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본행집경』
K0802
T0190
제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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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본행집경』 ♣0802-009♧
제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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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불본행집경 제9권
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한역
7.종원환성품 ②
“그때 가비라성에 석가종 5백 대신이 있었는데 모두 보살의 권속들이었다.
그들은 5백의 정사(精舍)를 세워 보살이 앉을 데를 준비하였다.
보살이 처음 성에 들어올 때
각각 자기 집 앞에 서서 기쁜 마음으로 합장 공경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하늘 중의 하늘이여,
부디 나의 정사(精舍)에 드시옵소서.
큰 뱃사공[船師]이여,
부디 나의 정사에 드시옵소서.
금색 몸을 가진 청정한 중생이여,
부디 나의 정사에 드시옵소서.
모두에게 기쁜 마음을 베푸는 이여,
부디 나의 정사에 드시옵소서.
명성이 자자하고 헐뜯음을 당하지 않는 이여,
부디 나의 정사에 드시옵소서.
덕이 가장 높아 견줄 이 없는 이여,
부디 나의 정사에 드시옵소서.’
그때 정반왕은 이와 같은 5백의 권속들을 가련히 여겼으므로
보살을 데리고 차례로 빠짐없이
그 정사에 들러 두루 돈 뒤에 비로소 자기 궁전으로 들어갔다.
보살이 탄생하던 날 석가종의 아들 5백 명이 동시에 출생하였는데,
보살이 드높아 가장 첫머리가 되었다.
또 석가종의 딸 5백 명이 같은 날에 났는데 야수다라(耶輸陀羅)가 우두머리가 되었다.
또 석가종의 노복 5백 명이 같은 날에 났는데 정반왕궁의 차닉(車匿)이 우두머리가 되었다.
석가종 여종 5백 명이 또한 같은 날에 나서 정반왕궁에서 태자를 시위했다.
흰 망아지 5백 마리가 또한 같은 날에 났는데 정반왕궁 마구간에 건척(揵陟)이 우두머리가 되었다.
다시 큰 코끼리가 5백 마리 있었으니,
몸빛은 흰 눈과 같고 여섯 이빨이 가지런한데 궁문 앞에 홀연히 나타났다.
또 5백의 큰 복장(伏藏)이 두루 사면으로 가비라를 둘러싸고 저절로 나타났다.
또 5백의 묘하고 아름다운 동산 숲이 있는데
흐르는 샘이며 목욕하는 못이며 가지가지 꽃과 과일이 다 가득 차서
가비라성 사면에 빙 둘러 나타났으니,
모두 태자의 위덕에서 나온 힘 때문이었다.
또 큰 상인 5백 명이 모든 돈과 재물과 많은 진기한 보배를 쌓아 가지고 함께 가비라성으로 왔다.
또 5백 자루의 미묘한 일산과 5백 개의 금 병을 좁쌀같이 번성한 왕들이 사신을 보내 정반왕에게 올리고,
이런 말을 했다.
‘이제 이 물건들을 대왕에게 바쳐 태자님을 경축코자 합니다.’
또 5천의 모든 바라문과 찰제리종과 큰 부자 장자들은 각각 자기의 딸을 정반왕에게 바쳤다.
그리하여 정반왕은 필요한 것은 모두 다 갖추었다.
그때 정반왕은 생각하였다.
‘내가 태자를 낳았으니,
이제 무엇이라 이름 지을까?’
그러면서 다시 생각하였다.
‘그가 나던 날에 모든 일이 저절로 이루어졌으니
이제 나는 태자의 이름을 성리(成利)라고 지으리라.’
정반왕은 곧 창고에서 금 백억 냥을 풀어 성리를 공양하고 이름을 지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했다.
이렇게 왕궁 안에는
모든 것이 다 풍족하네.
이제 태자의 이름을 짓노니
마땅히 성리라 하리라.”
8. 상사점간품(相師占看品) ①
“그때 정반왕은 점 잘치는 관상쟁이[相師]를 앞으로 불러 태자를 보게 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들 상을 보는 바라문은 이 태자가 우리 석가족 가운데서 좋을 지 나쁠 지 길흉의 상을 점쳐 보라.’
그때 상을 보는 바라문들은 왕의 칙명을 듣고서
일심으로 태자의 얼굴을 우러러보고
각각 옛 성인들이 전하는 모든 논(論)에 의거하여 서로 의논하고 나서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이제 크나큰 온갖 이익을 얻었습니다.
무슨 까닭이냐 하면,
이 태자에게는 큰 위덕이 있어
큰 중생이 이제 왕가에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시여,
굽어살피소서.
이 태자의 몸에는 32대장부상(大丈夫相)이 있습니다.
32장부상을 갖춘 이는 누구나 틀림없이 이 세간에 두 가지 과보가 있습니다.
다른 과보가 있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이 두 가지냐 하면,
첫째 집에 있어 세상 낙을 받는 경우에는 전륜성왕이 되어 4천하에 왕노릇을 할 것입니다.
대지를 두호하며 7보가 구족하고……(중략)……칼과 창을 쓰지 않고 인민을 교화하되 사해 영토 어디든 법대로 저절로 다스려질 것입니다.
둘째로 왕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배울 경우,
여래ㆍ응공[應]ㆍ정변지(正遍知)를 이루어 온 세계에 이름을 떨칠 것입니다.’
