렸다.
누구나 그것을 가져다 치면 소리가 화창하여 듣는 사람은 모두 즐거워하였다.
왕의 덕이 지극히 중해서 온갖 좋은 일이 모두 모여 왔다.
그래서 하늘에서는 일곱 가지 보배가 쏟아져 모든 나라에 두루 가득하였다.
왕은 신하들에게 물었다.
‘이것은 누구 덕인가?’
신하들은 대답하였다.
‘이것은 왕의 덕이요,
또한 국민의 복입니다.’
왕은 다시 서원을 세웠다.
‘만일 이것이 백성들의 복이면 어디나 보배가 두루 쏟아지고,
만일 내 혼자의 덕이면 궁중에만 쏟아져라.’
이렇게 서원을 세워 마치자,
다른 곳에는 보배가 끊어지고,
오직 궁중에만 이레 낮 이레 밤을 보배가 쏟아졌다.
그래서 그 정생왕은 염부제에서 다섯 가지 쾌락을 스스로 누리면서
8만 4천 년을 지냈느니라.
그때 어떤 야차가 궁정 앞에서 솟아나 높은 소리로 외쳤다.
‘여기서 동쪽에 불파제(弗婆提)라는 나라가 있습니다.
거기는 풍족하고 즐거우며 유쾌하고 좋기가 비할 데 없습니다.
대왕은 거기 가서 노니소서.’
왕은 좋다 하고 그곳으로 떠나려 하자,
금바퀴가 앞에서 구르고 신하들과 일곱 가지 보배는 모두 그 뒤를 따랐다.
왕이 거기 이르매 여러 작은 왕들은 모두 와서 조회하였다.
왕은 그 나라에서 다섯 가지 쾌락을 마음대로 누리면서 8억 년을 지냈느니라.
야차는 또 외쳤다.
‘여기서 서방에 구야니(瞿耶尼)라는 나라가 있는데 거기도 매우 즐겁습니다.
왕은 그리로 가소서.’
왕은 곧 좋다 하고 그 나라로 가서 복을 누리고 즐거움을 받으면서 14억 년을 지냈느니라.
야차는 또 외쳤다.
‘여기서 북방에 울단(鬱單)이라는 나라가 있습니다.
그 나라도 편안하고 풍족하며 인민이 번성합니다.
왕은 그 나라로 가소서.’
왕은 곧 떠나 그리로 가서 다섯 가지 묘한 쾌락을 마음껏 누리면서 18억 년을 지냈느니라.
야차는 또 외쳤다.
‘네 천왕이 사는 곳이 있는데,
그 즐거움이 한량없습니다.
왕은 가서 노니소서.’
왕은 여러 신하들과 네 종류 군사를 거느리고 허공을 타고 올라갔다.
네 천왕은 멀리서 바라보고 매우 두려워하여
곧 군사를 모으고 밖에 나와 항거하였다.
그러나 어찌할 수 없어 제 곳으로 물러갔다.
왕은 거기서 즐거이 놀면서 10억 년을 지냈느니라.
다시 도리천으로 올라가 보리라 생각하고,
신하들을 데리고 허공을 밟으며 올라갔다.
그때 5백 선인(仙人)들이 수미산 중턱에 살고 있었다.
왕이 탄 코끼리와 말의 똥오줌이 밑으로 떨어져 선인들의 몸을 더럽혔다.
선인들은 서로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그 중에서 어떤 지혜로운 사람이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정생왕이 33천으로 올라간다는 말을 나는 들었다.
이것은 반드시 그 코끼리와 말들이 흘린 것이리라.’
선인들은 격분하여 신주(神呪)를 외워,
정생왕과 그 무리들을 모두 나아가지 못하고 머무르게 하였다.
왕도 그것을 알고 곧 서원을 세웠다.
‘만일 내게 복이 있으면 저 선인들이 모두 와서 우리가 하는 일을 도우리라.’
왕의 덕은 크고 넓어 그들을 감동시켰다.
5백 선인들은 모두 왕 곁으로 와서
수레 바퀴를 부축하고 말을 몰아 천상으로 함께 떠났다.
아직 이르기 전에 멀리서 하늘성 쾌견(快見)을 바라보았다.
그 빛깔은 새하얗고 높이 솟아 특별하였다.
쾌견성에는 1천2백 개의 문이 있었다.
하늘들은 이들 일행을 보고 두려워하여
모두 들어가 문을 닫고 세 겹으로 빗장을 걸었다.
그러나 정생과 군사들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나아갔다.
왕이 곧 고동을 불고 활을 시루어 퉁기니,
1천2백 개의 문이 한꺼번에 열렸다.
그때 제석이 나와 맞아 궁으로 청해 들이고,
자리를 나누어 나란히 앉으니,
천제(天帝)와 인왕(人王)은 얼굴이 똑 같아서
처음 보는 이로서는 분별할 수 없었고
다만 눈깜짝이는 것이 더디고 빠름으로써 그 다름을 알 수 있을 뿐이었다.
왕은 천상에서 다섯 가지 쾌락을 누리고,
서른여섯 임금을 지났는데,
마지막 제석은 바로 대가섭(大迦葉)이었느니라.
그때 아수라왕은 군사를 일으켜 하늘에 올라가 제석과 싸웠다.
제석은 패하여 군사를 돌이켜 성으로 들어갔다.
그때 정생왕이 다시 나와 고동을 불고 활을 퉁기자
아수라왕은 곧 무너졌다.
정생왕은 가만히 생각하였다.
‘내 힘이 이와 같아 대적할 이가 없는데,
지금 제석과 같이 앉아 무엇하겠는가.
차라리 저를 해치우고 혼자서 왕 노릇을 하리라.’
이렇게 나쁜 마음이 생기자
그는 곧 타락하여 인간의 본래 궁전 앞에 떨어져 거의 죽게 되었다.
사람들은 와서 물었다.
‘만일 뒷세상 사람들이 정생왕은
어째서 목숨을 마쳤느냐고 묻는다면,
무어라고 대답합니까?’
▸ 왕은 대답하되,
다음과 같이 이르도록 하였느니라.
‘만일 누가 그렇게 묻거든 이렇게 대답하라.
즉 정생왕은 탐욕 때문에 죽었다.
그는 40억 년 동안 네 천하를 통솔하였고,
이레 동안 보배가 비처럼 쏟아졌으며,
두 하늘에 있으면서도 만족할 줄 몰랐기 때문에
하늘에서 떨어져 죽었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대개 이양(利養)이란 참으로 큰 재앙이니,
그것을 멀리 떠나기를 생각하고,
깊이 진실한 도를 구하여야 하느니라.”◂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 정생왕은 전생에 어떤 복을 지었기에 그런 한량없는 큰 과보를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 옛날 헤아릴 수 없는 겁 전에 불사(弗沙)라는 부처님이 계셨다.
그는 그 제자들과 함께 세간을 다니면서 교화하였다.
그때 어떤 바라문의 아들은 마침 신부를 맞이하려고,
손에 콩을 쥐고 신부에게 뿌렸다.
