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정경』
K0223
T0465
가야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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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정경』
♣0223-001♧
가야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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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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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_0211_122358_nik_exc_s12 불암산 천보사
○ 2019_1201_162818_nik_fix 원주 구룡사
○ 2019_1201_155554_nik_exc_s12 원주 구룡사
○ 2019_1201_150134_nik_fix 원주 구룡사
○ 2019_1106_095453_can_fix 화순 영구산 운주사
○ 2019_1105_120952_nik_exc_s12 순천 조계산 선암사
○ 2019_1105_113543_nik_exc 순천 조계산 선암사
○ 2019_1106_152359_nik_exc 화순 계당산 쌍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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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_1017_153249_can_ori_rs 삼각산 화계사
○ 2020_1114_141517_can_ori 삼각산 도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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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伽耶山頂經
K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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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정경(伽耶山頂經)
원위(元魏) 천축 보리류지(菩提流支) 한역
김달진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세존[婆伽婆]께서 가야성(伽耶城)의 가야산 꼭대기에서 처음으로 보리(菩提)를 얻고,
족히 천여 명이 되는 큰 비구 대중들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과거에 모두 나계 선인(螺髻仙人)으로서 해야 할 일을 이미 했고,
하는 일을 이미 끝내어 무거운 짐을 버리고서 자기의 이익을 얻어 모든 번뇌를 다했으며,
바른 지혜의 마음으로 해탈을 얻어 일체 마음이 자재로워서 이미 피안(彼岸)에 도달했으며,
모두 아라한(阿羅漢)들이었다.
모든 한량없고 가없는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들이 다 시방세계로부터 모였는데 큰 위덕(威德)이 있었으며,
다 모든 지혜[忍]와 모든 다라니(陀羅尼)와 모든 깊은 삼매를 얻었고,
모든 신통을 갖추었다.
그들의 이름은,
문수사리(文殊師利)보살ㆍ관세음(觀世音)보살ㆍ득대세(得大勢)보살ㆍ향상(香象)보살ㆍ용시(勇施)보살ㆍ용수행지(勇修行智)보살 등이 우두머리였다.
이러한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그 수가 한량이 없는 데다가 아울러 모든 하늘ㆍ용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와 인비인(人非人) 등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홀로 고요히 사람이 없는 곳에서 모든 부처님들의 깊고 깊은 삼매[諸佛甚深三昧]에 드시어 법계를 관찰하고 이렇게 생각하셨다.
‘내가 아뇩다라삼먁보리를 얻고 일체 지혜를 얻어서 할 일을 이미 끝냈으며,
모든 무거운 짐을 벗고 모든 험한 길을 건넜으며,
무명을 없애고서 참된 밝음을 얻었으며,
모든 화살을 뽑아 갈애를 끊었으며,
법의 배[船]를 이룩하고 법의 북[鼓]를 두드리고 법의 소라를 불고 법의 당기를 세워서 생사의 씨앗을 돌려 열반(涅槃)의 성품을 보이며,
삿된 길을 막아 바른 길을 열고,
모든 죄의 밭[罪田]을 여의어 복 밭[福田]을 보이리라.
이제 내가 저 법을 관찰하건대
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얻음에 있어서 무슨 지혜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며,
또 무엇으로써 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법을 증득하는 데에 몸으로써 얻는다 하고 마음으로써 얻는다 하겠는가.
만약에 몸으로써 몸을 얻는다면 몸은 곧 앎[知]이 없고 깨달음이 없어서 풀과 같기도 하고,
나무와 같기도 하고,
흙덩이와 같기도 하고,
그림자와 같기도 하여 알음알이가 없는 것이고,
사대(四大)로 만들어졌고,
부모로부터 태어났기 때문에 그 성질이 무상(無常)한 것이니,
설령 의복ㆍ음식ㆍ와구(臥具)ㆍ목욕[藻浴]으로써 유지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 법은 언젠가는 반드시 허물어지고 사라지게 되기 마련이다.
