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다비니비바사』
K0941
T1440
제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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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자료를 붙여 자유롭게 연구하는 내용을 적는 공간입니다.
대장경 열람은 위 부분을 참조해주십시오.
『살바다비니비바사』 ♣0941-005♧
제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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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薩婆多毘尼毘婆沙卷第五 猶
K0941
살바다비니비바사 제5권
실역인명
이한정 번역
5. 삼십사②
5) 제사결종비친리니취의인연(第四結從非親里尼取衣因緣)
화색(花色) 비구니는 용모가 단정하고 안색이 우발라꽃과도 같았다.
이 사람은 전생의 구원겁(久遠劫) 전에 어떤 바라문의 딸이었는데
부모와 식구들이 모두 바다로 보물을 채취하러
가자 혼자서 생활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바로 여러 기생들과 한 처소에 모여 살면서 매춘으로 생활하고자 하였다.
이때 이 여인은 용모가 뛰어나지 못하여
찾아오는 사람이 없자 ‘어째서 나만 늘 이런가’ 하고 자책하곤 하였다.
이때 세상에 벽지불이 있어서
모든 사람이 존중하였기에
어떤 사람이 “그대가 벽지불께 공양한다면 마음속의 소원을 세세생생 이루게 되리라”고 권하였다.
그러자 여인이 그 말에 따라 좋은 음식을 장만해서 우발라꽃으로 덮은 다음 벽지불께 공양 올리면서,
“제가 세세생생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여인으로 태어나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되
저보다 나은 이가 없게 하소서”라고 축원하였고,
다시 “사문이 얻어야 하는 공덕도 얻게 하소서”라고 발원하였다.
이러한 까닭에 지금 세상에서도 비록 여인이 되었으나
용모가 천하에 으뜸이 되었으며 본원(本願)에 의하여
지금 누진(漏盡)을 얻게 되었다.
‘안타림(安陀林)’이란 주암림(晝闇林)이라고 한다.
이 숲은 넓고 무성해서 숲 속에는 햇빛이 들지도 않는다.
또 숲의 주인인 장자의 이름이 안타였으므로 이로써 숲의 이름을 삼았다.
‘값비싼 보자기로 고기를 싸서 나무 위에 매달아 놓았으니’에 대해서,
【문】만약 어떤 사람이 이 고기를 가지는 경우,
누구에 대해서 죄가 성립합니까?
도적에 대해서 성립합니까,
비구니에 대해서 성립합니까?
【답】비구니에 대해서 성립한다.
‘어째서 의복이 남루한가’에 대해서,
【문】화색 비구니는 대공덕이 있는 데다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는데도,
어째서 옷이 충분치 않았습니까?
【답】세상에는 싫증낼 줄도 모르고
자족하지도 못하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첫 번째는 얻는 대로 쌓아 두는 사람이고,
두 번째는 얻는 대로 남에게 보시하는 사람이다.
화색 비구니는 물건을 얻는 대로 남에게 베풀었으니,
이러한 까닭에 자기 몸에 필요한 것조차 늘 부족하였다.
‘장의(長衣)를 쌓아 두었으니’라는 것은 부처님께서 고요한 방에 들어가서 4개월 동안 칩거하시자
많은 비구들이 옷을 거사에게 반납하고 분소의를 구해 입었으니,
이러한 것은 가의(假衣)에 해당한다.
6) 종비친리니취의제사(從非親里尼取衣第四)
이것은 불공계(不共戒)이니,
비구니는 범계(犯戒)에 해당하지 않으나 사미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여러 비구에게 계율을 제정하셨으니’라는 것은 바로 남자와 여인은 서로 왕래하면서 함께 옷을 염색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갖가지 비법한 인연이 생겨났기에 제지하신 것이다.
만약 친척인 경우에는 남들이 혐의를 두지 않기에 비법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취득을 허락하신 것이다.
‘옷’이란 규정에 맞는 옷이니,
횐 옷이거나 비법하게 염색한 옷인 경우에는 취득하지 못한다.
비록 여법하게 염색하는 법에 어긋나지 않더라도 이를 취득하면 사타죄(捨墮罪)가 성립된다.
만약 다수의 비구가 한 벌의 옷을 취득한 경우에 다수의 비구 모두에게 범계가 성립되고,
한 사람의 비구가 비구니에게 한 벌의 옷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이 비구니이기에 범계에 해당한다.
‘5종의(種衣)’란 세 종류에 해당하는 옷은 취득할 수 없으니 화소의(火燒衣)ㆍ우작의(牛嚼衣)ㆍ서교의(鼠嚙衣)이다.
이 같은 옷을 취득하게 되면 사타죄가 성립된다.
두 종류에 해당하는 옷을 취득하면 돌길라죄가 성립되고,
규정에 맞는 발우를 취득하더라도 사타죄가 성립된다.
만약 일체의 규정에 맞지 않은 옷이나 열쇠ㆍ도자기 따위의 기물을 취득하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식차마니ㆍ사미ㆍ사미니에게서 옷을 취득하더라도 비구니의 경우와 동일하게 범계가 성립된다.
‘사고 깎는 경우는 예외이니’라는 것은 행도하는 이를 안락케 하기 위함이고,
제자들이 불편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만약 비구가 비구니에게 필요한 옷을 취득하거나
비구니가 비구에게 필요한 옷을 취득하면서도
이를 거래로 여기지 않고
옷의 인연을 구실삼아 갖가지 방편으로 취득하게 되면
마침내 행도(行道)를 방해하게 되는 데다
여러 가지 불편함이 생겨나기 때문에 이 계율을 허락하신 것이다.
7) 사비친리니완고의제오(使非親里尼浣故衣第五)
이것은 불공계이니 사미가 친척이 아닌 비구니에게 헌옷을 세탁시키게 되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여기서 범계에 해당하는 것’이란 만약 손수 옷을 가져다가 친척이 아닌 비구니에게 건네주고 세탁을 시키거나 염색을 시키거나 다림질을 시키는 경우,
이 세 가지 일 가운데 한 가지 일만을 하더라도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된다.
만약 한꺼번에 세 가지 일을 시키는 경우도 한 건의 사타죄만이 성립된다.
만약 세탁하였어도 깨끗하지 않거나,
염색하였어도 색을 제대로 넣지 못하였거나,
다림질을 하더라도 제대로 하지 못하였더라도 모두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사람을 보내거나 편지를 보내거나 징표를 보내는 경우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세탁을 시키는 경우에는 옷을 회사한 다음에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두 사람이 함께 한 벌의 옷 내지는 여러 사람이 한 벌의 옷을 다리거나 염색하게 하더라도 모두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부정의(不淨衣)ㆍ타모의(駝毛衣)ㆍ우모의(牛毛衣)ㆍ고양모의(羖羊毛衣)ㆍ잡직의(雜織衣)를 세탁시키거나 염색시키거나 다림질시키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여학사미(與學沙彌)에게 빨래를 시키고 염색을 시키고 다림질을 시키는 경우도 사타죄가 성립된다.
그러나 파계(破戒)한 자나 적주(賊住) 비구인 자들은 범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식차마니나 사미니를 시켜 헌옷을 세탁하게 하고 염색하게 하고 다림질하게 하는 경우에도 비구니와 동일하게 범계가 성립된다.
만약 비구니가 비구니를 시켜서 헌옷을 세탁하게 하는 경우도 돌길라죄가 성립되니,
이 계율은 규정에 맞거나 맞지 않는 옷 일체에 대해서 범계가 성립된다.
8) 종비친리거사걸의제육(從非親里居士乞衣第六)
‘발난타가 갖가지 법을 설했으니’라는 것에 대해 어떤 논사는 “처음에는 보시를 설하고 중간에는 지계(持戒)를 설하다가,
나중에는 천상에 태어나는 복의 과보를 설한 것이다”라고도 풀이한다.
다시 어떤 논사는 “먼저 설법하는 것이나 나중에 설법하는 것이나 단지 보시하는 복의 과보만을 설하였다”라고도 풀이한다.
‘여러 비구에게 계율을 제정하셨으니’라는 것은 첫 번째는 불법을 증상시키기 위함이고,
두 번째는 쟁송(諍訟)을 멈추기 위함이며,
세 번째는 상대방의 불선심(不善心)을 없애기 위함이고,
네 번째는 중생들에게 정법을 신요(信樂)하는 마음을 내게 하기 위함이다.
이것은 공계로서 비구ㆍ비구니에게는 사타죄가 성립되고 식차마니ㆍ사미ㆍ사미니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여기에서 범계에 해당하는 것’이란 비구가 친척이 아닌 사람에게 옷을 부탁하여 마침내 옷을 취득하게 하면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된다.
만약 편지를 쓰거나 증표를 보내게 되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두 사람이 함께 한 벌의 옷을 부탁하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요구하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규정에 맞는 옷을 취득하게 되면 사타죄가 성립되고,
규정에 맞지 않은 옷을 취득하게 되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범계가 아닌 경우’란 친척에게 얻어오는 경우,
만약 친척이 재산이 많다면 청탁하더라도 범계가 성립되지 않으나,
만약 친척이 가난한데도 옷을 얻게 되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친척이 적게 주는 경우에 더 달라고 요구하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요구하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법을 위하여 친척이 자발적으로 보시하는 경우에는 허물이 없다고 하겠다.
‘만약 선청(先請)하게 되는 경우’라는 것은 만약 친척이 아닌 사람이 옷을 시여하겠다고 먼저 청하는 경우,
옷을 요구하더라도 범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비록 옷을 주겠다고 미리 청하였더라도 나중에 궁핍해진 때에 옷을 요구하면 돌길라죄가 성립되니,
만약 적게 준다고 더 달라고 요구하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되고,
만약 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요구하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친척이 아닌 사람이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자발적으로 시여하는 경우는 범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9) 제칠계(第七戒)
‘이때에 바라(波羅) 비구가’라는 것은 토지의 이름이다.
이 비구는 지명에 따라 이름을 지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유동(儒童)보살이 연등불(然燈佛)의 처소에서 머리카락을 땅에 깔아 부처님께서 밟고 지나가게 하였으니,
이런 연유로 해서 감색(紺色)의 머리카락을 얻었다.
바로 이때 삭발하고 출가하였기에 당시의 수없는 사람들이 보살의 머리카락을 얻어다가 정성스럽게 공양하였다.
이 같은 인연 때문에 많은 중생들이 과거세에 부처님을 만나 모두 누진(漏盡)을 얻어 무여열반에 들어갔고,
남아 있던 40명도 지금의 부처님께 제도받았다.
이 바라 비구도 그 40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마지막에 제도된 사람이다.