그것은 그 세상 속가의 예의였다.
▸ 그러다가 길에서 부처님을 만나 마음으로 기뻐하여
그 콩을 받들어 부처님에게 흩자,
네 알은 발우에 들어가고 한 알은 부처님 정수리에 머물렀다.
그는 그 인연으로 끝없는 복을 받되,
네 알이 발우에 들어갔기 때문에 네 천하의 왕이 되었고,
한 알이 정수리에 머물렀기 때문에 두 하늘의 즐거움을 받았느니라.”◂
그때 제자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초과(初果)와 2과ㆍ3과 및 아라한까지 얻는 이도 있어서,
그 수는 이루 다 셀 수 없었고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58.소만녀십자품(蘇曼女十子品)단본에는 순번이 65이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 수달 장자에게는 막내딸이 있었는데,
이름이 소만(蘇曼)이었다. ◂
그녀는 얼굴이 가장 단정하고 묘하여,
그 아버지는 다른 여러 아들보다 사랑하였다.
그래서 놀러다닐 때에도 늘 그 딸을 데리고 다녔다.
어느 때 장자는 딸을 데리고 부처님께 갔다.
딸은 부처님을 뵙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좋은 향을 구해
부처님 계시는 방에 바르려고 생각하였다.
그는 손에 빈바(賓婆) 열매를 가지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달라고 하셨다.
그는 분부를 받고 곧 부처님께 드렸다.
부처님께서는 거기에 향종직(香種稷)이라고 써서 그에게 도로 주었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성 안으로 돌아와
부처님께 필요한 갖가지 묘한 향을 샀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기원(祇洹)으로 나아가 몸소 부처님 방에 바르되,
날마다 계속하였다.
그때 특차시리국왕(特叉尸利國王)은 자기 아들을 사위(舍衛)로 보내었다.
그는 처음에는 다른 곳으로 가서 두루 다니면서 구경하다가,
차츰 다시 정사(精舍)로 왔다.
그는 처녀 소만이 절 안에서 향을 가는 것을 보고,
그 아름다운 자태를 사랑하여 아내로 삼고자 하였다.
그는 곧바로 성 안으로 들어가 파사닉왕을 뵙고 아뢰었다.
“어떤 여자가 제 마음에 듭니다.
원컨대 대왕은 제 뜻을 어기지 마시고 제게 주소서.”
왕은 물었다.
“그는 누구 집 처녀냐?”
“수달(장자의 딸)입니다.”
“그대가 직접 가서 청하라.
내가 알 바 아니다.”
“왕께서 허락만 하신다면 제가 가서 청하겠습니다.”
왕은 좋다 하였다.
그 국왕의 아들은
먼저 다른 자제들과 코끼리와 말과 온갖 물건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오직 코끼리 한 마리와 자기만이 뒤에 남았다.
그리고 기원에 가서 처녀 소만을 굳이 잡아 코끼리에 태우고 떠났다.
수달은 이 말을 듣고 사람을 보내어 쫓아갔으나
코끼리 걸음이 빨라 따를 수가 없었다.
그는 본국으로 돌아가 곧 그 처녀를 아내로 삼았다.
아내는 아기를 배어 알 열 개를 낳았다.
그 뒤에 알을 깨었더니 사내 아이 열 명이 나왔다.
얼굴은 곱고 아름다워 사람에서 뛰어났다.
그들은 장성하자 용맹스럽고 건장하기 보통이 아니었다.
그러자 사냥하기를 좋아하여 중생들 목숨을 마구 죽였다.
그 어머니는 가엾이 여겨 그러지 말라고 타일렀다.
그들은 어머니에게 아뢰었다.
“사냥하는 일은 가장 즐거운데 어머니께서 그것을 말리시니,
장차 미움을 받겠습니다.”
어머니는 말하였다.
“나는 너희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말리는 것이다.
만일 너희들을 미워한다면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 하면 대개 생물을 죽이는 죄는 지옥에 들어가 온갖 고통을 받을 것이요,
수천만 년 동안 늘 사슴 머리ㆍ양 머리ㆍ토끼 머리 등 온갖 짐승의 머리가 되어,
옥졸 아방의 화살을 받으면서 한량없는 세상에 아무리 벗어나려 하여도
그 길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머니에게 아뢰었다.
“어머님의 그 말씀은 어머님 마음에서 나온 말씀입니까,
남에게서 들은 말씀입니까?”
어머니는 말하였다.
“나는 옛날 부처님에게서 그런 말을 들었다.”
아이들은 다시 물었다.
“부처님이란 어떤 사람입니까?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어머니는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못 들었느냐?
그 분은 가유라위(迦維羅衛) 정반왕의 아들로서 얼굴은 환히 빛나시며,
성왕이 되실 분인데,
늙음과 병과 죽음을 싫어하여 집을 떠나 도를 공부하시고
그 원이 성취되어 위없는 과보[無上果]를 얻으셨다.
키는 열여섯 자요 상호는 비할 데가 없으며,
3명(明)과 6통(通)으로 두루 알고 보지 못하는 것이 없으시다.
그래서 과거의 무궁한 일도 아시며,
이렇게 세 세상의 일을 손바닥의 구슬처럼 보고 아시느니라.”
그들은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이내 다시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지금 어디 계시며,
뵈올 수 있습니까?”
“지금 사위국에 계신다.”
“가서 부처님을 뵙고 싶습니다.”
어머님은 곧 허락하였다.
그들은 한꺼번에 사위로 떠났다.
그 외조부 수달은 그들을 보고 매우 기뻐하고 더욱 사랑하여
그들을 데리고 기원에 나아가 부처님을 뵙게 하였다.
그들은 부처님의 상호가 전에 듣던 것보다 수천만 배나 더한 것을 보고,
온 마음이 흠뻑 즐거워 어쩔 줄을 몰랐다.
부처님께서는 그 근기를 따라 묘한 법을 말씀하셨다.
그들은 한꺼번에 법안이 깨끗하게 되어 다시 부처님께 아뢰어 출가하기를 청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물으셨다.
“너희 부모들이 허락하였는가?”
“아직 여쭈어 보지 못하였습니다.”
“부모가 허락하지 않으면 교화를 받을 수 없느니라.”
수달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들은 제 외손자로서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데 제가 허락하는 것도 옳지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곧 허락하시고 도를 닦게 하셨다.
그러자 수염과 머리털은 저절로 떨어지고 몸에는 법옷이 입혀져 곧 사문(沙門)이 되었다.
그들은 부지런히 큰 업을 닦아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그리하여 그 열 비구들은 서로 공경하면서 다닐 때에도 같이 다니고,
있을 때에도 같이 머물렀다.
온 나라 사람들은 모두 그들을 높여 받들었다.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 열 비구들은 어떤 복이 있기에 귀한 집에 태어나고 얼굴이 기특하며,
또 부처님을 만나 괴로움에서 벗어났습니까?”
▸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 옛날 91겁 전에 비바시부처가 세상에 나와 두루 교화하시다가 열반에 드셨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사리를 널리 퍼뜨려 한량없는 탑을 세웠다.