만약 마음으로써 마음을 얻는다면 마음은 곧 환(幻)과 같이 뭇 인연을 따라 나는 것이어서 처소도 없고 형상도 없고 물체도 없어 아무것도 없기 마련이다.
보리란 다만 명자(名字)가 있어서 세속 때문에 말하는 것일 뿐 소리도 없고 빛깔도 없고 이루어짐도 없고 지어감도 없고 들어감도 없고 볼 수도 없고 의지할 수도 없어서 오고가는 길이 끊기며,
모든 언설(言說)을 뛰어넘고 삼계(三界)에 벗어나서 보는 것도 없고 듣는 것도 없고 깨닫는 것도 없고 집착하는 것도 없고 관(觀)하는 것도 없으며,
희론(戱論)을 여의어 다투는 것도 없고 보이는 것도 없고 관할 수도 없고 볼 수도 없으며,
음향(音響)이 없고 문자(文字)가 없어서 언어의 길을 여의었나니,
이와 같이 보리를 증득해야 하거늘 무슨 지혜로써 보리를 증득하고 보리의 법을 증득하는 것이겠는가.
이러한 모든 법은 다만 명자(名字)가 있을 뿐이어서
단지 거짓 이름으로 말하고 화합된 이름으로 말하고 세속의 이름에 의지해 말할 뿐,
분별하거나 분별하여 말할 것이 없으며,
거짓으로 이루어졌기에 이루어짐이 없고,
물체가 없기에 물체를 여의고,
취할 것[取]이 없기에 말할 수 없고,
저 곳에 집착함이 없기에 증득할 사람도 없고,
무엇으로써 증득할 수도 없고 증득할 만한 법도 없는지라.
이와 같이 통달한다면 이는 곧 아뇩다라삼먁보리를 증득함이라 하리니,
다름이 없고 다름을 여의니만큼 보리의 상(相)이 없는 것이로다.’
그때 문수사리 법왕자가 대중 가운데서 부처님 오른편에 서서 큰 보배 일산을 잡아 부처님 머리 위를 덮고 있었는데,
때에 문수사리가 잠자코 세존께서 이와 같이 생각하심을 알고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보리가 이러한 상(相)이라면 선남자ㆍ선여인이 어떻게 보리에 발심하여 머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ㆍ선여인은 마땅히 저 보리의 상과 같이 하여 발심하여 머물러야 하리라.”
문수사리는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리의 상을 어떻게 알아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보리의 상이란 삼계를 벗어나고 일체 세속의 명자와 언어를 벗어나고 일체의 음향[響]을 벗어난지라,
발심이 없는 발심으로 모든 발심을 없애나니,
이것이 곧 보리심을 내어 머무는 것이니라.
이 때문에 문수사리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일체의 발심을 벗어나느니,
이것을 발심하여 머무는 것이라 한다.
문수사리여,
내는 것이 없는 그것이 바로 보리심을 내어 머무는 것이니라.
문수사리여,
보리심을 냄이란 내어서 머무는 물체가 없나니 이것이 보리심을 내어 머묾이며,
문수사리여,
보리심을 냄이란 장애가 없는 머묾이니 이것이 보리심을 내어 머묾이며,
문수사리여,
보리심을 냄이란 법의 성품[法性] 그대로 머무는 것이니 이것이 보리심을 내어 머묾이니라.
문수사리여,
보리심을 냄이란 일체 법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보리심을 내어 머묾이며,
문수사리여,
보리심을 냄이란 실제(實際)와 같은 것을 파괴하지 않나니 이것이 보리심을 내어 머묾이니라.
문수사리여,
보리심을 냄이란 옮기지도 않고 더하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고 같지도 않나니,
이것이 보리심을 내어 머묾이며,
문수사리여,
보리심을 냄이란 거울 속의 형상과 같고 더울 때의 아지랑이와 같고 그림자와 같고 메아리와 같고 허공과 같고 물속의 달과 같나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보리심을 내어 머무를 것이니라.”