‘벌거벗고 길을 가니’에 대하여,
【문】멀리 유행하는 것은 몹시 위험해서 도적의 난ㆍ해충의 난ㆍ물난리ㆍ불난리나 추위와 굶주림 따위의 환난이 있는데 부처님께서는 어째서 여러 비구에게 멀리 유행하도록 하셨습니까?
【답】중생의 근기와 성품은 즐기는 바가 같지 않으니,
이러한 까닭에 대성(大聖)께서 인(因)에 따라 가르침을 제정하셨다.
어떤 중생은 유행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야 선근이 생겨나기도 하니,
이러한 까닭에 여래께서 유행을 칭찬하시게 되었다.
수시로 옮겨 다니기에 마침내 연연하는 바가 없게 되는 것이다.
또 어떤 중생은 고요한 것에 기인해서 선근이 늘어나기도 하니,
이 때문에 여래께서 고요히 머물면서 칩거하는 것을 찬탄하셨다.
이처럼 일체가 이로운 바에 따르고자 하는 것이기에 실로 허물이 없다고 하겠다.
‘벌거벗었던 이유’라는 것은 첫 번째는 부처님께서 이미 계율을 제정하셨기 때문에 감히 옷을 부탁하지 못한 것이고,
두 번째는 미래의 비구들을 위해 이같이 고생스러운 일을 많이 겪어서,
부처님께서 계율을 개통(開通)하시는 이유를 만들기 위함이다.
‘비구의 옷을 빼앗았으니’란 이들 육군비구는 지혜가 깊고 방편이 능통한지라 먼저 바라에게 “그대의 옷이 충분하다면 남는 것을 우리에게 보시하라”고 말하여 바라가 이를 허락하였기에 무죄이다.
‘여러 비구에게 계율을 제정하셨으니’라는 것은 공계이니,
비구와 비구니 모두에게 사타죄가 성립하고,
세 대중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비구가 한 벌의 옷을 분실하였을 때,
이것이 비구의 승가리(僧伽梨)인 경우이거나,
다시 조각을 모아 옷을 만들 수 있는 경우에는 남에게 부탁해서는 안 된다.
만약 남에게 부탁하여 취득하게 되면 사타죄가 성립되니,
남에게 부탁하였어도 취득하지 못한 경우에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다른 재물을 충당하여 옷을 만들 수 있는 경우에도 남에게 부탁해서는 안 되니,
승가리와 동일한 크기의 옷을 부탁하더라도 죄가 성립된다.
만약 두 벌의 옷을 분실한 경우,
승가리가 있어 그 조각을 모아다가 한 벌의 옷을 만들 수 있다면 한 벌의 옷만을 부탁해야 하는데 만약 남에게 부탁해서 두 벌의 옷을 취득하게 되면 사타죄가 성립되고,
또 얻지 못하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여기서 지칭하는 옷’이라는 것은 규정에 맞는 옷[應量衣]으로 국한한다.
여타의 규정에 맞지 않은 옷[不應量衣]은 몸에 맞지 않거나 없을 때에는 남에게 부탁할 수 있으나,
충분한데도 남에게 부탁하게 되면 모두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10) 제팔계(第八戒)
이것은 공계이니,
비구ㆍ비구니 모두에게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하고 세 대중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한다.
이때에 어떤 거사가 발난타(跋難陀) 석자(釋子)를 위해 옷을 마련하였다.
이 거사는 늘 발난타와 서로 내왕하면서 객주(客主)가 되어 주었다.
발란타는 지혜와 복덕이 맡은 데다 재물이 풍부하였기에 언제나 남는 재물을 이 거사에게 주어 이식(利息)을 놓게 하였다.
이때 이 거사가 발난타에게 옷을 만들어 주면서 발난타의 눈치를 보면서 액수의 다소를 따지지 못하게 하였으나 발난타가 그 뜻을 알고 바로 옷 만드는 처소로 찾아가서 잘 만들어야 한다고 권유하게 되었다.
이 계의 정황은 친척이 아닌 거사와 거사의 부인이 먼저 옷을 마련하였으나 옷을 만드는 처소로 다시 찾아가서 돈을 보태더라도 좋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시한 것과 관계된다.
만약 값을 비싸게 하거나 색상을 좋게 하거나 치수를 늘리는 경우,
이와 같이 말하여 그대로 시행되면 사타죄가 성립하고,
시행하지 않았다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사람을 보내거나 편지를 보내거나 증표를 보내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값을 비싸게 하거나 색상을 좋게 하거나 치수를 늘리라고 요구하지 않고 다만 편리한 대로 따르는 경우,
값이 같거나 색상이 같거나 치수가 같거나,
또는 값이 더 싸거나 치수를 줄이거나 색상을 줄이라고 권유하여 이같이 옷을 만들면 계를 범하는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
‘여기서 언급하는 옷의 내용’이란 규정에 맞는 옷을 말한다.
최소한의 크기는 4주(肘)이고 최대한의 크기는 8주이다.
규정에 맞는 옷을 취득하면 사타죄가 성립되고,
규정에 맞지 않는 옷을 취득하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범계(犯戒)가 아닌 경우’란 친척에게 요구하는 경우,
만약 친척이 재산이 많다면 옷을 요구하더라도 허물이 없으나,
만약 가난하다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먼저 청한 사람이 친척이 아닌 때에,
먼저 청하였다고 필요한 것을 부탁하는 경우,
만약 먼저 청한 단월이 재물이 풍부하다면 좋게 만들 것을 권유하여도 허물이 없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이라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친척이 아니더라도 자발적으로 시여한 경우는 범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11) 제구계(第九戒)
이것은 공계(共戒)이니,
비구ㆍ비구니 모두에게 사타죄가 성립되고,
3중(衆)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이 또한 규정에 맞는 옷에만 적용된다.
만약 재차 권유하여 규정에 맞지 않은 옷을 취득하면 돌길라죄가 된다.
앞 조항의 계율에서는 어떤 거사가 비구가 먼저 옷을 마련하였으나 가격이나 색상이나 크기를 낫게 하라고 다시 권유한 것이다.
그러나 이 계체는 두 사람의 거사가 옷을 마련하되 각각 한 벌의 옷을 지어 비구에게 주자 이를 합쳐서 지으라고 권유하여 가격ㆍ색상ㆍ치수를 늘리거나 잘 만들게 하는 것에 관한 것이기에 이치는 전 조항의 계율과 동일하지만 두 사람의 거사인 점만이 다르다.
‘범계(犯戒)가 아닌 경우’란 친척에게 부탁하는 경우,
먼저 청하였거나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자발적으로 시여하는 경우는 모두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만약 사람을 보내거나 편지를 쓰거나 증표를 보내게 되면 모두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12) 제십계(第十戒)
발난타가 예전에 재가(在家)에 있을 때 궁술에 능하였는데다 아울러 병법(兵法)도 통달하였다.
이때 마갈제국(摩竭提國)의 대신과 장수가 5백 명을 보내어 가르침을 받게 하였으니,
저들이 마침내 궁술에 능통해지고 병법에 통달한 후에야 비로소 본국으로 돌아갔다.
이에 마갈제국의 대신이 사신을 시켜 보물을 많이 보내어 은혜를 갚고자 하였으나 이미 발난타는 물들인 법복을 입고 출가하여 사위국(舍衛國)에 있었다.
이때 마갈국의 사신이 가유라위(迦維羅衛)에 도착하여 발난타가 출가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이리저리 찾아다니다가 사위성까지 이르렀다가 마침내 장터에서 서로 만나게 되자 보물을 전해 주고 바로 본국으로 되돌아갔다.
이것은 공계이니,
비구ㆍ비구니 모두에게 사타죄가 성립하고,
육법니(六法尼)ㆍ사미ㆍ사미니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이 계체는 만약 신자가 사람을 시켜 보물을 비구에게 선물했을 때 비구는 “우리의 법도로는 보물을 받을 수 없다”고 거절하는 것에 관계된다.
만약 옷이 필요하던 때에 청정한 옷을 얻게 되면,
급히 옷을 지어야 하니 옷이 완성되는 대로 바로 수지해야 한다.
만약 사신이 “비구에게 정인(淨人)이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그 소재를 가르쳐 주어 사신이 직접 정인에게 옷을 건네주고 옷을 작정(作淨)케 한 다음에 비구에게 시여하게 해야 한다.
마침내 사신이 비구에게 옷이 필요할 때에는 찾아가서 옷을 얻어가라고 말하게 되면 그때서야 비구는 마땅히 정인의 처소로 가서 옷을 달라고 하되 “내가 옷이 필요하다”고만 말해야 한다.
이같이 세 번이나 거듭 내어 달라고 요구하여 옷을 얻게 되면 선량하다고 하겠으나 얻지 못하는 경우,
네 번ㆍ다섯 번ㆍ여섯 번 반복해도 정인이 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만약 여섯 번 반복할 때까지 응하지 않다가 마침내 옷을 취득하면 선량하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옷을 취득하지 못하였다고 여섯 번 이상이나 반복한 끝에 옷을 취득하게 되면 사타죄가 성립한다.
이 계체(戒體)는 세 번 정도 요구하고 세 번 정도 거부당하는 경우에는 허물이 없지만 만약 일곱 번 이상 반복한 끝에 옷을 취득하게 되면 죄가 성립되고,
취득하지 못하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13) 『십송률』 제이송초삼십사중제십일사(第二誦初三十事中第十一事)
‘부처님께서 구사비국(俱舍毘國)에 계셨으니’라는 것은 토지의 이름이다.
‘교사야(憍奢耶)’란 것은 비단의 이름이다.
이 나라는 양잠업이 성행하였으니,
진나라 사람의 법도처럼 누에를 삶은 후에 실을 뽑았는데 이를 교사야라 이름하였다.
이 나라에서는 비단으로 옷을 만들었는데,
대체로 두 종류가 있었다.
첫 번째는 비단실을 뽑아내어 천에다 누벼 넣는 것이 마치 양탄자를 만드는 법과 흡사한 것이고,
두 번째는 비단으로 실을 만들고 이를 천으로 짜서 옷을 만드는 것이다.
이같이 만드는 두 가지 옷의 종류를 부구(敷具)라고 하였다.
‘부구’란 옷의 이름이다.
‘여러 비구에게 계율을 제정하셨으니’라는 것은 비방을 멈추기 위함이고,
신심을 늘리기 위함이며,
행도를 안락케 하기 위함이고,
중생을 해치지 않기 위함이다.
이것은 불공계이니,
비구니ㆍ식차마니 사미ㆍ사미니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여기에서 범계에 해당하는 것’이란 누에고치를 요구하거나 비단천을 요구하거나 비단실을 요구하여 두 종류에 해당하는 비단옷을 만드는 경우,
옷이 완성되면 니살기바일제죄에 해당된다.