그 뒤에 한 탑이 오래되어 무너지자,
어떤 노파가 그것을 수리하고 있었다.
어떤 젊은이 열 사람이 길을 가다가 우연히 그것을 보고 노파에게 물었다.
‘거기서 무엇하십니까?’
노파는 대답하였다.
‘이것은 거룩한 탑으로 공덕이 아주 크다.
그러므로 이것을 수리하여 좋은 과보를 얻고자 한다.’
젊은이들은 매우 기뻐하고 힘을 합해 그를 도왔다.
공사를 마치고는 모자(母子)간이 되기를 맹세하고
그들은 한 곳에서 같이 나기를 원하였다.
그 뒤로 91겁 동안 천상과 인간에서 그들은 늘 함께 태어나
복과 즐거움을 받으면서 세 가지 일에 있어서 언제나 남보다 훌륭하였다. ◂
그 세 가지란,
첫째는 몸이 단정한 것이요,
둘째는 남의 존경을 받는 것이며,
셋째는 수명이 긴 것이다.
그리하여 오랫동안 3악도(惡塗)에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내 세상을 만나 맑은 교화에 목욕하고,
온갖 티끌과 때가 다하여 모두 아라한이 되었느니라.
아난이여,
알고 싶으냐?
그때의 그 노파는 바로 지금의 소만이요,
열 사람 젊은이는 지금의 저 아라한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대중들은 수다원에서 사다함ㆍ아나함이나 아라한까지 얻는 이도 있었고,
대승(大乘)의 뜻을 내어 물러나지 않는 자리를 얻는 이도 있었다.
그들은 모두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59.바세질품(婆世躓品)단본에는 순번이 66이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나열기의 기사굴산에 계셨다.
그때 그 나라에 큰 부호 장자가 있었는데,
이름이 시리질(尸利躓)이었 다.
그 집은 큰 부자로서 일곱 가지 보물이 가득 넘쳤다.
그 아내는 아기를 배어 달이 차서 사내를 낳았다.
얼굴은 아주 묘하여 세상에서 드물었다.
부모는 기뻐하며 매우 행복스럽게 느끼고,
곧 관상쟁이를 청하여 그 길흉을 점치게 하였다.
관상쟁이는 점을 쳐 보고 그 부모에게 말하였다.
“이 아기는 복덕이 있어 가문을 빛낼 것입니다.”
장자는 더욱 기뻐하고 감개가 무량하여 다시 이름을 지으라고 청하였다.
관상쟁이는 물었다.
“이 아기를 밴 뒤로 어떤 이상한 징조가 있었습니까?”
“그 어미는 본래 말더듬이었는데,
이 아기를 밴 뒤로는 보통 사람보다 더 말을 잘하였다.”
그래서 이름을 바세질(婆世躓)이라 하였다.
그는 자라나자 총명한 재주는 사람에서 뛰어났다.
어느 때 동무들과 함께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광대놀이[那羅]하는 집 딸의 빛난 얼굴이 세상에 드문 것을 보고,
곧 탐욕이 생겨 곧 장가들고 싶어 하였다.
그는 집에 돌아가 부모에게 아뢰어 결혼시켜 주기를 청하였다.
부모는 말하였다.
“우리는 양반집이요,
저들은 하천한 집이다.
귀천이 같지 않은데 어떻게 결혼하겠는가?”
그러나 그 아들은 깊은 애정을 스스로 억제할 수 없어 거듭 아뢰었다.
“그 가문을 묻지 마시고 다만 그 사람만을 보아,
저를 가엾이 여기고 저의 청을 들어 주십시오.
만일 뜻대로 되지 않으면 저는 죽고 말겠습니다.”
부모는 허락하고 사람을 보내어 혼인을 청하였다.
그 집에서 말하였다.
“그 집은 양반이요,
우리는 천한 신분이라 근본이 짝이 되지 않는데 어떻게 인연이 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 아이는 간절한 마음을 걷잡을 수 없어 다시 사람을 보내어 거듭 청하였다.
그 집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우리처럼 갖가지 기술과 노래와 춤과 익살을 익혀 모두 알고,
또 왕 앞에서 그것을 시험하여 합격한 뒤라면 결혼시킬 수 있다.”
아이는 그 여색에 너무 혹하였기 때문에 천한 일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 집에 가서 광대놀이를 배웠다.
그래서 얼마 안 지나 그것을 모두 성취하였다.
그때 왕은 여러 광대들을 모으고,
깃대에 올라가 창구멍에 몸 던지기와 공중에서 줄타기 등 이런 여러 가지 재주를 부리게 하였다.
장자 아들도 왕 곁으로 가서 차례를 따라 재주를 부리면서 공중에서 줄을 탔다.
줄타기를 마쳤으나 왕은 그만 보지 못하고 다시 올라가라고 명령하였다.
그는 명령을 받고 재주를 부리다가 기운이 점점 줄어들어 중도에서 떨어지게 되자,
마음이 황급하여 어쩔 줄을 몰랐다.
그때 존자 목련(目連)은 허공을 타고 그 곁에 와서 말하였다.
“너는 지금 목숨을 건지고 집을 떠나 도를 배우겠는가,
아니면 땅에 떨어져서 여자에게 장가가겠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내 목숨을 건지고,
저 여자를 버리겠습니다.”
그때 목련은 곧 허공을 평지로 만들었다.
그는 그것을 보자 두려운 생각이 없어지고,
땅을 의지해 내려와 몸이 안전하게 되었다.
그는 목련의 은혜를 입고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목련을 따라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공양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묘법을 자세히 말씀하셨다.
이른바 묘법이란,
보시와 계율과 천상에 나는 데 대한 법이요,
탐욕은 더러운 것이므로 거기서 뛰어나는 것이 가장 즐거운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마음이 열리고 트이어 곧 초과(初果)를 얻었다.
그리고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중이 되어 바른 법을 받들어 닦겠습니다.”
부처님께서 허락하시자,
수염과 머리털이 저절로 떨어지고 법복이 입혀져 곧 사문이 되었다.
그 비구는 부지런히 참선하고 바른 업을 닦아 온갖 번뇌가 없어지고 아라한이 되었다.
혜명(慧命) 아난은 부처님 앞으로 나가 여쭈었다.
“저 바세질 사문은 전생에 저 여자와 어떤 인연이 있었기에 마음이 물들고 홀려 거의 위험에 빠질 뻔했으며,
또 목련과는 어떤 좋은 인연을 지었기에 지금 그 은혜를 입고 구제를 얻었으며,
또 어떤 인연으로 스스로 아라한이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 옛날 한량없는 겁 전에 바라내국의 어떤 장자는 처음으로 한 아들을 낳았는데,
단정하기 비할 데 없었다.
그때 그 집의 어떤 사람이 바다에서 새 알 하나를 가지고 와서 그 장자에게 바쳤다.
장자는 그것을 받았다.
조금 뒤에 그 알이 깨어지더니 병아리 한 마리가 거기서 나왔다.