그때 모임 가운데에 월정광덕(月淨光德)이란 천자가 있었는데,
아뇩다라삼먁보리심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그가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보살마하살이 처음으로 무슨 법을 관하기에 보살행을 행하고 무슨 법에 의지하기에 보살행을 행합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의 행은 대비로써 근본을 삼나니 모든 중생들을 위해 그러합니다.”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의 대비는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습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BO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의 대비는 정직한 마음으로써 근본을 삼습니다.”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의 정직한 마음은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습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의 정직한 마음은 일체 중생들에게 평등한 마음으로써 근본을 삼습니다.”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의 일체 중생들에게 평등한 마음은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습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의 일체 중생들에게 평등한 마음은 다름이 없고 다름을 여의는 행으로써 근본을 삼습니다.”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의 다름이 없고 다름을 여의는 행은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는 것입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의 다름이 없고 다름을 여의는 행은 깊고 깨끗한 마음으로써 근본을 삼습니다.”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의 깊고 깨끗한 마음은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는 것입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의 깊고 깨끗한 마음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으로써 근본을 삼습니다.”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은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습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은 육바라밀(六波羅蜜)로써 근본을 삼습니다.”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의 6바라밀은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는 것입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의 6바라밀은 방편과 지혜로써 근본을 삼습니다.”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의 방편과 지혜는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는 것입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의 방편과 지혜는 방일(放逸)하지 않는 것으로써 근본을 삼습니다.”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의 방일하지 않음은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습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이 방일하지 않음은 세 가지 선한 행[三善行]으로써 근본을 삼습니다.”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의 세 가지 선한 행은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습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의 세 가지 선한 행은 열 가지 선한 업의 도[十善業道]로써 근본을 삼습니다.”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선한 업의 도는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습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선한 업의 도는 계율을 지키는 것으로써 근본을 삼습니다.”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이 계율 지킴은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습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이 계율을 지킴은 바르게 기억하는 것으로써 근본을 삼습니다.”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이 바르게 기억함은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습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이 바르게 기억함은 바르게 관(觀)하는 것으로써 근본을 삼습니다.”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이 바르게 관함은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습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이 바르게 관함은 굳게 기억하여 잊지 않는 것으로써 근본을 삼습니다.”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보살마하살이 몇 가지 마음이 있어야 인(因)을 성취하고 과(果)를 성취할 수 있습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마음이 있어서 인을 성취하고 과를 성취할 수 있나니,
네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처음으로 발심함이요,
둘째는 행하는 발심이요,
셋째는 물러나지 않는 발심이요,
넷째는 일생보처(一生補處)의 발심입니다.
다시 천자여,
처음으로 발심함이란 마치 종자를 심는 것과 같고,
둘째 행하는 발심이란 움[芽]이 돋아 자라나는 것과 같고,
셋째 물러나지 않는 발심이란 줄기ㆍ잎ㆍ꽃ㆍ열매가 처음으로 성취되는 것과 같고,
넷째 일생보처의 발심이란 열매 등이 쓰임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다시 천자여,
처음으로 발심함이란 마치 수레를 만드는 장인[車匠]이 재목을 모으는 지혜와 같고,
둘째 행하는 발심이란 재목을 잘 다듬는 깨끗한 지혜와 같고,
셋째 물러나지 않는 발심이란 재목을 제자리에 안배하는 지혜와 같고,
넷째 일생보처의 발심이란 수레를 완성하여 운전하는 지혜와 같은 것입니다.
다시 천자여,
처음으로 발심함이란 마치 초생달과 같고,
둘째 행하는 발심이란 초닷새날 달과 같고,
셋째 물러나지 않는 발심이란 초열흘날 달과 같고,
넷째 일생보처의 발심이란 열나흘날 달과 같고,
여래의 지혜는 보름날의 달과 같은 것입니다.