이 두 종류에 해당하는 옷을 만들어 3의(衣) 가운데 수지하되,
만약 누에고치를 요구하여 스스로 비단천을 만드는 경우에는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만약 고치를 팔라고 요구하는 경우,
누에가 살아 있다면 돌길라죄가 성립되고,
누에가 없는 경우에는 무죄이다.
또 남에게 부탁하여 비단으로 누빈 옷을 취득하더라도 무죄이다.
또 남에게 부탁하여 고치의 실이 이미 만들어진 것을 취득하더라도 무죄이다.
또 교사야의 벌레가 죽은 다음에 부구를 만들더라도 무죄이다.
만약 낙타털[駝毛]ㆍ양털ㆍ우모(牛毛)와 같는 경우에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추마의(蒭摩衣)ㆍ마의(麻衣)ㆍ겁패의(劫貝衣)ㆍ갈의(褐衣)ㆍ흠바라의(欽婆羅衣)와 합쳐서 부구를 만들게 되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옷을 만들되 크기가 최소한 4주에 이르게 되면 사타죄가 성립되고,
남을 시켜 이같이 만들더라도 사타죄가 성립되나니,
교사야는 귀한 것이기 때문이다.
14) 제십이사(第十二事)
이 나라에서는 검은 양털이 귀했기 때문에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검은 양털로 옷을 만드는 법에도 두 종류가 있으니,
첫 번째는 검을 양털을 잘라내어 천에다 누벼서 세전(細氈)을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실을 만들어 천을 짜서 옷을 만드는 것이다.
이 같은 두 종류의 옷을 모두 부구라고 한다.
‘부구(敷具)’란 옷의 이름이다.
이 같은 양모의(羊毛衣)로 포의를 만들더라도 모두 수지할 수 있다.
이것은 불공계이니,
4중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여기서 범계에 해당하는 것’이란 양모(羊毛)에도 네 종류가 있으니,
원래부터 검정색인 것이 있고,
푸른색으로 물들인 것이 있으며,
노랗게 물들인 것이 있고,
나무색으로 물들인 것이 있어서 네 종류의 검은 양털 가운데서 한 종류를 선택하여 이를 손질하여 천에다 누벼서 부구를 만드는 경우,
옷이 완성되면 사타죄가 성립된다.
만약 상한 검은 양털을 얻어다가 부구를 만드는 것은 계를 범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
만약 이를 얻어다가 옷을 완성하되,
불탑을 위해서나 스님들을 위한 것일지라도 타모ㆍ고양모(羖羊毛)ㆍ우모와 합쳐서 옷을 짓게 되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추마의ㆍ마의ㆍ겁패의ㆍ갈의ㆍ홈바라의와 합쳐서 부구를 만들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옷을 만들되 크기가 최소한 4주에 이르게 되면 사타죄가 성립되고,
남을 시켜 이같이 만들더라도 사타죄가 성립되니,
검은 양털은 귀한 것이기 때문이다.
15) 제십삼사(第十三事)
이 계율은 잡양모(雜羊毛)로 만든 부구와는 경우가 틀리다.
이것은 불공계이니,
4중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검은 양털의 경우는 앞서 설명한 것과 같다.
백양모(白羊毛)ㆍ배모(背毛)ㆍ협모(脅毛)ㆍ경모(頸毛) 및 하품의 두모(頭毛)ㆍ복모(腹毛)ㆍ각모(脚毛)로 부구를 만드는 경우,
20발라(鉢羅)를 쓸 수 있으니,
10발라의 흑양모,
10발라의 백양모(白羊毛),
1발라 4량의 하품 양모이다.
만약 부구를 만드는 경우,
흑양모를 쓰더라도 20발라에서 1냥(兩)이라도 초과하면 사타죄가 성립된다.
만약 백양모를 취하는 경우,
10발라 가운데서 1냥을 초과하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하품 양모를 취하는 경우 10발라 가운데서 1냥이 모자라더라도 사타죄가 성립된다.
만약 60발라의 부구를 만들게 되면 반드시 30발라의 흑양모,
15발라의 백양모,
15발라의 하양모(下羊毛)를 써야 한다.
만약 백 발라의 부구를 만드는 경우,
반드시 50발라의 흑양모,
25발라의 백양모,
25발라의 하품 양모를 써야 한다.
만약 스스로 양을 얻어다가 양모를 손질해서 자기가 옷을 만드는 경우에도 사타죄가 성립되니,
비록 혼합하여 만드는 것을 허락하였어도 이는 노력이 많이 들기 때문에 행도에 방해가 되는 까닭에 죄가 성립되는 것이다.
만약 사람을 청하여 여법하게 만들어도 무죄이니,
최소한의 크기가 4주까지 모두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된다.
16) 제십사사(第十四事)
이 계체는 만약 3의를 만드는 경우,
6년 이내에는 신자에게 양모나 비단실 따위의 갖가지 옷감을 얻어다가 규정에 맞는 옷을 만들지 못하는 것에 관계된다.
직접 손수 짜서 만들더라도 사타죄가 성립되지만 대중 스님들이 갈마한 경우는 예외이다.
스님들이 갈마를 마치고 나면 신자에게 옷감을 얻어다가 옷을 지을 수 있다.
이 계체는 탐심을 내어 재물을 비축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불공계이니,
4중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되지만 자발적으로 시여한 경우는 범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 원래 입던 옷감으로 만든 경우도 범계에 해당하지 않고,
손수 옷감을 구입하여 만든 경우도 범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17) 제십오결신작니사단인연(第十五結新作尼師檀因緣)
‘잠자코 청을 받아들이셨다’에 대하여,
【문】부처님께서 청을 받으시는데,
어찌하여 잠자코 계셨습니까?
【답】부처님께서는 이미 탐결(貪結)이 다하셨으니 음식에 대해 탐욕도 없고 염오(染汚)도 없으신 까닭에 잠자코 계신 것이다.
성문과 벽지불은 탐결이 비록 다하였더라도 번뇌의 훈습(薰習)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청을 받더라도 말로써 허가하게 된다.
이에 대해 어떤 논사는 “비난을 막기 위함이니,
만약 부처님께서 음식에 대해 말로써 허락하신 경우,
외도들이 다른 생각을 내어 ‘구담 사문이 삼계를 초월하였다고 자칭하면서도 아직도 음식에 대한 탐욕이 남아 있구나’라고 말할 것이다”고도 풀이한다.
다시 어떤 논사는 “부처님께서 대인(大人)의 상(相)을 나투기 위함이니,
음식은 소소한 일로써 어른이 말할 바가 못된다.
비유하자면 국왕은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않으니,
설사 큰 일이 있더라도 자세히 알아본 후에 행동을 취하듯이 부처님도 이같이 하신다”라고도 풀이한다.
또 어떤 논사는 “부처님께서는 대체로 다섯 차례 공삼매(空三味)에 들어가시니,
첫 번째는 청을 받을 때이고,
두 번째는 공양을 받을 때이고,
세 번째는 설법을 할 때이고,
네 번째는 이락(利樂)이 있을 때이고,
다섯 번째는 비방 받을 때이다.
만약 청을 받을 때에는 ‘나를 청한 이가 누구이고 그 청을 받는 이가 누구인가’라고 관찰하시게 된다.
만약 공양을 받을 때에는 ‘음식을 받는 이가 누구인가’라고 관찰하시게 된다.
이처럼 ‘나를 비난하는 이는 누구이고 비난받는 이는 누구인가’라고 관찰하시는 것에 이르기까지 모두 공삼매에 들어가기 때문에 잠자코 계신 것이다”라고도 풀이한다.
어떤 경전에서는 “부처님께서 어떠한 때에는 청을 받으실 때 말로써 허락하신다”고도 말하였다.
【문】부처님께서 어째서 어느 때에는 말로써 허락하시고 어느 때에는 잠자코 계셨습니까?
【답】이것은 불가사의한 것이다.
경전에서는 “부처님도 불가사의하고 용상(龍象)도 불가사의하고 세간의 업보도 불가사의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이것은 ‘부처님의 불가사의’에 해당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마음을 깨닫게 하고자 하셨으니’라는 것은 하류(下流)의 둔근(鈍根) 중생에 이르기까지 부처님께서는 모두 볼 수 있게 하셨기에 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보지 못하게 하셨다면 설사 성문이나 벽지불에게 천안통(天眼通)이 있더라도 이를 보지 못하게 된다.
또 부처님께서 대광명을 놓으시면 아래로는 아비지옥에서 위로는 유정천(有頂天)에 이르기까지 제도할 수 있는 이는 모두 이를 보게 하시지만 제도할 수 없는 이는 눈을 맞대더라도 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어느 때에는 말로 허락하시고 어느 때에는 잠자코 계신 것은 모든 중생은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머리를 부처님의 발에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돌면서 떠나갔다’라는 것은 만약 외도인 경우는 서로 견해를 달리하기 때문에 단지 돌고 나서 떠나가게 되지만 신자(信者)는 발에 예배를 마치고 돌면서 떠나간다는 것이다.
부처님의 몸은 청정하기가 마치 맑은 거울과 같아서,
천신(天神)ㆍ용궁ㆍ산림(山林)ㆍ하해(河海)의 일체 기물의 모양이 부처님의 몸 가운데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이를 보게 되면 신심과 존경심이 일어나는 까닭에 저절로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게 되는 것이다.
‘오른쪽으로 돌면서’라는 것은 불법에 순종하기 위함이다.
오른쪽으로 도는 이유에 대해 어떤 논사는 “밀적력사(密迹力士)가 있다가 만약 왼쪽으로 도는 이가 있으면 금강저(金剛杵)로 내리친다”고도 풀이한다.
또 어떤 논사는 “부처님께서는 세세생생 언제나 삼보ㆍ부모ㆍ스승ㆍ선배들 모두의 가르침에 어긋나거나 거역함이 없었으니,
이 때문에 지금 과보를 얻더라도 거역하는 이가 없게 된 것이다”고도 풀이한다.
또 어떤 논사는 “부처님의 몸은 청정하시기에,
중생들은 각기 잇속으로 일을 보게 되는데,
혹은 하늘이거나 혹은 천신일지라도 보지 못하는 자가 없기에 마침내 존경심을 내어 오른쪽으로 돌면서 떠나가는 것이다”고도 풀이한다.
【문】어째서 외도들은 사견을 내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지 않습니까?
【답】세세생생 교만한 마음을 익혀 왔기 때문이고,
또 언제나 사악한 생각을 품고 있어 선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 글에 대해 어떤 논사는 “각각 종사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이다”고도 풀이한다.
【문】어째서 세 번 돌게 됩니까?
【답】첫 번째는 부처님을 귀찮게 해드리지 않고,
또 자신도 번거롭게 하지 않으려는 때문이다.
두 번째는 미래의 해탈 인연을 만들게 하기 위함이다.