털과 깃이 빛나고 윤택하였다.
장자는 사랑하여 그것을 아들에게 주어 데리고 놀게 하였다.
그들은 자랄수록 서로 친하였다.
어느 때 장자 아들은 새를 탔다.
새는 아이를 태우고 여러 곳으로 날아 다니면서 구경시키고,
마음이 흡족해지면 집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하기를 날마다 계속하였다.
얼마 뒤에 그는 어느 나라의 왕이 광대놀이를 연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그 새를 타고 거기 가서 구경하였다.
새가 나무 위에 앉았을 때 그는 우연히 그 왕녀를 보고 그만 마음에 애욕이 생겨 사람을 보내어 그 심정을 하소연하였다.
왕녀는 좋다 하고 서로 사귀게 되자,
일을 비밀히 하지 못해 왕이 알게 되었다.
왕은 사람을 보내어 그를 당장 잡아와서 몸을 묶고 죽이려 하였다.
장자 아들은 말하였다.
‘그대들은 왜 수고로이 나를 죽이려 하는가.
나를 놓아 주면 나는 나무에 올라가 몸을 던져 자살하리라.’
사람들은 놓아 주었다.
그는 곧 일어나 가지를 잡고 나무에 올라가 새를 타고 허공으로 날아갔다.
그래서 그 새 때문에 그는 목숨을 연장하게 되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그때 그 장자 아들은 바로 지금의 저 바세질이요,
왕녀는 바로 지금의 저 광대의 딸이며,
그때의 그 새는 바로 지금의 저 목련이니라.
바세질은 지나간 세상에서도 여자에 반하여 죽게 되었다가 새로 말미암아 구제를 받았는데,
지금도 색을 탐하여 거의 죽게 되었다가 목련으로 말미암아 무사하게 되었느니라.
그리고 저 바세질이 총명하고 변재가 많게 된 인연은 이러하다.
저 지난 세상에 바라내국에 한 거사가 있었다.
벽지불이 와서 그에게 밥을 빌 때에,
그는 곧 밥을 주고 다시 설법하기를 청하였다.
그러나 벽지불은 설법하지 못한다고 사양하고,
발우를 던져 버리고 허공에 솟구쳐 날아가 버렸다.
거사는 생각하였다.
‘저 사람의 신통과 변화는 끝이 없다.
그러나 설법하여 교화할 줄은 모른다.
나는 후생에 저 사람보다 몇 억만 배나 훌륭한 성인을 만나 무궁 무진하게 설법할 수 있게 되고,
또 도를 증득하기를 원한다.’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금에 저렇게 총명하며 또 아라한이 되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두 기뻐하여 수다원에서 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까지 얻는 이도 있었고,
벽지불이 될 선근(善根)을 심는 이도 있었으며,
보리심을 내는 이도 있었다.
그리하여 모두 부처님 말씀을 듣고,
정성을 다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0.우파국제품(優波★提品)단본에는 순번이 67이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그 나라에 아파국제(阿巴★提)라는 범지가 있었다.
그는 총명하고 널리 배우고,
옛 것을 더듬어 새 것을 알았다.
그는 부처님께 나아가 사문 되기를 청하고,
다시 아뢰었다.
“만일 제가 출가하여 지혜와 변재가 사리불과 같이 되면 마음이 흡족하려니와,
만일 그렇게 되지 못하면 집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그렇게 되지 못할 것이다.”
그때 그 범지는 도 닦기를 단념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 뒤에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죽은 지 백 년 뒤에 저 바라문은 깊은 교화를 받아 6통(通)을 이루고,
지혜는 높고 멀어 중생을 교화하되,
그 수가 티끌 같으리라.”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때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죽은 뒤에 모든 경장(經藏)은 모두 너에게 부촉하리니,
너는 그것을 받아 가져 세상에 널리 펴라.”
부처님께서 돌아가시고 아난이 그 법을 받들었다.
그 뒤에 또 아난이 목숨을 마치게 되어 그 제자 야세기(耶貰★)에게 말하였다.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모든 경전을 네가 보호해 가져라.”
그리고 다시 말하였다.
“바라내국에 국제(★提)라는 거사가 있고,
그는 우파국제(優婆★提)라는 아들을 둘 것이다.
너는 그를 데려다 구제하여 도를 닦게 하여,
네가 목숨을 마치거든 너의 법을 그에게 부쳐 주라.”
아난이 세상을 떠나자 그 야세기는 불법을 받들고
세상을 교화하여 제도된 사람이 매우 많았다.
그는 또 바라내로 가서 그 거사와 서로 알고 자주 왕래하였다.
그 거사는 한 사내를 낳아 이름을 아파국제(阿巴★提)라 하였다.
아이가 아직 어렸을 때에,
야세기는 가서 도를 닦게 하려 하였다.
그 아버지는 말하였다.
“처음으로 낳은 아들이라 내 뒤를 잇게 하고 도를 닦게 할 수는 없다.
뒤에 또 아들을 낳으면 그때 주리라.”
거사는 또 아들을 낳아 이름을 난타국제(難陁★提)라 하였다.
야세기는 또 가서 청하였다.
아버지는 말하였다.
“큰 아들은 바깥 일을 경영하고 작은 아들은 안 일을 경영하면,
집안 살림은 흥왕할 것이다.”
그러면서 마음 속으로 아까워하여 아들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말하였다.
“만일 뒤에 또 아들을 낳으면,
반드시 그 은혜를 갚으리라.”
야세기는 바로 아라한으로 3명(明)을 완전히 갖추어 사람의 근기를 잘 알았다.
그래서 그 두 아이는 도와 인연이 없는 것을 보고,
그만 단념하고 간청하지 않았다.
뒤에 그 거사는 다시 아들을 낳았다.
얼굴이 단정하고 특별히 뛰어났다.
야세기는 또 가서 청하였다.
그 아버지는 말하였다.
“아기가 아직 어려 받들어 섬길 줄을 모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집이 가난하여 뒤를 댈 수가 없으니,
좀더 자라면 드리겠습니다.”
아이는 자라날수록 재주는 더욱 비범하였다.
아버지는 자본을 대어 주어 장사를 시켰다.
▸ 야세기는 그 곁으로 가서 그를 위해 설법하고,
또 생각을 잡아매게 하려고 흰 돌과 검은 돌로 생각을 세어 보게 하되,
착한 생각이 날 때에는 흰 돌을 자리에 놓고,
나쁜 생각이 날 때에는 검은 돌을 놓게 하였다.
우파국제는 그가 시키는 대로
착한 생각이나 나쁜 생각이 날 때에는 곧 돌을 놓았다.
처음에는 검은 돌이 훨씬 많고 흰 돌은 아주 적더니,
점점 익힐수록 흰 돌과 검은 돌이 비슷하다가
끊임없이 생각을 잡아매게 되자,
검은 돌은 전연 없고 순전히 흰 돌뿐이었다. ◂
이렇게 착한 생각이 왕성해져서 드디어 초과(初果)를 얻었다.