다시 천자여,
처음으로 발심함이란 능히 성문(聲聞)의 지위를 뛰어넘음이고,
둘째 행하는 발심이란 능히 벽지불(辟支佛)의 지위를 뛰어넘음이고,
셋째 물러나지 않는 발심이란 능히 안정되지 않은 지위를 뛰어넘음이고,
넷째 일생보처의 발심이란 이미 안정된 지위에 편히 머무는 것입니다.
다시 천자여,
처음으로 발심함이란 첫 장[初章]을 배우는 지혜와 같고,
둘째 행하는 발심이란 모든 장(章)을 분별하는 지혜와 같고,
셋째 물러나지 않는 발심이란 셈하는[算數] 지혜와 같고,
넷째 일생보처의 발심이란 모든 논(論)을 통달하는 지혜와 같은 것입니다.
다시 천자여,
처음으로 발심함이란 인(因)을 따라 나는 것이고,
둘째 행하는 발심이란 지혜를 따라 나는 것이고,
셋째 물러나지 않는 발심이란 끊음[斷]을 따라 나는 것이고,
넷째 일생보처의 발심이란 과(果)를 따라 나는 것입니다.
다시 천자여,
처음으로 발심함이란 인(因)에 섭수되는 것이고,
둘째 행하는 발심이란 지혜에 섭수되는 것이고,
셋째 물러나지 않는 발심이란 끊음에 섭수되는 것이고,
넷째 일생보처의 발심이란 과(果)에 섭수되는 것입니다.
다시 천자여,
처음으로 발심함이란 인(因)에서 나고,
둘째 행하는 발심이란 지혜에서 나고,
셋째 물러나지 않는 발심이란 끊음에서 나고,
넷째 일생보처의 발심이란 과(果)에서 나는 것입니다.
다시 천자여,
처음으로 발심함이란 인차별분(因差別分)이고,
둘째 행하는 발심이란 지차별분(智差別分)이고,
셋째 물러나지 않는 발심이란 단차별분(斷差別分)이고,
넷째 일생보처의 발심이란 과차별분(果差別分)입니다.
다시 천자여,
처음으로 발심함이란 약초(藥草)를 취하는 방편과 같은 것이고,
둘째 행하는 발심이란 약초를 분별하는 방편과 같은 것이고,
셋째 물러나지 않는 발심이란 병자가 약을 먹는 방편과 같은 것이고,
넷째 일생보처의 발심이란 병을 낫게 하는 방편과 같은 것입니다.
다시 천자여,
처음으로 발심함이란 법왕의 집에 태어나는 것이고,
둘째 행하는 발심이란 법왕의 법을 배우는 것이고,
셋째 물러나지 않는 발심이란 법왕의 법을 배워 구족하는 것이고,
넷째 일생보처의 발심이란 법왕의 법을 배워 자재로움을 얻는 것입니다.”
그때 대중 가운데 정광명주(定光明主)라는 천자가 있었는데,
그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때에 정광명주 천자가 문수사리 법왕자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의 가장 요약된 도[略道]이기에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이 요약된 도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빨리 얻습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들의 요약된 도가 두 가지 있으니,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두 가지 도로써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습니다.
두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방편의 도이고,
둘째는 지혜의 도이니,
방편이란 선한 법을 포섭할 줄 아는 것이고,
지혜란 모든 법을 여실하게 하는 지혜이며,
또 방편이란 모든 중생을 관찰하는 것이고,
지혜란 모든 법을 여의는 지혜이며,
또 방편이란 모든 법의 서로 응함을 아는 것이고,
지혜란 모든 법의 서로 응하지 않음을 아는 지혜이며,
또 방편이란 인(因)의 도를 관찰하는 것이고,
지혜란 인의 도를 없애는 지혜이다.
또 방편이란 모든 법의 차별을 아는 것이고,
지혜란 모든 법의 차별 없음을 아는 지혜이며,
또 방편이란 불토를 장엄하는 것이고,
지혜란 불토를 장엄하되 평등하여 차별이 없는 지혜이며,
또 방편이란 중생들의 근성에 들어가 행하는 것이고,
지혜란 중생들을 보지 않는 지혜이며,
또 방편이란 도량에 이르는 것이고,
지혜란 일체 부처님 보리의 법을 증득하는 지혜가 그것입니다.