‘돌아가서 밤새도록 여러 가지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였다’에 대하여,
【문】어째서 밤에만 음식을 만들었습니까?
【답】낮에는 덥기 때문에 음식이 쉽게 상하게 된다.
이러한 까닭에 밤에 만드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어떤 논사는 “밤중에 음식을 만들어야 아침 무렵에 새 음식을 얻을 수 있으니,
만약 음식을 미리 만들어 두는 경우,
하룻밤이 지난 음식을 먹게 된다.
그러므로 밤에 만드는 것이다”고도 풀이한다.
‘부처님께 때가 되었다고 아뢰었다’에 대하여,
【문】이미 부처님께 먼저 청하였는데 어째서 다시 청하는 것입니까?
【답】공덕을 증상하기 위함이다.
먼저 선언하여 청하였으나 지금 다시 재청하게 되면 공덕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세 가지 견법(堅法)을 성취하기 위함이다.
또 부처님께서 때가 되었다고 스스로 가신다면 그 행차하시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한 거사가 조용한 곳에 향을 피우고 돌면서 부처님께 공양을 청하자 향기가 부처님을 세 번 감쌌다’에 대해 어떤 논사는 “밀적력사(密迹力士)가 때가 되었음을 부처님께 알려드린다”고도 풀이한다.
또 어떤 논사는 “아난이 때가 되면 바로 부처님께 아뢰게 된다”고도 풀이한다.
또 어떤 논사는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때를 아시기에 외부의 연(緣)을 필요로 하지 않으신다”고도 풀이한다.
‘부처님께서는 그대로 방사에 머무셨으니’라는 것은 부처님께서 가시더라도 이로움이 없기에 가지 않으신 것이다.
이에 대해 어떤 논사는 “부처님께서 그대로 머무신 이유에는 다섯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 번째는 조용하게 계시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여러 하늘에게 설법하시려는 것이고,
세 번째는 병든 비구를 돌보시려는 것이고,
네 번째는 계율을 제정하시기 위함이고,
다섯 번째는 여러 방사와 와구(臥具)를 살펴보시기 위함이다”라고도 풀이한다.
‘방사에서 방사로 다니셨으니’라는 것은 비구들로 하여금 외경심(畏敬心)을 내게 하기 위함이다.
비구들이 가고 난 다음에 부처님께서 친히 방사를 살펴보시게 되면 나중에 비구들이 스스로 근신하여 방사 내에서 갖가지 비법을 감히 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비구들이 비법하게 담론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니,
부처님께서 방사에 들어오시게 되면 감히 비법한 일을 말하려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또 여러 도적들을 방비하시기 위함이니,
부처님께서 친히 방사를 순행하시면 설사 악인이 있더라도 훔치려는 마음을 내지 못하는 것이다.
‘상좌(上座)가 설법하였으니’라는 것은 공양을 마치고 신자에게 설법하는 이유는,
첫 번째는 신자의 보시를 섭수하기 위함이고,
두 번째는 시주의 은혜를 보답하기 위함이고,
세 번째는 설법하여 그 마음을 기쁘게 해서 청정한 선근을 성취케 하기 위함이고,
네 번째는 재가인이 재물을 보시하듯이 출가인은 법을 보시하기 때문이다.
‘이때에 어떤 거사가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그 다음날의 공양을 청하였다’라고 했는데,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는 음식과 의복 및 다른 공양들은 늘 1인분만 받으셨으나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이후에는 삼보의 몫 가운데서 단지 한 몫만을 취하게 된다.
【문】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는 1인분만 취하셨는데 어째서 멸도(滅度)하신 다음에는 삼보의 한 몫을 취하십니까?
【답】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는 색신(色身)을 공양하였으니,
이러한 까닭에 1인분만 취하신 것이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는 법신(法身)을 공양하는 것이니,
부처님의 법신 공덕은 승보(僧寶)보다 수승하다.
이러한 까닭에 3분 가운데서 한 몫을 취하시게 된다.
부처님께서 만약 세상에 계실 때 시주가 부처님께 공양을 청하는 경우,
이를 색신으로 수용하시게 되나 만약 불보를 공양하겠다고 청하는 경우에는 색신으로 수용하지 못하니 마땅히 조탑(抓塔)이나 발탑(髮塔) 가운데 놓아 두고 보시하는 마음으로 법신을 공양하여야 하는데,
법신은 영원하기 매문이다.
‘보시하는 법’은 마땅히 생각을 분명히 하고 말을 분명히 해야만 보시하는 복이 깊어지고 또 쉽게 분간할 수도 있다.
만약 불보께 시주하는 경우에는 불보에게 시여한다고 말해야 한다.
만약 법보에 시주하는 경우에는 잘 분별해야 하니,
법보에 시주한다고 분명하게 말하거나,
경전을 보시한다고 분명하게 말하거나,
설법하고 경전을 독송하는 사람에게 보시한다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이처럼 대중 스님들에게 보시하는 경우에도 세 종류가 있다.
승기랍(僧祈臘)이 있고,
자자랍(自恣臘)이 있고,
면문랍(面門臘)이 있으니,
이 세 종류에 대해서 잘 분별해야 한다.
다시 대중 스님들에게 보시하는 것도 두 종류가 있으니,
첫 번째는 승보에 보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단지 스님들에게 보시하는 것이다.
만약 승보에 보시하는 경우,
보통의 스님이거나 성인인 스님이거나 모두 그 몫을 취할 수 없으니 이는 승보에 보시하였기 때문이다.
만약 대중 스님들에게 보시한 경우는 성인인 스님이거나 범부인 스님이거나 모두 몫을 취할 수 있으니,
이는 말을 하였으되 정해진 공양 대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삼보에 보시한다고 말하는 경우는 마땅히 그 물을 세 몫으로 나누어 한 몫은 불보에 시여하고 한 몫은 법보에 시여하되 마땅히 탑 가운데 놓아야 하니,
이것으로 경전을 만들 수도 없고,
설법하거나 경전을 독경하는 사람에게도 시여하지 못한다.
한 몫은 승보에게 시여하게 되는데,
대중 스님들이 이를 취하지 못하기에 이 같은 물건은 마땅히 시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만약 시주가 없는 경우,
탑 가운데 놓아 두고서 제일의제의 스님을 공양해야 한다.
만약 대상을 확정지어 법보에게 보시하는 경우,
몫을 두 몫으로 나누어 한 몫은 경전에 충당하고 한 몫은 독경하는 사람에게 시여해야 하나 법보에는 시여하지 못한다.
이에 대해 논사들은 “법보에 시여하지 못하는 것은 진나라 땅이라도 마찬가지이다”라고 풀이한다.
물건을 법에 보시하는 것은 대중 스님을 윤택하게 하려는 것이니 만약 자자랍이거나 면문랍인 경우,
시주의 말에 따라서 몫을 나누어야 한다.
만약 법에 보시하여 스님들을 윤택하게 하겠다고 지목하여 말하는 경우,
세 몫으로 나누어 한 몫은 승기랍에 시여하고 한 몫은 자자랍에 시여하되 자자해야 하는 때를 기다려서 취하여야 하지만 면문랍은 마음대로 음식을 취할 수 있다.
만약 법은 풍요로우나 스님네가 없다면,
한 사람의 사미에 이르기까지 사미에게도 몫을 3분하여야 하니,
승기랍ㆍ면문랍ㆍ자자랍이다.
자자랍일 때에는 자자하는 때를 기다려 취하여야 하고 승기랍은 언제라도 그 공양을 취할 수 있다.
만약 자자랍을 행하는 때나 면문랍에서 공양받는 때에는 건추(揵椎)를 쳐야만 한다.
만약 비구가 있으면 함께 공양도 나누고 몫도 나누어야 하지만 없는 경우에는 혼자서 공양하고 혼자서 모두 취하더라도 여법하여 청정하다고 하겠다.
만약 사미가 없는 경우는 근주(近住)하는 스님들에게 납입해야 하는데,
만약 근주하는 스님들도 없는 경우에는 비구니 스님들에게 납입해야 한다.
비구니 스님들의 경우는 잘 생각하면 알 수 있다.
만약 법에 시여하여 스님들을 윤택하게 하는데도 시종일관 이치에 맞아야 하니,
먼저 한 곳에 모아 두고 다시 스님들에게 시여해야 한다.
만약 언제까지라고 기약할 수 없다면 몫을 세 몫으로 나누는 것도 앞서의 법도처럼 하되,
한 몫은 승기랍에게 납입하고,
한 몫은 면문랍에 납입하고,
한 몫은 자자랍에 납입해 놓고 자자하는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만약 먼 곳에서 비구니 스님들에게 물건을 보내온 경우에는 차례를 여법하게 하는 것은 앞서 스님들의 법도와 동일하여 다를 바가 없다.
만약 보내온 물건이 파연(波演)에 시여하는 경우,
몫을 세 몫으로 나누되 한 몫은 파연에 납입해야 하는데,
승기(僧祈)가 없기 때문이다.
한 몫은 면문랍에 납입하고 한 몫은 자자랍에 납입하되 자자하는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만약 먼 곳에서,
예를 들면 계빈국(罽賓國)은 불교가 흥성하기에 물건을 보내 공양하는 경우,
이 같은 물건은 마땅히 부처님께 시여하여야 하고 스님들에게 시여하여야 하나니,
스님들이야말로 부처님의 가르침에 순응하기 때문이다.
만약 부처님께 시여하고 스님들에게 시여하더라도 이것이 바로 법에 시여하는 것이니,
법은 부처님과 스님을 여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몫을 두 몫으로 나누어 한 몫은 불보에 납입하고 한 몫은 스님들에게 납입하여야 한다.
만약 물건을 보내 공양하는 경우 계빈국에는 두 종류의 스님들이 있다.
첫 번째는 살바다부(薩婆多部)이고,
두 번째는 담무덕부(曇無德部)이니,
마음대로 공양하더라도 허물이 없다.
만약 보내온 물건을 5법의 스님들에게 시여하는 경우,
5법의 스님들이 없다면 5법의 비구니 스님들에게 납입하여야 한다.
만약 비구니 스님도 없거나 시종일관 영원히 5법에 해당하는 이가 없는 경우,
이같이 5법에 시여한 물건도 몫을 세 몫으로 나누어야 하니,
승기랍ㆍ자자랍ㆍ면문랍이다.
여기서 두 종류는 승기랍에 납입하여 쓸 수 있으나 몫을 나누어서는 안 된다.
면문랍은 다시 원래 있던 자리에 돌려 놓고 이를 취해서는 안 된다.
만약 비구가 니사단(尼師壇)을 만드는 경우,
부구(敷具) 가장자리의 치수는 수가타(修伽陀)의 1걸수(傑手)에 맞도록 하되 색상을 괴색(壞色)에 맞춰야 한다.