그때 그 성 안에 어떤 음녀가 있었다.
그녀는 종에게 돈을 주어 꽃을 사러 보내었다.
우파국제는 성질이 순박하고 정직하여 꽃을 많이 주어 원망이 없게 하였다.
종이 꽃을 가지고 돌아가자,
음녀는 그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종에게 물었다.
“전날 꽃을 살 때에는 돈 1전에 그처럼 꽃이 적더니,
오늘은 어찌 이처럼 많은가,
전날에는 속은 것이 아닌가?”
종은 대답하였다.
“오늘 그 꽃 주인은 인자하고 예를 지키며,
정직하기 때문에 많이 준 것입니다.
또 그 사람은 얼굴이 아름답고 묘하여,
만일 아가씨가 한번 보시면 다시는 원망하지 못할 것입니다.”
음녀는 이 말을 듣고,
사람을 보내어 오라고 청하였다.
그러나 우파국제는 마음을 억제하고 가지 않았다.
잇달아 다시 청하였으나 마침내 그 청을 듣지 않았다.
그때 그 음녀는 어떤 왕가의 아들과 정을 통하고 지내다가,
온갖 보물로 된 그의 옷을 탐내어,
이익에 대한 마음은 왕성하고 의리에 대한 마음은 쇠약하여
그만 그를 죽이고 집에 감추어 두었다.
왕가에서는 아들을 찾다가 그 집에서 발견하고
곧 음녀를 잡아다 손발을 자르고 귀ㆍ코를 베고,
높은 나뭇가지에 달아 무덤 사이에 세워 두었다.
그는 그런 고통을 받으면서도 아직 목숨은 끊어지지 않았다.
우파국제는 거기로 갔다.
음녀는 그를 보고 말하였다.
“전날 내 얼굴이 아름다웠을 때에는 만나려 하지 않더니,
지금은 이 꼴인데 무엇을 보러 왔소?”
우파국제는 말하였다.
“나는 색(色)을 탐하여 여기 온 것이 아니라.
너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여기 왔다.”
곧 그를 위하여 네 가지 덧없는 법을 설명하였다.
“이 몸은 더러운 것이요,
괴로운 것이며,
빈 것이요,
나[我]가 없는 것이다.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무엇을 믿을 것인가.
그런데 어리석고 미혹한 무리들은 망령되어 거기에 집착하는 것이다.”
음녀는 이 법을 듣고 곧 법안이 깨끗하게 되었고,
우파국제는 아나함이 되었다.
그때 야세기는 다시 거사에게 가서 그 소년을 데려다 사미를 만들려고 하였다.
거사는 청하는 대로 그 아들을 주었다.
그는 그를 데리고 절에 가서 10계(戒)를 주고,
그의 나이 20이 되어서는 또 구족계를 주었다.
이렇게 의식을 마치자
그는 아라한의 도를 얻어 3명(明)과 6통(通)을 두루 갖추고 변재가 교묘하여 설법이 끝이 없었다.
그가 대중을 모으고 설법하려 할 때에,
악마 파순(波旬)은 그 장소에 돈을 퍼부었다.
사람들은 다투어 줍느라고 마침내 법을 듣지 않았다.
둘째 날 그는 다시 대중을 모았다.
악마는 또 꽃다발을 뿌려 대중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였다.
셋째 날 그는 대중을 모았다.
마왕은 또 큰 코끼리를 신통으로 만들었는데,
털은 감색[紺] 유리빛이요,
입에는 여섯 개 어금니마다 일곱 개씩 목욕못이 있고,
그 목욕못에는 일곱 송이씩 연꽃이 있으며,
그 낱낱 연꽃에는 미녀가 일곱 명씩 있었다.
그 미녀들은 모두 악기를 연주하였다.
그 코끼리는 천천히 걸어 대중 곁으로 왔다.
여러 사람들은 그것을 보느라고 마음이 설법에 있지 않았다.
넷째 날 그는 다시 대중을 모았다.
마왕은 또 조화로 여자를 만들었다.
그 여자는 단정하고 아름다웠는데,
뒤에서 존자를 모시고 서 있었다.
대중은 그것을 바라보느라고 갑자기 설법하는 일을 잊어버렸다.
그때 존자는 곧 신통으로 그 여자를 백골로 만들었다.
대중들은 그것을 보고는 오로지 법을 듣고 도를 얻는 이가 많았다.
존자에게는 본래 강아지 한 마리가 있었는데,
그것은 날마다 그 설법을 가만히 듣다가 목숨을 마치고는
여섯째 하늘에 태어나 악마 파순과 한자리에 앉아 있었다.
마왕은 가만히 생각하였다.
‘이 하늘 대덕은 나와 같다.
어디서 죽어 여기 태어났을까?’
그는 자세히 살펴보다가,
그가 개 몸인 줄을 알고 생각하였다.
‘저 사문은 나를 이처럼 욕되게 한다.’
그는 가만히 존자가 선정에 든 틈을 엿보아
보배 갓 하나를 가져와 그 머리에 씌웠다.
존자는 선정에서 깨어나 머리에 갓이 씌워진 것을 깨닫고,
가만히 생각하다가 그것이 악마가 한 짓임을 알았다.
그리고 곧 신력으로 악마를 부려서 오게 하고는,
그 갓을 죽은 개로 만들어 머리꾸미개와 비슷하게 하였다.
그리고 말하였다.
“네가 내게 보배 갓을 가져다 주어 매우 감사한다.
나는 지금 머리꾸미개를 너에게 주어 그 고마운 뜻을 갚는다.”
마왕은 그것을 받아 쓰고 하늘로 돌아가서
제가 쓴 것이 개 시체인 것을 보고,
진저리가 나서 벗어 버리려 하였다.
그러나 신력을 다하였으나 벗길 수가 없었다.
그는 제석에게 나아가 그것을 벗겨 주기를 청하였다.
제석은 대답하였다.
“그것을 만든 사람이라야 벗길 수 있고,
내 힘으로 될 일이 아니다.”
마왕은 다시 제천(諸天)에게 가서 묻다가,
나중에는 범천에 가서 말하였다.
“원컨대,
이 더러운 것을 벗겨 주십시오.”
그러나 그들 대답은 모두 처음과 같았다.
“힘으로 될 일 아니니라.”
그는 할 수 없이 존자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참으로 큰 덕이 있으시고 인자한 마음이 끝이 없으셔서
여러 성문(聲聞)들이 아무리 꺼려 하여도 시험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옛날 악마 군사 18억을 거느리고 보살을 에워싸고 그 도를 부수려 하였으나,
그래도 자비로써 원수로 삼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지금 조그만 잘못으로 이처럼 고생하게 되었습니다.”
존자는 대답하였다.
“진실로 그렇다.
부처님께서는 내게 비하면 백천만 배나 되어 비유할 수가 없다.
마치 수미산에 겨자씨를 비유하는 것과 같고,
큰 바다에 소발자국 물을 비유하는 것과 같으며,
사자에 여우를 비유하는 것과 같아서 크고 작은 모양은 서로 견줄 수 없느니라.”