다시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또 두 가지 요약된 도가 있으니,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두 가지 도로써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습니다.
두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돕는 도이고,
둘째는 끊는 도이니,
돕는 도란 5바라밀이요,
끊는 도란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이다.
또 두 가지 요약된 도가 있으니,
두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거리낌이 있는 도이고,
둘째는 거리낌이 없는 도이니,
거리낌이 있는 도란 5바라밀이고,
거리낌이 없는 도란 반야바라밀이다.
또 두 가지 요약된 도가 있으니,
두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번뇌가 있는 도이고,
둘째는 번뇌가 없는 도이니,
번뇌가 있는 도란 5바라밀이고,
번뇌가 없는 도란 반야바라밀이다.
또 두 가지 요약된 도가 있으니,
두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한량이 있는 도이고,
둘째는 한량이 없는 도이니,
한량이 있는 도란 상(相)의 분별을 취하는 것이고,
한량이 없는 도란 상의 분별을 취하지 않는 것이다.
또 두 가지 요약된 도가 있으니 두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지혜의 도이고,
둘째는 끊는 도이니 지혜의 도란 초지(初地)로부터 7지(地)에 이르기까지이고,
끊는 도란 8지로부터 10지에 이르기까지입니다.”
그때 모임 가운데에 있던 용수행지(勇修行智)라는 보살마하살이 문수사리 법왕자에게 물었다.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이치라 하고,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지혜라 합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서로 응하지 않는 것을 이치라 하고,
서로 응하는 것을 지혜라 합니다.”
용수행지보살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어째서 서로 응하지 않는 것을 이치라 하고,
어째서 서로 응하는 것을 지혜라 합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이치란 이른바 함이 없는 것이라 저 이치가 한 가지 법도 서로 응하는 것이 없는가 하면,
한 가지 법도 서로 응하지 않는 것이 없나니,
왜냐하면 변함이 없고 상(相)이 없기 때문입니다.
왜 이치가 한 가지 법도 서로 응하는 것이 없고 한 가지 법도 서로 응하지 않는 것이 없는가 하면,
본래 이치를 성취할 수 없기 때문이니,
이 때문에 한 가지 법도 서로 응하는 것이 없고 한 가지 법도 서로 응하지 않는 것이 없으며,
이치란 옮기지도 않고 더하지도 않나니,
한 가지 법도 서로 응하는 것이 없고,
한 가지 법도 서로 응하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지혜란 도(道)라 이름합니다.
도는 마음과 서로 응하는 것이어서 서로 응하지 않는 것이 아니니,
선남자여,
이 이치 때문에 지혜는 서로 어응하는 것이고 서로 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름합니다.
다시 선남자여,
지혜는 끊음[斷]과 서로 응하는 것이라 이름합니다.
이 때문에 선남자여,
지혜는 서로 응하는 법이고 서로 응하지 않는 법이 아니라 이름합니다.
다시 선남자여,
지혜는 5음(陰)과 12입(入)과 18계(界)와 12인연(因緣)의 이치에 부합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잘 관찰하나니,
선남자여,
이 이치 때문에 지혜는 서로 응하는 것이고 서로 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름합니다.
다시 선남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 지혜가 있으니,
열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인(因)의 지혜요,
둘째는 과(果)의 지혜요,
셋째는 이치의 지혜요,
넷째는 방편의 지혜요,
다섯째는 슬기로운 지혜요,
여섯째는 포섭하는 지혜요,
일곱째는 바라밀의 지혜요,
여덟째는 대비의 지혜요,
아홉째는 중생을 교화하는 지혜요,
열째는 일체 법에 집착하지 않는 지혜이니,
선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지혜라 합니다.