‘니사단’은 길이가 부처님의 4걸수이고,
너비가 부처님의 3걸수이다.
‘부구인 경우’란 승가의 창고 가운데에는 갖가지 낡은 의복이나 와구가 있으니,
이를 모두 부구라 이름한다.
만약 새로이 니사단을 만들게 되면 낡은 부구를 써야만 한다.
‘최대한의 치수’는 너비는 1걸수 길이만큼 연장할 수 있으나 좁고 넓은 것은 잘라내어 가장자리를 덧붙여야 한다.
니사단에 주변을 덧대고자 하는 경우,
이처럼 오래된 부구 가운데에서 크고 긴 것을 골라 이어 쓸 수도 있으니 만약 긴 것이 없다면 짧은 것도 쓸 수 있으나,
만약 아무것도 없는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더라도 무죄이다.
만약 사방승물(四方僧物)에 비록 낡은 옷이 있더라도 이것은 버린 물건이 아니기에 가져다 써서는 안 된다.
만약 그대로 놓아 둔 채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사타죄가 성립한다.
18) 제십육사(第十六事)
‘여러 비구가 양모를 지니게 되자,
나중에 이를 질투하는 마음이 생겨나서’라는 것은 여러 상인들이 자신들의 양모만을 팔기 위해 양모를 국내로 많이 반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여러 상인이 비구가 양모를 이고 가는 것이 출가인의 법도에 맞지 않았기에 가책한 것이다.
이것은 불공계이니,
비구니ㆍ식차마니ㆍ사미ㆍ사미니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한다.
‘유순(由旬)’이란 40리가 1유순이다.
만약 양모를 얻게 되면 한 비구가 이를 이고 가는 경우 3유순을 갈 수 있고,
만약 두 사람의 비구가 이고 가는 경우에는 6유순을 갈수 있으니,
이 때문에 사람의 숫자는 따지지 않는다.
‘여기에서 범계에 해당하는 것’이란 만약 비구가 손수 양모를 머리에 이고서 3유순 이상의 거리를 가게 되면,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한다.
【문】여기서 이것은 잠정적인 회사에 해당합니까,
근본적인 희사에 해당합니까?
【답】죄로 따지자면 근본적인 회사에 해당하고 법으로써 따지자면 잠정적인 회사에 해당된다.
만약 5중(衆)을 시켜 3유순 이상의 거리를 운반하면 돌길라죄가 성립되니,
수레에 싣거나 낙타에 실을 수도 없다.
만약 정인을 시켜서 3유순 이상의 거리를 운반하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범계(犯戒)가 아닌 경우’란 3유순 이내의 거리에서 머리에 이거나 어깨에 올려놓거나 끌어안고 가되 담요를 만들거나 침통 위에 올려놓고 운반하는 것은 계를 범한 것에 해당되지 않는다.
만약 다른 사람이 대신 3유순 이상의 거리를 운반하는 경우도 계를 범한 것에 해당되지 않는데,
비록 이것이 비구법에 저촉되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위의를 손상케 된다.
19) 제십칠사(第十七事)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드리고 한쪽으로 비켜섰다’에 대하여,
【문】구담미(瞿曇彌) 비구니의 대중은 어째서 자리에 앉지 않았습니까?
【답】여인은 존경하는 마음이 적고 정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리에 앉지 않았다.
이에 대해 어떤 논사는 “부처님께서 비구니 대중에게 설법을 별로 하지 않으셨는데 설사 설법하시더라도 자세하게 설법하시지 않으셨다”고도 풀이한다.
다시 어떤 논사는 “또 비구니 대중은 일체의 시분에 부처님 처소에 앉지 못하니,
이는 비방을 멈추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만약 앉아서 법을 듣는다면 외도들이 ‘구담사문이 왕궁에 있을 때 여러 시녀들과 자리를 함께하더니,
이제 출가하고도 예전과 다를 바가 없구나’고 비난하는지라 이 같은 갖가지 비난을 없애기 위하여 자리에 앉지 않는 것이다”고도 풀이한다.
또 어떤 논사는 “여인은 소견이 좁아 여러 가지 허물을 많이 일으키기 때문에 앉지 않는 것이다”고도 풀이한다.
‘여러 비구에게 계율을 제정하셨으니’라는 것은 법을 증상시키기 위함이다.
만약 비구니 대중들이 세탁하고 염색하는 일에 몰두하여 정업을 폐하게 되면,
위덕(威德)이 없어져서 마침내 증상법(增上法)을 파하게 된다.
또 악법의 차제 인연을 멈추게 하려는 것이고,
또 2부대중이 각자 청정함을 지키기 위함이다.
이것은 불공계이니,
4중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여기서 범계에 해당하는 것’은 만약 비구가 친척이 아닌 비구니를 찾아가서 나를 대신하여 세탁해 달라거나 염색해 달라거나 양모를 빨아 달라고 말하여 마침내 비구니가 세탁해 주거나 염색해 주거나 양모를 빨아 주는 경우,
한 가지 일마다 각각 사타죄가 성립된다.
만약 비구니가 다시 다른 비구니를 시켜 세탁하고 염색하고 실을 빨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되고,
또 식차마니ㆍ사미니를 시켜 세탁하고 염색하고 실을 빨더라도 사타죄가 성립된다.
만약 사람을 보내거나 편지를 보내거나 증표를 보내서 세탁하고 염색하고 실을 뽑는다면 돌길라죄가 성립되는데,
이처럼 사타(捨墮)하였더라도 양모를 작정하지 않고 세탁을 시키거나 염색을 시키거나 실을 뽑는 경우에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양모를 정인에게 시여하여 세탁하고 염색하고 실을 뽑게 하는 경우에는 정인에게 시여한 물건의 임자에게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범계가 아닌 경우’란 친척이 식차마니ㆍ사미니인 경우에는 범계에 해당되지 않는다.
20) 제십팔사(第十八事)
‘여러 비구에게 계율을 제정하였으니’라는 것은 비난을 멈추기 위함이고,
분쟁을 없애기 위함이고,
성종(聖種)을 성취하기 위함이다.
이것은 공계이니,
비구ㆍ비구니 모두에게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되고 식차마니ㆍ사미ㆍ사미니는 이를 비축하지 못한다.
비축하게 되면 돌길라죄가 성립되나 손만 대는 것은 무지이다.
이 계체는 축보계(畜寶戒)에 기인해서 제정된 계율이니,
축보계의 설명과 같다.
만약 비구가 손수 보물을 취하거나 남을 시켜 취하되 이 같은 두 종류로 취하는 것은 모두 취득하는 것에 해당된다.
손수 비축하고자 취하는 것에는 다섯 종류가 있으니 손에서 손으로 취하는 것이고,
옷에서 다른 옷으로 취하는 것이고,
그릇에서 다른 그릇으로 취하는 것이다.
만약 이 안에 놓아 두었다고 말하거나 정인에게 시여하겠다고 말하는 경우는 모두 비축한 것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 같은 다섯 가지 일에 빌미해서 취하게 될 때에는 사타죄가 성립된다.
그러나 자기가 집지 않고 여법하게 설정하면 범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보물’이란 귀중한 보물이니,
금ㆍ은ㆍ마니(摩尼)ㆍ진주ㆍ산호ㆍ자거(車渠)ㆍ마노(馬瑙)들로서 이처럼 여러 가지 보물에는 작(作)이거나 부작(不作)이거나 상(相)이거나 불상(不相)인 경우가 있다.
‘작(作)’이란 보물을 써서 여러 가지 기물을 만드는 것이다.
‘부작(不作)’이란 보물을 써서 기물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상’이란 기물로 변형시키지 않은 보물이니 혹 글자 모양을 만들거나 도장 모양을 만드는 것이다.
‘불상’이란 보배 기물을 만들지 않거나,
글자 모양으로 만들지 않거나,
도장 모양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다.
만약 이를 받아 비축하게 되면 이 같은 보물로 인해 사타죄에 해당한다.
만약 비구가 손수 철전(鐵錢)ㆍ동전(銅錢)ㆍ백랍전(白鑞鍊)ㆍ연석전(鉛錫錢)ㆍ수교전(樹膠錢)ㆍ피전(皮錢)ㆍ목전(木錢)을 취하는 경우,
이 같은 갖가지 돈도 다섯 가지로 취하게 되니,
손에서 손으로 넘겨받기도 하고 옷에서 옷으로 취하기도 하고 그릇에서 그릇으로 취하기도 한다.
만약 이 안에 놓아 두었다고 말하거나 정인에게 시여하겠다고 말하는 경우에도 비축에 해당된다.
다섯 가지를 취할 때에는 돌길라죄가 성립되니 자기 손으로 집어서는 안 된다.
취하는 당시에 여법하게 설정하는 경우에만 계를 범한 것에 해당되지 않는다.
만약 비구에게 사타죄가 성립되는 경우,
소량인 경우에는 회사해야 하고,
만약 다량인 경우에는 동심의 정인을 얻을 수 있다면,
“이것은 부정하기 때문에 내가 취할 수 없으니 그대가 취하라”고 말해야 한다.
정인이 이를 취하고 나서 비구에게 “이 같은 물건을 비구에게 돌려준다”고 말하더라도 비구는 “이것은 부정한 물건이니 청정한
경우에만 받을 수가 있다”고 거절하면서 즉시 설정(說淨)해야 한다.
설정하고 나서 다시 대중 스님들 사이로 들어가 허물을 참회해야만 축보계(畜寶戒)에 저촉되지 않는다.
만약 다른 사람의 보배를 집어보거나 집고 나서 자기가 설정하는 경우,
보배를 단지 집은 것만으로 바일제죄(液逸提罪)가 성립된다.
일체의 돈 즉 동전 내지는 목전에 이르기까지 남의 돈이거나 설정한 돈이더라도,
이를 집게 되면 돌길라죄가 성립하니,
이것은 본 계체에 저촉되는 것이 아니라,
90사(事)의 착보계(捉寶戒)에 해당된다.
만약 갖가지 돈이나 사보(似寶),즉 파리ㆍ호박ㆍ수정이나 갖가지 모조 진주ㆍ놋쇠ㆍ구리ㆍ철ㆍ백납ㆍ아연ㆍ주석 같은 이러한 것들은 사보전(似寶錢) 내지는 사보(似寶)라고 이름하는데,
만약 이를 비축하게 되면 돌길라죄가 성립되니,
이 같은 돈과 보배는 동심인 재가자의 정인에게 반납해야 하며 사방승물에도 납입하지 못한다.
만약 중보(重寶)인 경우에는 동심의 정인에게도 주지 못하니 반드시 사방승물에만 납입해야 한다.
만약 사보로 만든 기물을 백일물의 수에 납입하는 경우에는 작정할 필요가 없다.