존자는 이어 말하였다.
“나는 말세(末世)에 나서 부처님을 뵙지 못하였다.
너는 신력으로 능히 변하여 부처가 된다고 나는 들었다.
시험하여 한번 나타내어 보라.
나는 뵙고자 한다.”
마왕은 말하였다.
“내가 지금 변하여 나타내리니,
부디 예배는 하지 마시오.”
그때 마왕은 몸을 화해 부처가 되었다.
키는 열여섯 자요,
몸은 자마금빛이며,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특별한 모양은,
밝고 빛나기 해와 달보다 더하였다.
존자는 기쁨에 못 이겨 그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렸다.
마왕은 다시 제 모양으로 돌아와 존자에게 말하였다.
“아까 예배하지 않겠다 하셨는데,
지금 왜 예배하셨습니까?”
존자는 대답하였다.
“나는 부처님께 예배하였고 너에게 예배한 것이 아니니라.”
마왕은 다시 사과하고 말하였다.
“원컨대 나를 가엾이 여겨 이 개 시체를 벗겨 주십시오.”
존자는 말하였다.
“네가 자비심을 내어 중생을 사랑하고 보호하면,
그 개 송장이 보배 장식으로 변할 것이요,
만일 나쁜 마음을 가지면 그것은 도로 개 송장이 될 것이다.”
마왕은 겁이 나기 때문에 늘 착한 마음을 내었다.
그때 존자는 도를 이룬 뒤로 중생을 교화하여 4과를 얻은 이는
한 사람을 한 줏대[坐籌]로 치고,
줏대 길이를 네 치로 쳐서 그 줏대가 한 방에 가득 찼다.
방 높이는 여섯 길[丈]이요,
세로와 너비도 그와 같았다.
그때 대중들은 존자에게 아뢰었다.
“존자님의 복과 덕은 참으로 크고 넓어 교화하신 중생은 그 수를 셀 수 없습니다.”
존자는 말하였다.
“나는 축생으로 있을 때에도 중생을 교화시켜 거룩한 과보를 얻게 하였거늘,
하물며 오늘이겠는가.”
대중들은 아뢰었다.
“이상합니다,
전생에 중생을 제도한 내력은 어떻습니까?”
존자는 말하였다.
“먼 옛날,
바라내국에 어떤 선산(仙山)이 있었고,
5백 명 벽지불이 거기 살고 있었다.
그때 어떤 원숭이는 날마다 와서 공양하면서 그들의 위용을 친히 보았다.
그 뒤에 벽지불이 모두 열반하고 또 5백 범지들이 그들을 이어 거기 살았다.
범지들은 해와 달을 섬기기도 하였고,
혹은 불을 섬기기도 하였다.
해와 달을 섬기는 이들은 한 다리를 들고 서서 해와 달을 바라보았고,
불을 섬기는 이들은 아침 저녁으로 불을 태웠다.
그때 그 원숭이는 그 다리 든 것을 보고는 곧 당겨 내리고,
그 불태우는 것을 보면 곧 불을 꺼버렸다.
그리고 원숭이는 단정히 앉아 생각에 잠겨 있었다.
범지들은 그것을 보고 저희끼리 말하였다.
‘저 원숭이는 우리를 위하여 저런 위의를 보인다.’
이내 몸을 바르게 하고 진리를 깊이 생각하다가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 모두 벽지불의 도를 얻었다.
그런데 그때의 그 원숭이는 바로 지금의 내 몸이니라.”
대중들은 다시 아뢰었다.
“어떤 인연으로 그런 원숭이 몸을 받으셨습니까?”
존자는 말하였다.
“먼 옛날 91겁 전에 비바시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고,
여러 비구들은 바라내의 선산에서 살았다.
그때 아라한이 산꼭대기에 오를 때에 그 걸음이 매우 빨랐다.
어떤 젊은 도인이 그것을 보고 말하였다.
‘저의 걸음 빠르기는 흡사 원숭이와 같다.’
그 도인은 그 말한 인연으로 5백 생 동안 늘 원숭이가 되었느니라.
그러므로 네 무리들은 부디 입을 조심하여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한다.”
존자 우파국제가 이렇게 말할 때에
그 대중에는 수다원에서 사다함ㆍ아나함이나 아라한까지 얻는 이도 있었고,
벽지불이 될 선근(善根)을 심는 이도 있었으며,
대승의 마음을 내어 물러나지 않는 이도 있어서 그 수를 이루 다 셀 수 없었다.
그들은 그 교훈을 믿고 받아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61.왕수중충품(汪水中虫品)단본에는 순번이 68이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나열기의 기사굴산에 계셨다.
그때 그 성 곁에 한 못이 있었다.
그 물은 더럽고 온갖 더러운 똥오줌을 버리는 곳이었다.
그래서 그 성 안의 빈천한 사람들은 언제나 더러운 물건을 거기에 버렸다.
그 못에 큰 벌레 한 마리가 있었는데 네 개의 발이 있었다.
그것은 그 못에서 이리저리 달리면서 잠기기도 하고 떠오르기도 하였다.
여러 해 동안 그 안에 살면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았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이어 구덩이로 가셨다.
비구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혹 이 벌레가 전생에 지은 업을 아는가?”
비구들은 모두 생각해 보았으나,
그것이 지은 업을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모두 아뢰었다.
“알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들어라.
너희들을 위하여 저것이 지은 업을 말하리라.
과거에 비바시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두루 교화해 마치시고 목숨이 다해 열반하셨다.
그 부처님 법을 믿는 10만 비구들은 깨끗한 행을 닦고 한가히 살면서
고요한 것을 좋아하여 어떤 산을 의지하여 살았다.
그 산 좌우에는 좋은 숲이 있어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울창하기 비할 데 없었다.
그 나무들 사이에는 샘물이 흐르고 목욕할 못이 있어 맑고 시원하여 즐길 만하였다.
그때 그 비구들은 머무르는 곳을 사랑하여 선(善)을 따르고 도를 행하며 부지런히 닦아 게으르지 않았다.
그래서 모두 초과와 4과까지 두루 갖추었기에 거기에 범부는 없었다.
그때 5백 명 상인들은 한데 모여 보물을 캐러 바다로 들어가려 하였다.
길을 떠나 이 산을 지나다가,
여러 비구들이 마음을 쏟아 부지런히 공부하는 것을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고 공경하여 공양을 베풀고자 하였다.
그래서 그 상인들은 서로 이끌고 가서 여러 비구들에게 공양하기를 청하였다.
이렇게 여러 상인들이 각각 청하기를 날마다 계속하였으나,
비구들은 끝내 응하지 않았다.
상인들은 비구들에게 나아가 하직하고 바다로 들어가면서 말하였다.
‘만일 저희들이 무사히 돌아오면 공양을 베풀겠습니다.
그때는 허락하여 주소서.’
그때 비구들은 잠자코 승락하고 그 청을 받기로 하였다.
상인들은 바다에 들어갔다가 많은 보배를 얻어 무사히 돌아와 비구들에게로 갔다.