다시 선남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 내는[發] 것이 있으니,
열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몸으로 내는 것이니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몸의 업[身業]을 청정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며,
둘째는 입으로 내는 것이니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입의 업[口業]을 청정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며,
셋째는 뜻으로 내는 것이니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뜻의 업[意業]을 청정케 하려고 하기 때문이며,
넷째는 안으로 내는 것이니 일체 모든 중생들에게 허망한 분별을 하지 않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바깥으로 내는 것이니 일체 중생들에게 평등한 행을 하기 때문이다.
여섯째는 지혜로 내는 것이니 부처님의 지혜 청정함을 구족하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청정한 불토로 내는 것이니 일체 모든 부처님 국토의 공덕 장엄을 보이기 때문이며,
여덟째는 중생들을 교화함으로써 내는 것이니 일체 번뇌 병에 대한 약을 알기 때문이며,
아홉째는 진실로써 내는 것이니 정정취[正定聚]를 성취하기 때문이며,
열째는 함이 없는 지혜와 만족한 마음으로써 내는 것이니 일체 삼계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라.
선남자여,
이것을 모든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내는 것이라 합니다.
다시 선남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 행이 있으니,
열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바라밀의 행이고,
둘째는 일을 포섭하는 행이고,
셋째는 슬기로운 행이고,
넷째는 방편의 행이고,
다섯째는 대비의 행이고,
여섯째는 혜(慧)를 돕는 법을 구하는 행이고,
일곱째는 지(智)를 돕는 법을 구하는 행이고,
여덟째는 마음이 청정한 행이고,
아홉째는 모든 진리를 관하는 행이고,
열째는 일체 사랑스럽거나 사랑스럽지 않은 일에 탐착하지 않는 행이라.
선남자여,
이것을 모든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행이라 합니다.
다시 선남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열한 가지 다함이 없는 관(觀)이 있으니,
열한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몸의 다함이 없는 관이고,
둘째는 일의 다함이 없는 관이고,
셋째는 번뇌의 다함이 없는 관이고,
넷째는 법의 다함이 없는 관이고,
다섯째는 애욕의 다함이 없는 관이고,
여섯째는 소견의 다함이 없는 관이고,
일곱째는 도를 돕는 것의 다함이 없는 관이고,
여덟째는 취함[取]의 다함이 없는 관이고,
아홉째는 집착하지 않는 것의 다함이 없는 관이고,
열째는 서로 응하는 것의 다함이 없는 관이고,
열한째는 도량의 지혜 성질의 다함이 없는 관이라.
선남자여,
이것을 모든 보살마하살의 열한 가지 다함이 없는 관이라 합니다.
다시 선남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 대치(對治)하는 법이 있으니,
열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간탐하는 마음을 대치하는 것이니,
보시의 비를 퍼붓기 때문이며,
둘째는 파계하는 마음을 대치하는 것이니,
몸ㆍ입ㆍ뜻의 업의 세 가지 법을 청정케 하기 때문이며,
셋째는 성내는 마음을 대치하는 것이니,
청정한 대자대비를 수행하기 때문이며,
넷째는 게으른 마음을 대치하는 것이니,
모든 불법을 구하되 지치거나 게으름이 없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불선한 각(覺)ㆍ관(觀)의 마음을 대치하는 것이니,
선정과 해탈의 빠른 자재를 얻기 때문이다.
여섯째는 어리석은 마음을 대치하는 것이니,
결정된 지혜를 돕는 방편의 법을 내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모든 번뇌의 마음을 대치하는 것이니,
도를 돕는 법을 내기 때문이며,
여덟째는 뒤바뀐 도를 대치하여 진실한 법을 모으고 도를 도와서 뒤바뀌지 않는 도를 내기 때문이며,
아홉째는 자재롭지 않는 마음의 법을 대치하는 것이니 때와 때가 아님에 자재함을 얻기 때문이며,
열째는 아상(我相) 지님을 대치하는 것이니,
모든 법의 나 없음을 관하기 때문이라.
선남자여,
이것을 모든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대치하는 법이라 합니다.