만약 백일물(百一物)의 수에 납입하지 않는다면 일체의 기물 아닌 것은 모두 설정해야 하니,
백일물은 각각 한 가지씩 비축할 수 있으나 백일물 이외의 것은 장물(長物)에 해당된다.
21) 제십구사(第十九事)
‘이때에 육군비구(六群比丘)가 미리 보배를 사타(捨墮)하여 온갖 용도로 사용하였으니’란 이 보물은 육군비구가 여법하게 설정하고서 온갖 물건으로 전용한 것이다.
이것은 공계이니,
비구ㆍ비구니 모두에게 사타죄가 성립되고 식차마니 사미ㆍ사미니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이 계는 중보를 남에게 주어 이식(利息)을 구하는 것에 관계된다.
따라서 시여하는 때에 사타죄가 성립되니 이식을 위하여 중보로써 돌려받는 경우,
이와 같은 보배를 얻는 때에 사타죄가 성립된다.
중보로써 이식을 얻고자 다시 그 밖의 물건을 사는 경우,
그 물건을 얻는 때에 사타죄가 성립된다.
‘보배로서 서로 무역하는 것’이란 이처럼 작(作)을 작으로 무역하기도 하고,
작을 부작(不作)으로 무역하기도 하고,
작을 작이나 부작으로 무역하는 것이다.
부작에는 3구절의 이치가 있으니,
상(相)을 상으로 무역하기도 하고,
상을 불상으로 무역하기도 하고,
상을 상이나 불상으로 무역하기도 하는 것이다.
불상에도 3구절의 이치가 있으니,
이는 보배로써 보배를 무역하는 것이다.
이용(利用)에도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는 취득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가지고 오는 것이고,
세 번째는 가지고 가는 것이고,
네 번째는 파는 것이고,
다섯 번째는 사는 것이다.
‘취하는 것’이란 만약 이 같은 물건을 취득한 경우,
여기서 취하였다거나 이러한 장소에서 취하였다거나 이 같은 사람에게서 취하였다고 말하는 것이다.
가지고 오거나 가지고 가는 것에도 네 종류가 있고 파는 것과 사는 것에도 이처럼 네 종류가 있다.
만약 비구가 철전(鐵錢) 내지 목전(木錢)을 사용하여 남에게 주어 이식을 구하고자 하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이처럼 이식 때문에 돈으로 물건을 사는 경우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여타의 사보(似寶)나 곡식ㆍ비단ㆍ면포 따위도 이와 같아서 비구가 만약 이식을 내려 하거나 물건을 사는 것이 모두 이익 때문이라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이 계는 갖가지 보물의 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으로 사고 파는 것은 언급하지 않는다.
이 계율은 한번 판매하러 가는 행동만으로도 죄목이 성립되는 것이 판매계(販賣戒)와 다른 점이다.
판매계는 이익을 얻기 위해 사고 나서 다시 파는 경우에만 죄가 성립되는 사타계이다.
만약 돈이나 보배가 소량인 경우에는 회사해야 하나,
만약 다량인 경우에는 합의한 정인을 얻을 수 있다면 앞서 설명한 대로 해야 한다.
종종용보계(種種用寶戒) 및 후판매계(後販賣戒)에서는 물건을 반드시 재가자이면서 합의한 정인에게 회사해야 한다.
이것은 사미에게도 허락되지 않기에 사미도 또한 회사해야 한다.
축보계도 이와 같아서 여러 가지로 이용되는 돈이나 사보는 합의한 정인에게 회사해야 하고,
사방승물(四方僧物)에도 납입하지 못하니,
이때는 돌길라죄에 해당하는 참회를 행해야만 한다.
‘나무판을 세워서 처벌한다는 것’은 나무판에다 그 죄과를 상세히 적어 모두가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22) 제이십사(第二十事)
이때에 범지(梵志)가 있었으니,
육사외도(六師外道)의 제자였다.
‘육사외도’란 한 사람의 논사에게 15종류의 가르침이 있어 제자에게 전수하였으나,
각각 다르게 전수하였다.
제자가 이를 받아 행하면서 각각 다른 견해를 내었기에,
이처럼 한 논사마다 열다섯 종류의 이견(異見)이 나오게 되었다.
그 스승에게는 별도의 법이 있어 제자와 함께하지 않았기에,
스승과 제자를 합치면 모두 열여섯 가지의 이견이 된다.
이처럼 6사에게 모두 아흔 여섯 가지의 이견이 있었다.
스승이 쓰는 법은 임종하는 때에 반드시 한 사람의 제자에게만 전수하였으니,
이처럼 스승에서 스승으로 전하였기에 언제나 여섯 명의 스승만이 있었다.
‘여러 비구에게 계율을 제정하였으니’란 불법을 증상시키기 위함이고,
분쟁을 멈추기 위함이고,
성종을 이루기 위함이고,
신심과 존경심을 늘리기 위함이다.
이것은 공계이니 비구ㆍ비구니 모두에게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하고 3중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이처럼 판매죄는 일체의 바일제 가운데에서도 가장 중죄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백정이 될지언정 판매는 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백정은 축생을 해치기만 하지만 판매는 모든 이를 기만하여 사람을 해치되 도속(道俗)과 현우(賢愚)와 지계(持戒)와 훼계(毁戒)를 불문하고 속이지 못하는 것이 없다.
또 언제나 나쁜 마음을 품게 되니,
설사 곡식을 저장해 놓게 되면 마음속으로 늘 천하에 기근이나 서리나 우박 따위의 재앙이 들기를 바라게 된다.
만약 다른 물건을 저장하는데 필요한 소금을 가지고 있으면 마음속으로 사방에서 반란이 일어나 왕로(王路)가 막히기만을 바란다.
대체로 판매라는 것은 이와 같은 악법이 있게 마련이니,
이처럼 물건을 판매해서 설사 대중 스님들의 공양을 마련하더라도 대중 스님들은 이를 먹어서는 안 된다.
만약 사방승방(四方僧房)을 만들더라도 그 안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탑을 만들거나 불상을 만들더라도 예배조차 해서는 안 된다.
이에 대해 어떤 논사는 “단지 부처님을 예배한다는 생각만 내면 된다”고도 풀이한다.
대체로 지계(持戒) 비구는 보시하더라도 이 같은 물건을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당사자인 비구가 죽는 경우,
이 같은 물건은 대중 스님들이 갈마를 행해서 처분해야 한다.
【문】죽지 않은 때에도 이 같은 물건을 수용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죽고 나서야 갈마를 행하게 됩니까?
【답】이같이 판매하는 업의 죄과는 막중한 것이니 만약 살아 있는 때에 대중 스님들이 이 같은 물건을 공양으로 이용하는 경우,
계를 범한 것이 되어 유죄가 된다.
스님들의 복전 가운데 고의적으로 시여하여 수용케 한다면,
수용하는 까닭에 끊임없이 계속 종사하게 된다.
이러한 까닭에 스님들의 복전 가운데에는 이 같은 물건의 수용이 허락되지 않는다.
금생에도 복을 감하고 내생에는 중죄를 얻게 되니 이 같은 인연으로 재차 종사해서는 안 된다.
당사자인 비구가 이미 죽어서 다시 판매하는 인(因)이 없어졌으니,
이 때문에 갈마를 행하여 물건을 취하도록 허락하는 것뿐이다.
혹은 방편은 유죄이나 결과는 무죄인 경우가 있으니,
이익 때문에 곡식에 투기하거나 소금을 재워 놓았다가 나중에서야 착한 마음을 내어 스님들에게 보시하여 복을 짓고자 하는 것은 방편은 돌길라죄가 성립하나 결과는 무죄인 경우라고 한다.
혹은 방편은 무죄이나 결과는 유죄인 경우가 있으니,
이처럼 복을 짓고자 쌀을 투기하여 팔지 않다가 나중에 이익을 보고자 적당한 때에 팔아서 자신의 수입으로 삼는,
이 같은 것을 방편은 무죄이나 결과는 유죄인 경우라 이름하니,
모두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대체로 이처럼 비교해 보면 그 부류를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서 범계에 해당하는 것’이란 만약 비구가 이익을 얻고자 물건을 사는 경우,
물건을 사고 나서 팔지 않았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이익 때문에 물건을 판 경우,
다시 사들이지 않았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이익 때문에 물건을 사고 나서 다시 팔게 되면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한다.
만약 판매한 물건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게 되면 한 입마다 바일제죄가 성립한다.
만약 옷을 만들어 입는 경우에는 착용하는 때에 바일제죄가 성립되고,
만약 요나 깔개를 만들어 그 위에 눕는 경우에는 한 번 몸을 뒤척일 때마다 바일제죄가 성립된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법’이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다른 사람의 물건을 판매하라고 요구해서는 안 되니,
이렇게 물건을 취득하게 되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대중 스님들의 옷도 세 번 가격을 부르지 않았을 때는,
가격을 높일 수 있으나 세 번 불렀을 때에는 가격을 높이지 못한다.
이때는 대중 스님들일지라도 이를 시여하지도 못하니,
옷이 이미 다른 사람에게 귀속되었기 때문이다.
비구가 세 번 가격을 불러 옷을 취득한 경우에는 참회하지 않아도 되지만 설사 대중 스님들에게 참회할 때라도 이를 물리지 못한다.
이같이 판매하지 못하는 물건은 만약 합의한 정인이 없다면,
사방승물의 와구로 충당해야 하니,
이는 비난을 멈추기 위함이다.
만약 불보에 납입하게 되면 외도들이 “구담사문이 이익을 탐하기 때문에 제자들에게 그 수지하는 물건을 포기하게 하여 자신의 것으로 납입시킨다”고 비난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부처님의 복전은 제외해야만 허물이 없어지지만 사방승가의 복전(福田)은 수법(受法)ㆍ불수법(不受法)ㆍ지계(持戒)ㆍ훼계(毁戒)ㆍ법어(法語)ㆍ비법어(非法語)를 불문하고 일체 제지되지 않는다.
만약 계율을 수지하는 비구라면 다른 비구가 물건이나 옷을 판매하는 경우,
그 이식으로 얻은 공양을 수용해서는 안 된다.
23) 제이십일사(第二十一事)
‘여러 비구에게 계율을 제정하셨으니’라고 한 것은 성종(聖種)을 이루기 위함이고,
정업(正業)을 늘리기 위함이다.
이것은 불공계이니,
비구가 열흘의 기간을 초과하면 사타죄가 성립하고 비구니가 하룻밤을 초과하면 사타죄가 성립된다.
식차마니ㆍ사미ㆍ사미니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장재(長財)에 해당하는 백철발우(白鐵鉢盂)나 사기발우인 경우,
미처 구워내지 않았다 하더라도,
일체의 규정에 맞지 않는 발우를 비축하게 되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문】흰 옷이거나 여법하지 않게 염색한 옷도 열하루 이상을 초과해야 사타죄가 성립하는 것도 비법한 색으로 염색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백철발우이거나 사기 발우가 비록 굽지 않은 경우,
어째서 열흘을 초과하더라도 사타죄가 성립되지 않습니까?