여러 가지 묘한 보배 중에서 가장 값진 것을 골라 비구들에게 보시하되,
그 음식 먹는 것을 보아 가장 많이 먹는 이에게는 마음대로 쓰게 하였다.
그래서 비구들은 그 보물을 받아 마마제(摩摩帝) 비구에게 주었다.
그 뒤에 비구들은 밥을 다 먹고 마마제에게 보물을 달라 하였다.
그때 그 보물은 밥 먹을 때에 계속해 쓰기로 한 것이다.
그때 마마제는 스님들에게 말하였다.
‘전날 그 상인들이 스스로 내게 준 보물인데 너희들은 왜 달라고 하느냐?’
그때 원주는 마마제에게 말하였다.
‘전날 그 상인들이 그 보물을 비구들에게 주고,
당신으로 하여금 천거하게 한 것인데
지금 비구들이 밥을 다 먹었으니 마땅히 그것을 써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자 마마제는 화를 내어 말하였다.
‘너희들은 똥이나 먹으라.
이 보물은 내 것인데 무엇 때문에 달라고 하는가.’
그때 비구들은 마마제가 나쁜 생각을 일으킨 것을 보고,
모두 흩어져 떠났다.
마마제는 스님들을 속이고 나쁜 말로 꾸짖었기 떄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아비지옥에 떨어져 항상 끓는 똥물 속에서 뒹굴면서 살았다.
거기서 92겁을 지내고 그 지옥에서 나왔지마는
지금 다시 이 똥오줌 못에 태어나 많은 세월을 지내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느니라.
어떻게 그런 줄을 아는가.
과거에 시기(尸棄)부처님도 이 구덩이를 지나다가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저것의 내력을 말씀하셨고,
다음에는 수섭(隨葉)부처님도 비구들을 데리고 여기 와서 저것의 내력을 말씀하셨다.
‘여기서 목숨을 마치면 도로 지옥에 들어가 수만억 년을 지낸 뒤에 목숨을 마치고는 다시 여기 날 것이다.’
다음에 구류진(拘留秦)부처님도 제자들에게 둘러싸이어 이 구덩이에 오셔서 비구들에게 저것의 내력을 말씀하셨고,
다음에는 구나함모니(拘那含牟尼)부처님도 제자들과 함께 이 구덩이에 오셨으며,
다음에는 가섭(迦葉) 부처님도 여기 와서 그 제자들을 위하여 저것의 인연을 말씀하셨다.
이렇게 차례로 일곱째 부처인 나 석가모니도,
지금 너희들에게 저것의 인연과 그 내력을 말하고 저 벌레를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여러 현겁 중의 미래 부처님도 모두 그러하여 제자들을 데리고
이 구덩이에 와서 저 벌레를 가리키면서 저것이 전생에 지은 인연을 설명하실 것이다.”
그때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몹시 놀라 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리고 서로 당부하였다.
“몸과 말과 뜻을 삼가고 단속하자.”
그들은 부처님 말씀을 믿어 받잡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2.사미균제품(沙彌均提品)단본에는 순번이 69이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존자 사리불은 밤낮 세 번씩 항상 천안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제도할 만한 이가 있으면 곧 가서 제도하였다.
그때 여러 상인들은 장사하러 다른 나라로 떠나면서 개 한 마리를 데리고 갔다.
도중에서 상인들은 잠이 깊이 들었다.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고요한 때를 기다려,
그 개는 상인들이 가지고 있던 고기를 훔쳐 먹었다.
사람들은 화를 내어 그 개를 때려 다리를 부러뜨린 채 빈 들에 내버리고 떠났다.
그때 사리불은 멀리서 천안으로,
그 개가 땅에 쓰러져 굶주리고 괴로워하면서 거의 죽게 된 것을 보았다.
그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얻은 밥을 가지고 성을 나와 개에게 가서 인자한 마음으로 가엾이 여겨 밥을 주었다.
개는 그 밥을 먹고 남은 목숨이 살아나자 매우 기뻐하고 못내 감사하였다.
그때 사리불은 그 개를 위하여 묘법을 자세히 해설하였다.
개는 이내 목숨을 마치고 사위국의 어느 바라문 집에 태어났다.
어느 때 사리불은 혼자 다니면서 걸식하였다.
바라문은 그를 보고 물었다.
“존자님은 혼자 다니시는데 사미가 없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내게는 사미가 없소.
들으니 그대에게 아들이 있다는데 내게 줄 수 없겠는가?”
“내게 한 아들이 있는데,
이름이 균제(均提)입니다.
그러나 아직 나이 어려 심부름시키지 못할 것입니다.
앞으로 좀더 자라면 드리겠습니다.”
사리불은 그 말을 듣자 마음에 새겨 두고 기원으로 돌아왔다.
아이 나이 일곱 살이 되었을 때에 다시 가서 그 아들을 청하였다.
바라문은 곧 그 아들을 사리불에게 맡겨 스님이 되게 하였다.
사리불은 그 아이를 받아 기원으로 데리고 가서 여러 가지 묘법을 차례로 자세히 설명하여 주었다.
그는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 아라한이 되어 6통(通)이 트이고 공덕을 모두 갖추었다.
그때 균제 사미는 처음으로 도를 얻고는,
제 지혜의 힘으로 지나간 세상을 관찰하였다.
‘나는 본래 어떤 업을 짓고 여기 와서 이 몸을 받았으며,
또 거룩한 스승님을 만나 도를 증득하였을까?’
그는 자기 전생을 관찰하다가,
‘나는 전생에 한 마리 개로서 우리 스승 사리불님의 은혜를 입고,
지금 사람 몸을 받아 도까지 얻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기쁜 마음이 솟아올라 가만히 생각하였다.
‘나는 스승님 은혜를 입고 온갖 괴로움을 벗어나게 되었다.
이제는 목숨을 마칠 때까지 그 필요한 것을 이바지해 드리고 언제나 사미로 있으면서 대계(大戒)는 받지 않으리라.’
그때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알 수 없습니다.
저 사미는 전생에 어떤 나쁜 업을 지었기에 그 개 몸을 받았으며 또
어떤 선근을 심었기에 해탈을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 옛날 가섭부처님 때에 여러 비구들이 한 곳에 모여 살았다.
어떤 젊은 비구는 음성이 청아하여 범패(梵唄)를 잘 불렀으므로 사람들은 모두 즐겨 들었다.
그러나 또 어떤 비구는 늙었을 뿐 아니라 음성이 둔탁하여 범패를 잘 부르지 못하면서도,
늘 스스로 노래를 불러 혼자 즐겼다.
그리고 그 늙은 비구는 이미 아라한이 되어 사문의 공덕을 완전히 갖추었다.
어느 때 음성이 아름다운 그 젊은 비구는,
늙은 비구의 둔탁한 음성을 듣고는 제 좋은 음성을 믿고,
늙은 비구를 조롱하였다.
‘지금 장로님 당신 음성은 마치 개 짖는 소리 같습니다.’