다시 선남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 고요한 자리[寂靜地]가 있으니,
열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몸이 고요한 것이니 세 가지 몸의 불선한 업을 여의기 때문이며,
둘째는 입이 고요한 것이니 네 가지 입의 업을 청정하게 하기 때문이며,
셋째는 마음이 고요한 것이니 세 가지 뜻의 나쁜 행을 여의기 때문이며,
넷째는 안이 고요한 것이니 자기 몸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바깥 경계가 고요한 것이니 일체 법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섯째는 지혜 공덕이 고요한 것이니 도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뛰어나게 고요한 것이니 성스러운 자리[聖地]를 여실히 관하기 때문이며,
여덟째는 미래 경계가 고요한 것이니 저 언덕[彼岸]의 지혜로써 행을 돕기 때문이며,
아홉째는 세간의 일을 행하는 것이 고요한 것이니 일체 중생들을 속이지 않기 때문이며,
열째는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는 것이 고요한 것이니 대자대비한 마음으로 일체 중생들을 교화하기 때문이라.
선남자여,
이것을 모든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고요한 자리라 합니다.
다시 선남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여실히 수행하여 보리를 얻으므로 여실히 수행하여 보리를 얻지 않는 것이 없나니,
선남자여,
어떤 것이 모든 보살마하살이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선남자여,
여실히 수행함이란 말한 바 그대로를 수행하기 때문이고,
여실히 수행하지 않음이란 다만 말만 있을 뿐 여실히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선남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또 두 가지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 있으니,
두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지혜로써 여실히 도를 수행하는 것이고,
둘째는 끊음으로써 여실히 도를 수행하는 것이라.
선남자여,
이것을 모든 보살마하살의 두 가지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라 합니다.
다시 선남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또 두 가지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 있으니,
두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자신을 조복함에 있어서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고,
둘째 중생들을 교화함에 있어서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라.
선남자여,
이것을 모든 보살마하살의 두 가지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라 합니다.
다시 선남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또 두 가지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 있으니,
두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공용(功用)의 지혜로써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고,
둘째는 공용 없는 지혜로써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라.
선남자여,
이것을 모든 보살마하살의 두 가지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라 합니다.
다시 선남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또 두 가지1)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 있으니,
두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모든 자리[地]를 분별하는 것을 잘 알아서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고,
둘째는 모든 자리의 차별 없는 방편을 잘 알아서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라.
선남자여,
이것을 모든 보살마하살의 두 가지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라 합니다.
다시 선남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또 두 가지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 있으니,
두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모든 자리의 허물을 떠나서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고,
둘째는 모든 자리와 자리가 바뀌는 방편을 잘 알아서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라.
선남자여,
이것을 모든 보살마하살의 두 가지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라 합니다.
다시 선남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또 두 가지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 있으니,
두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성문ㆍ벽지불의 자리를 능히 설하여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고,
둘째는 부처님 보리의 퇴전하지 않는 방편을 잘 알아서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라.
선남자여,
이것을 모든 보살마하살의 두 가지 여실히 수행하는 것이라 합니다.
선남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에게 이러한 한량없고 가없는 여실히 수행할 것이 있으니만큼,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여실히 수행할 것을 배워야 하리니,
모든 보살마하살이 만약 이와 같이 여실히 수행한다면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으리다.”
그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 법왕자를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문수사리여.
그대는 이제 여러 보살마하살들을 위해 본업(本業)의 도를 잘 설했으니,
진실로 그대가 설한 바와 같으니라.”
이 법을 설할 적에 십천의 보살들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는데,
문수사리 법왕자를 비롯해 일체 세간의 하늘ㆍ사람과 아수라 등이 다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매우 기뻐하여서 믿음으로 받아 받들어 행하였다.
1)
고려대장경에는 ‘한 가지[一種]’로 되어 있으나 내용상 두 가지가 되어야 하므로 고쳐서 번역하였다.
● [pt op tr] 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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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정경』
♣022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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