【답】옷과 발우는 같지 않다.
옷을 염색하는 것은 마음대로 색을 내되 어긋남이 없으나 발우는 굽거나 말리는 때에 금이 가기도 하고 깨지기도 하니 이러한 까닭에 같지 않은 것이다.
철발우나 사기발우는 굽거나 기름칠을 하지 않더라도,
공양에 이용할 수 있으나 수지하지는 못한다.
‘발우’는 상품ㆍ중품ㆍ하품의 세 종류가 있다.
상품은 3발타(鉢他)의 밥과 1발타의 국[羹] 및 반 갱 정도의 다른 반찬을 수용하는 것을 상발우라 이름한다.
하품은 1발타의 밥과 반 발타의 국 및 반 갱 정도의 다른 반찬을 수용하는 것을 하발우라 이름한다.
상발우와 하발우의 중간을 중발우라 이름하는데,
큰 것은 대발우이고,
작은 것을 소발우라 정하는 것은 발타라 말하지 않는다.
‘발타(鉢他)’란 이에 대해 율사들은 “여러 논사들 중에도 갖가지 이설이 있으나,
한 가지 이치만이 올바르다.
1발타는 한 번에 15냥 반의 밥을 담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고 풀이한다.
진나라에서는 30냥에 해당하는 밥이니,
이는 천축(天竺)의 멥쌀로 지은 밥이기 때문이다.
당시 논사들이 모두 모여 이를 따져 보았으니,
상발우는 3발타의 밥과 1발타의 국 및 여타의 반찬 반 갱 정도를 수용하는 것을 말한다.
3발타 반은 진나라의 도량으로는 2되,
1발타의 갱과 여타의 반찬 반갱은 1발타 반에 해당하기에,
다시 진나라의 도량으로는 1되에 해당된다.
따라서 상발우는 진나라의 도량으로는 3되 정도를 수용한다.
이에 대해 논사들은 “소위 여타의 반찬이란 있을 수 없으니 상발우는 3발타의 밥과 1발타의 국을 수용하는 것으로 다른 반찬은 밥 위의 빈자리에 놓되 손가락에 반찬이 닿지 않게 해야 한다.
중발우와 하발우도 여타의 반찬은 제외되니 단지 밥 위의 빈자리에 놓되 손가락이 반찬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하발우는 1발타의 밥과 반 발타의 국 및 여타의 반찬 반 갱 정도이다.
이것은 진나라의 도량으로는 1되에 해당하니 여타의 반 갱을 보태면 1되 반 정도라 하겠다.
그러므로 하발우는 진나라의 도량으로 따져 1되 반을 수용하게 된다”고 풀이한다.
【문】옷은 크거나 작거나 모두 수지할 수 있는데,
어째서 발우는 크거나 작으면 수지하지 못합니까?
【답】옷은 설사 크더라도 계속해서 줄여 나갈 수 있으나,
발우가 크거나 작다면 늘리거나 줄이지 못하기에,
이러한 까닭에 다른 것이다.
‘저기에서 범계에 해당하는 것’이란 만약 비구가 첫날 발우를 취득하였다가 당일에 미쳤거나 마음이 혼란하거나 병든 마음에 해당하거나 또는 불견빈(不見擯)ㆍ악사부제빈(惡邪不除擯)을 처분 받게 되면,
이와 같은 경우에는 목숨이 다하도록 무죄이다.
나중에 만약 본심을 되찾거나 빈출(擯出)을 해제받게 되면 즉시 순서에 따라 날짜를 계산해서 죄가 성립된다.
만약 발우를 취득한 지 닷새가 경과하여 미쳤거나 마음이 혼란하거나 병든 마음에 해당하거나 불견빈ㆍ악사부제빈을 처분 받은 경우에는 언제든지 무죄이다.
나중에 만약 본심을 되찾거나 빈출을 해제 받게 되면,
예전의 닷새를 계산하고 여기에다 나중의 닷새를 보태어 죄가 성립하게 된다.
만약 발우를 취득한 날에 천상이나 울단월에 가는 경우 언제라도 무죄이나,
나중에 다시 원래의 처소로 돌아오면 차제(次第)를 따지게 되는 것도 앞서 설명한 것과 같다.
24) 제이십이사(第二十二事)
‘장터에서 사기발우가 둥글고 반듯한 데다 모양도 멋있는 것을 보았으니’라는 것에 대해 논사들은 “부처님께서 처음 세상에 나오셨을 때에는 발우가 없었으나,
부처님께서 석제환인(釋提桓因)에게 칙령을 내리셔서 천상의 공예로 10만 개의 발우를 제조하게 하셨다.
지금 세간의 장터에 놓여 있는 발우는 바로 그때 천상에서 만든 것으로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다”고 풀이한다.
이것은 공계이니,
비구ㆍ비구니가 다시 새로운 발우를 구하게 되면 모두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하고,
3중(衆)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백철발우나 굽지 않은 사기발우를 부탁하되,
다른 이에게 직접 부탁하거나 또는 사람을 보내거나 편지를 쓰거나 증표를 보내거나,
두 사람이 함께 발우 하나를 부탁하거나 사서 취득하거나 자기가 직접 만들더라도 모두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일체의 규정에 맞지 않은 발우도 돌길라죄가 성립되고,
만약 남에게 부탁하여 백철발우나 굽지 않은 사기발우를 취득하고서 자신이 굽거나 기름을 칠하게 되면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된다.
만약 비구가 수지하는 발우가 네 번 수선하여 미처 다섯 번째의 수선에 이르지 않았는데도 다시 새로운 발우를 남에게 부탁하게 되면 사타죄가 성립된다.
만약 발우가 다섯 번 수선한 것인 경우,
수선하거나 수선하지 않거나 남에게 발우를 부탁하더라도 계를 범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
비록 발우를 네 번이나 수선하였어도 다섯 번의 수선으로 되돌릴 수 있으면 공양을 마치고 이전에 수선한 것을 벗겨내고서 풀로 잘 닦은 다음에 깨끗한 손으로 닦아 말린 다음에 깨끗한 곳에 놓아 두었다가 다음날 공양하기 전에 다시 새로운 노끈으로 수선하여 공양에 사용하여야 한다.
만약 발우에 다섯 번의 수선을 채우지 못하고 다시 새로운 발우를 부탁하는 경우,
이것은 율문(律文)의 조항 그대로이니 대중 스님들 사이에서 순차적으로 행하여야 한다.
만약 새로 얻지 못하는 경우,
다시 이 비구에게 돌려주고 종신토록 비축해야 하니 예전에 수지했던 발우를 여법하게 수지하면서 나중의 발우를 수지하지 않는다면 곧바로 두 개의 발우를 늘 비축하도록 시켜야 한다.
만약 공양할 때에도 두 개의 발우를 지녀야 하니 종신토록 이같이 시켜서 욕심 많은 죄과를 공개하여 나중의 악법의 인연을 근절시켜야 한다.
이처럼 발우는 항상 잘 아껴야 하니 율문의 조항에서 설명한 대로 만약 아끼지 못하고 이를 깨뜨리면 죄가 성립된다.
25) 제이십삼사(第二十三事)
‘여러 비구에게 계율을 제정하셨으니’란 악법을 없애기 위함이고,
비방을 멈추기 위함이고,
성종을 이루기 위함이다.
이것은 공계이니,
비구ㆍ비구니 모두에게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하고,
식차마니ㆍ사미ㆍ사미니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여기서 범계에 해당하는 것’은 만약 비구가 친히 비단실을 요구하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또 사람을 보내어 친척이 아닌 직사(織師)에게 짜게 하면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되고,
또 사람을 보내거나 편지를 보내거나 증표를 보내더라도 모두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된다.
만약 귀족의 세력을 빌려서 직사에게 후환을 두렵게 하여 얻어진 결과라면,
이러한 이유로 죄가 성립된다.
이 계율은 옷을 취득하고 나서야 죄가 성립하게 된다.
친척에게 비단실을 요구하는 것은 무죄이나,
자기가 짜거나 비구ㆍ비구니ㆍ식차마니를 시켜서 짜게 하는 경우는 모두 돌길라죄가 성립한다.
만약 옷이 없어서 친척이 아닌 사람에게 비단실을 요구하여 옷을 짓고자 하여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옷이 결핍된 경우에는 직접 옷을 부탁해야지 비단실을 얻어다가 자기가 옷을 지어서는 안 된다.
비단실로 옷을 깁거나 허리띠를 만드는 경우는 무죄이다.
만약 귀족의 세력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이치에 따라 구하되 직사가 자발적으로 짜준 경우는 무죄이다.
대체로 자신의 의사에 따라 사람들이 비단을 짜주거나 무명을 짜주게 된 경우는 모두 무죄이다.
이 계율은 규정에 맞거나 규정에 맞지 않은 옷을 불문하고 모두 죄가 성립된다.
‘범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란 친척에게 천을 짜게 하거나,
친척이 아니더라도 치수가 1주(肘) 이하의 옷 내지는 선대(禪帶)를 짜게 하는 경우는 계를 범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
26) 제이십사사(第二十四事)
이것은 공계이니,
비구ㆍ비구니 모두에게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되고,
3중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이 계는 만약 친척이 아닌 거사와 거사의 부인에게 직사를 시켜 비구를 위해 천을 짜서 옷을 짓는 경우에 비구가 가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좋게 만들게 하거나 넓게 만들게 하거나 촘촘하게 만들도록 권유하는 것에 관계된다.
음식이나 식구(食具)나 식치(食直)를 지불하겠다고 약속하여 좋은 옷을 얻게 되면 사타죄가 성립되니,
좋지 못한 옷을 얻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되는데,
이 옷이 규정에 맞는지 규정에 맞지 않는지를 불문하고 모두 죄가 성립된다.
만약 직사에게 설법하여 세밀하게 짜도록 시키되,
음식과 식구나 식치를 지불하지 않고 좋은 옷을 얻더라도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사람을 보내거나 편지를 보내거나 증표를 보내어 음식이나 식구나 식치를 지불하겠다고 약속하여 좋은 옷을 얻게 되더라도 사타죄가 성립된다.
‘범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란 자기에게 있던 비단실을 직사에게 주어 짜게 하는 경우는 무죄이다.