이렇게 무시하여 꾸짖을 때,
그 늙은 비구는 그를 불러 물었다.
‘너는 나를 아는가?’
젊은이는 대답하였다.
‘나는 당신을 잘 알지요.
당신은 가섭부처님의 제자 비구지요.’
‘나는 이미 아라한의 도를 얻었고,
사문의 위의와 법식을 완전히 갖추었느니라.’
그때 젊은 비구는 이 말을 듣자,
마음은 놀라 몸의 털이 곤두서면서 황급히 스스로 꾸짖고,
곧 그 앞에서 죄를 참회하였다.
늙은 비구는 그 참회를 들어 주었다.
그 나쁜 말로 말미암아 5백 년 동안 개 몸을 받았고,
또 집을 떠나 깨끗한 계율을 가졌기 때문에 지금 나를 만나 해탈을 얻게 되었느니라.”
그때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고 믿어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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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논의] ♥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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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_0525_191009_can.jpg ○ [pt op tr] 예술작품 사진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Totoya_Hokkei-ushikawa-playing-his-flute-issued-by-the-seirei-akabaren [#M_▶더보기|◀접기| Artist: Totoya_Hokkei https://en.wikipedia.org/wiki/Hokkei Title : ushikawa-playing-his-flute-issued-by-the-seirei-akabaren Info Permission & Licensing : Wikiart ● [pt op tr] fr _M#] ○ 2016_1008_141056_can.jpg ○ [pt op tr] 꽃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 [pt op tr] 아름다운 사진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Yoshinosaburou_20100624 [#M_▶더보기|◀접기| English: Yoshinosaburou 作者 ys1979 Permission & Licensing : Wikipedia ● [pt op tr] fr _M#] ♥Valkenswaard - Valkenswaard ,Netherlands ○ 아름다운 풍경사진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With the image 'Google Earth & Map data: Google, DigitalGlobe' ○상세정보=> https://buddhism007.tistory.com/5693 Yves Montand - L'addition ♥단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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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무애(無礙)의 하나. 온갖 법의 뜻을 분명하게 통달하여 거리낌이 없음.
답 후보
● 의무애(義無礙)
이견(二見)
이공관(二空觀)
이교(二敎)
이근(利根)
이무아(二無我)
이변(二邊)
ॐ मणि पद्मे 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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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ki-bud] 3rd Panchen Lama (Ensapa Lobsang Döndrup)
[san-chn] traidhātuko rāgaḥ 三界欲, 三界貪
[san-eng] karṇaṃ $ 범어 Karna
[pali-chn] vigarahati 呵責
[pal-eng] pabodhesi $ 팔리어 aor. of pabodhetiaroused; awakened; enlightened.
[Eng-Ch-Eng] WHEEL OF LAW Wheel of Law 法輪 The Buddha-truth which is able to crush all evil, and which rolls on from man to man, place to place and age to age. To turn the wheel means to preach Buddha-truth.
[Muller-jpn-Eng] 定學 ジョウガク learning through meditation
[Glossary_of_Buddhism-Eng] DOOR OF LIBERATION☞
See also: Dharma Door; Samadhi.
[fra-eng] parjurent $ 불어 perj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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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라니퀴즈
자비주 68 번째는?
성관자재보살 명호 68 번째는?
68
만약 정성스럽게 마음을 쓰며
몸으로는 재계(齋戒)를 지녀
일체 중생을 위해서
전생부터 지금까지 지어온 업을
정성껏 참회하며
또한 자신이 무량겁이래 지은
악업과 무거운 죄를
참회하고
빨리빨리 이 다라니를 외우되
소리소리마다 끊어지지 아니하면
네 가지 성문과(聲聞果)를
이 생에서 곧 중득함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며,
그 중에
날카로운 근기와 지혜가 있어
방편(方便)을 관(觀)하는 자는
십지과위(十地果位)를
어렵지 않게 증득하거늘
하물며 세상의 조그마한 복이겠는가.
구하고 원하는 바에
얻지 못할 것이 없으리라.
이것은 다 이 관세음보살의 대비원력이
깊고 중한 까닭이며,
또 이 다라니의 위신력이 광대(廣大)한 까닭이니라.
● 파마갈실다야 波摩羯悉哆夜<六十八> pad ma ka s ta ya
『불설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
♣0294-001♧
68
가만나로먀- 아라 하사다
迦曼拏路尾野<二合>誐囉<二合>賀娑哆<六十八二合>
『성관자재보살일백팔명경』
♣1122-001♧
■ 삼매_게송퀴즈
■ 오늘의 게송
[68일째]
청정신심불가설 $ 068▲翳羅翳羅為 一 ● 薜羅, ○□□□□,最,增,恭,修
□□□□□□□, 最勝悟解不可說,
增上志樂不可說, 恭敬諸佛不可說,
□□□□□□□, 최승오해불가설,
증상지락불가설, 공경제불불가설,
청정한 믿는 마음 말할 수 없고
가장 나은 깨달음도 말할 수 없고
늘어가는 즐거운 뜻 말할 수 없고
부처님께 공경함을 말할 수 없네.
[69째]
수행어시불가설 $ 069▲薜羅薜羅為 一 ● 諦羅, ○□□□□,其,有,一,持
□□□□□□□, 其心過去不可說,
有求皆施不可說, 一切悉施不可說,
□□□□□□□, 기심과거불가설,
유구개시불가설, 일체실시불가설,
보시를 행하는 일 말할 수 없고
그 마음 지나간 일 말할 수 없고
찾는 대로 보시함을 말할 수 없고
모든 것을 보시함도 말할 수 없고
●K0573_T1603.txt★ ∴≪A현양성교론송≫_≪K0573≫_≪T1603≫
●K0983_T0202.txt★ ∴≪A현우경≫_≪K0983≫_≪T0202≫
●K0392_T0447.txt★ ∴≪A현재현겁천불명경≫_≪K0392≫_≪T0447≫
법수_암기방안
68 요골 ~ 노뼈
69 요골동맥-손-맥박(脈搏)재는곳
68 요골 ~ 노뼈
68 요골 ~ 노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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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 2020_0606_180538_can_ct27
○ 2020_0606_132006_can_ab50
○ 2020_0525_175425_can_bw19
○ 2020_0525_173435_nik_ab1
○ 2020_0525_163850_nik_ct27
○ 2018_0419_141705_nik_ct27
○ 2018_0419_140718_can_exc
○ 2018_0419_140543_can_ar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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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_0419_135131_can_ar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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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_0419_113822_nik_ct27
○ 2016_1008_144020_nik_ar45
○ 2016_1008_141157_can_exc
○ 2016_1008_133901_can_exc
○ 2016_1008_131704_can_e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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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_1008_131653_can_ct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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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우경_K0983_T0202 [문서정보]- 일일단상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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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경』 ♣098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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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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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2565-03-09_현우경-K098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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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ed--현우경_K0983_T0202.txt ☞제13권
sfd8--불교단상_2565_03.txt ☞◆vlqp1546
불기256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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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mback--불기2565-03-09_현우경_K0983_T0202-ti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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