27) 제이십오사(第二十五事)
이것은 공계이니,
만약 비구니가 범하더라도 모두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되고,
3중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비구가 비구의 옷을 빼앗는 경우는 사타죄가 성립되고,
만약 비구니ㆍ식차마니ㆍ사미ㆍ사마니의 옷을 빼앗는 경우에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득계사미(得戒沙彌)ㆍ바리바사( 波利婆沙)ㆍ마나타(摩那埵)를 행하는 사람이거나 맹인ㆍ농아거나,
불견빈이나 악사부제빈을 처분받은 사람에게서 빼앗는 경우도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된다.
만약 미쳤거나 혼란한 마음이거나 병든 마음에 해당되는 사람이거나,
네 가지 중죄를 지은 사람이거나,
부처님 몸에 피를 낸 사람이거나,
승가의 법륜을 깨뜨린 사람이거나,
5법에 해당하는 사람에게서 빼앗더라도 모두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만약 비구니가 비구니의 옷을 빼앗게 되면 사타죄가 성립되고,
비구의 옷을 빼앗게 되면 돌길라죄가 성립되고,
만약 득계사미니의 옷을 빼앗으면 바리바사를 행하여야 하고,
눈이 멀었거나 귀가 먹었거나 말을 못하는 비구니의 옷을 빼앗아도 사타죄가 된다.
불견빈ㆍ악사부제빈 역시 사타죄가 된다.
여타의 경우도 앞서 설명한 것과 같다.
이 계체는 비구가 먼저 근본시(根本施)로써 다른 사람에게 옷을 주고 나서 나중에 이를 후회하고 다시 빼앗아 오게 되면 사타죄가 성립되기에 옷은 당사자에게 회사하여 되돌려 주고서 바일제죄에 해당하는 참회를 행해야 한다.
만약 예전에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옷을 주었다가 나중에 근본적으로 빼앗은 경우에는 그 액수를 따져서 죄가 성립된다.
만약 예전에 잠정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옷을 주었다가 나중에 바로 되찾아 오는 것은 무죄이다.
만약 화상이 제자를 굴복시켜 악법을 여의게 하려는 까닭에 잠정적으로 옷을 압수하는 경우는 무죄이다.
만약 옷을 빼앗고서 두 사람이 함께 의계(衣界)를 벗어난 경우는 옷과 분리된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옷을 빼앗은 비구가 옷을 가지고 의계를 벗어나거나,
옷을 잃어버린 비구가 스스로 의계를 벗어나 숙박하게 되면 옷과 분리된 경우에 해당된다.
‘니살기바일제(尼薩耆波逸提)’란 이 같은 옷을 즉시 회사하여 다른 사람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
‘대중 스님들에게’라는 것에 대해 논사들은 “호본(胡本)에는 대중 스님들 사이에 회사하는 법이 없으니 바일제죄는 상대방에게 허물을 참회하는 것이다”라고 풀이한다.
다시 논사들은 “비구니의 경우,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셔서 지금에 이르도록 득계사미니(得戒沙彌尼)라는 것이 성립하지 않았는데 하물며 죄를 범한다는 것이 있을 수 있겠는가?
여기서 한 순간도 숨기지 않는다는 것이란 여학법(與學法)에 해당하는 것이다”고 풀이한다.
또 어떤 논사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한 사람의 여학법이 있었고,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다음에는 계빈국에 한 사람의 득계사미가 있었으니,
이들 두 사람은 모두 누진을 얻었다”고도 풀이한다.
또 어떤 논사는 “득계사미의 대중은 악법을 저지르지 않더라도,
다시 이견(異見)을 일으켜 외도법(外道法)에 편입되거나,
또는 정법을 즐기지 않고 계율을 반납하고 환속하기도 하지만 반드시 성제(聖諦)를 인견(引見)하지 못하고 목숨을 마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비구가 근본적으로 다른 이에게 옷을 주지 않고 그들을 노여워하기 때문에 그들을 괴롭히고자 잠정적으로 주고 나서 그들의 옷을 강제로 빼앗게 되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28) 제이십육사(第二十六事)
이것은 불공계이니,
여타의 4중에게는 모두 이 같은 계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때에 장로 비가(毘呵)’라는 것은 진나라 말로는 단(斷)이다.
이미 일체 생사의 번뇌를 끊었기 때문에 ‘단’이라 말하는 것이다.
비록 일체의 아라한이 모두 누진을 얻었어도 그 근본에 따라 이름을 짓되,
각자 인연이 있는 까닭에 동일하지 않다.
비가(毘呵)비구에게 값어치가 10만 전이나 되는 좋은 승가리가 있었다.
이때에 도둑 떼가 그 옷을 뺏고자 비구의 방문 앞까지 와서 문을 두드렸다.
누구인가 묻자,
도둑들이 “비구여,
우리들이 그대의 승가리를 가지러 왔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비가비구가 승가리를 창문에 놓아 두고 4선(禪)에 들어가서 신통력으로 이를 지켜 빼앗지 못하게 하였다.
여러 도적들이 갖가지 방편을 써도 옷을 뺏을 수 없자,
서로 상의하면서 “오늘은 이 걸로 그치고 탁발하러 나간 틈을 타서 가져가면 된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그 계책대로 나중에 부재중인 틈을 타서 옷을 가지고 갔으니,
마침내 이 같은 인연으로 승가리를 잃어버렸다.
3개월간의 하안거를 지내는 도중에 윤달이 끼게 되자,
8월에 이르기 전에 전안거(前安居)가 해제되었다.
‘윤달이 끼게 되자’란 이에 대해 다시 어떤 논사는 “윤달이 끼었기에 8월을 채우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후안거는 7휠 15일부터 시작하여 8월에 이르기 전이니,
7월 16일부터 순서대로 여섯 밤 동안 아란야에 안거하는 비구 처소에는 이의숙(離衣宿)이 허락된다”고도 풀이한다.
‘허락한 이유’란 외국의 도적들에게는 훔치는 때가 있으니,
이 여섯 밤사이가 도적이 발동하는 때이기에 허락한 것이다.
이 옷은 대중 스님들의 경계 내에 맡겨 놓아야 한다.
만약 재가자의 집인 경우 도적이 들 염려가 없어야 하니 엿새째 되는 날 옷을 도로 찾아와야 한다.
만약 옷이 있는 장소로 찾아가서 다른 옷을 받아오거나,
또는 가져오지 않거나,
또는 옷이 있는 장소로 찾아가지도 않고 다른 옷을 수지하지도 않은 채로 여드레째의 지료시(地了時)에 이르게 되면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된다.
‘아란야처(阿練若處)’란 마을에서 5백 궁(弓) 정도 떨어진 장소를 아란야 처소라고 한다.
호보(胡步)로 4백 보 정도가 1백 궁이다.
‘호보’란 1걸수가 1보이다.
이처럼 4백 보가 1백 궁에 해당되고,
4백 궁이 1구루사(拘屢舍)에 해당하고 4구루사가 1유순(由旬)에 해당된다.
이에 대해 어떤 논사는 “1구루사는 4백 궁에 해당된다.
마갈제국의 1구루사는 북쪽 지방의 반 구루사에 상당하니,
중국은 평지이기에 가깝게 책정한 것이고 북쪽 지방은 산기슭에 높낮이가 있어서 멀어진 것이다”고도 풀이한다.
또 어떤 논사는 “중국에는 바람이 많이 불기에 멀리서는 북소리가 들리지 않고,
가까워야만 들리게 되니,
이 때문에 가깝게 된 것이다.
그러나 북쪽 지방은 바람이 적어서 멀리서도 북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멀어진 것이다”고도 풀이한다.
‘남쪽 지방과 북쪽 지방이 거리를 멀거나 가깝게 책정한 이유’란 북소리를 듣는데 멀리서도 들을 수 있거나 가까운 데서 들을 수 있는 데 근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어떤 논사는 “구로사는 소리를 이름하는 것이다”고도 풀이한다.
대체로 북소리가 들리는 거리를 1구루사로 정하고 있으니,
논사들도 이와 같이 그 이치를 확정하고 있다.
29) 제이십칠사(第二十七事)
이것은 공계이니,
비구ㆍ비구니 모두에게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되고,
식차마니ㆍ사미ㆍ사미니에게는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열흘이 되지 않아 자자(自恣)를 하게 되니’란 자자하고 나서 열흘의 기간 동안 급시의(急施衣)를 취득하게 되는데,
왕이 보시하거나 왕비가 보시하거나 왕자가 보시하거나 대신이나 장수들이 대중 스님들에게 보시하게 된다.
믿고 좋아하는 마음에서 물건을 스님들에게 보시하는 것이지만 여러 귀족들은 선심을 내기가 힘들기에 자주 이런 기회를 만나기가 어럽다.
또 다른 급한 인연이 있어도 급시의라 이름하게 된다.
만약 받지 않는다면,
상대방은 공덕을 이루지 못하고 대중 스님들은 옷을 얻지 못하니,
이 때문에 수용을 허락하게 되었다.
만약 여인이 시집가려고 할 때에는 시댁에 가게 되면 자유롭지 못하기에 지금 자유로운 틈을 타서 물건을 보시하게 된다.
만약 병든 이가 보시하려는 경우는 착한 마음으로 물건을 스님들에게 보시하여 그 생사의 이로움을 얻으려는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을 모두 급시의라고 한다.
대중 스님들이 옷을 취득하게 되면 즉시 법랍의 순서에 따라 분배하되 의시(衣時)에 이르기까지 비축해야 하니 7월 16일부터 8월 15일까지이다.
만약 공덕의(功德衣)가 없는 경우 모두 의시라 이름하게 되니,
이것이 이 한 달간의 기간을 의시라 이름하는 이유이다.
하안거를 마치면 신자들이 음식과 의복을 넉넉히 장만하여 대중 스님들을 공양하게 되는데 이때서야 여러 비구가 갖가지 업무를 보거나 옷을 세탁하거나 염색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한 달 동안 모두 회사해야 하는 까닭에 의시라 이름한다.
만약 공덕의가 있는 경우에는 8월 16일에서 납월 15일까지를 의시라 이름한다.
‘이 가운데서 범계에 해당하는 것’은 만약 공덕의가 없는 경우에는 8월 15일이 되면 이 같은 옷을 회사하거나 작정해서 수지해야 한다.
만약 회사하지 않거나 작정하지 않거나 수지하지 않으면서 8월 16일의 지료시(地了時)에 이르게 되면 니살기바일제죄가 성립된다.
만약 공덕의가 있는 경우에는 납월(臘月:음력 섣달) 15일이 되면 이 옷을 회사하거나 작정해서 수지해야 한다.
만약 회사하지 않거나 작정하지 않거나 수지하지도 않으면서 납월 16일의 지료시에 이르게 되면 사타죄가 성립되니,
여기서 열흘간의 급시의는 제외된다.
일체의 안거의(安居衣)는 반드시 자자하는 때를 기다려야 하는데.
만약 안거하는 도중에 분배하게 되면 돌길라죄가 성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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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가지 기묘함도 말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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