그때 정반왕은 이 예언을 듣고서 다시 바라문에게 물었다.
‘태자의 어느 곳에 대장부의 32상(相)이 있는가?’
▸ 바라문이 말했다.
‘서른두 가지 대인상(大人相)이라는 것은 이렇습니다.
첫째 태자의 발바닥이 안정되어 평평하며,
둘째 태자의 두 발바닥 중앙에 천복(千輻)의 수레바퀴 모양이 단정하게 자리하여 어여쁘게 청정하며,
셋째 태자의 손가락이 가늘고 길며,
넷째 태자의 발뒤꿈치가 둥글고 아름다우며,
다섯째 태자의 발등이 높고 불룩하며,
여섯째 태자의 손발이 부드러우며,
일곱째 태자의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그물막이 구족하며,
여덟째 태자의 장딴지가 사슴왕과 같으며,
아홉째 태자는 몸을 굽히지 않고 바로 섰을 때 두 손이 무릎을 넘으며,
열째 태자의 음부는 말의 그것처럼 오므라들어 숨어 있으며,
열한째 태자의 피부는 구멍마다 털 하나씩 나선형으로 나 있으며,
열두째 태자는 몸의 털이 위로 뻗어 오르며,
열셋째 태자의 피부는 도라솜같이 부드러우며,
열넷째 태자는 몸의 털이 금빛이며,
열다섯째 태자의 몸은 순박하고 청정하며,
열여섯째 태자의 입 안은 깊고 좋아 어여쁘고 반듯하며,
열일곱째 태자의 뺨 둘레가 사자왕같이 반듯하며,
열여덟째 태자의 두 종아리가 넓적하며,
열아홉째 태자의 몸은 니구다나무[尼拘樹]와 같이 위아래와 가로세로가 모두 같으며,
스무째 태자는 일곱 곳이 원만하며,
스물한째 치아가 40개나 되며,
스물두째 모든 치아가 가지런하고 빽빽하며,
스물셋째 치아가 성글지 않고 빠지지도 않고 덧니도 없으며,
스물넷째 네 개의 어금니가 희고 깨끗하며,
스물다섯째 몸이 청정하고 순 황금색이며,
스물여섯째 목소리가 범천왕과 같으며,
스물일곱째 혀가 넓고 길고 크고 부드럽고 붉고 엷으며,
스물여덟째 자시는 음식은 다 최상의 맛이 되며,
스물아홉째 눈이 검푸르며,
서른째 태자의 눈썹과 속눈썹이 소[牛王]와 같으며,
서른한째 미간에 흰 털이 오른쪽으로 돌아 부드럽고 청정하고 빛나고 고움을 구족했으며,
서른두째는 머리 위에 살 상투[肉髻]가 높고 넓고 평평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대왕이여,
이는 태자의 32가지 대장부상이니,
이와 같이 구족합니다. ◂
‘서른두 가지 대인상(大人相)이라는 것은 이렇습니다.
첫째 태자의 발바닥이 안정되어 평평하며,
둘째 태자의 두 발바닥 중앙에 천복(千輻)의 수레바퀴 모양이 단정하게 자리하여 어여쁘게 청정하며,
셋째 태자의 손가락이 가늘고 길며,
넷째 태자의 발뒤꿈치가 둥글고 아름다우며,
다섯째 태자의 발등이 높고 불룩하며,
여섯째 태자의 손발이 부드러우며,
일곱째 태자의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그물막이 구족하며,
여덟째 태자의 장딴지가 사슴왕과 같으며,
아홉째 태자는 몸을 굽히지 않고 바로 섰을 때 두 손이 무릎을 넘으며,
열째 태자의 음부는 말의 그것처럼 오므라들어 숨어 있으며,
열한째 태자의 피부는 구멍마다 털 하나씩 나선형으로 나 있으며,
열두째 태자는 몸의 털이 위로 뻗어 오르며,
열셋째 태자의 피부는 도라솜같이 부드러우며,
열넷째 태자는 몸의 털이 금빛이며,
열다섯째 태자의 몸은 순박하고 청정하며,
열여섯째 태자의 입 안은 깊고 좋아 어여쁘고 반듯하며,
열일곱째 태자의 뺨 둘레가 사자왕같이 반듯하며,
열여덟째 태자의 두 종아리가 넓적하며,
열아홉째 태자의 몸은 니구다나무[尼拘樹]와 같이 위아래와 가로세로가 모두 같으며,
스무째 태자는 일곱 곳이 원만하며,
스물한째 치아가 40개나 되며,
스물두째 모든 치아가 가지런하고 빽빽하며,
스물셋째 치아가 성글지 않고 빠지지도 않고 덧니도 없으며,
스물넷째 네 개의 어금니가 희고 깨끗하며,
스물다섯째 몸이 청정하고 순 황금색이며,
스물여섯째 목소리가 범천왕과 같으며,
스물일곱째 혀가 넓고 길고 크고 부드럽고 붉고 엷으며,
스물여덟째 자시는 음식은 다 최상의 맛이 되며,
스물아홉째 눈이 검푸르며,
서른째 태자의 눈썹과 속눈썹이 소[牛王]와 같으며,
서른한째 미간에 흰 털이 오른쪽으로 돌아 부드럽고 청정하고 빛나고 고움을 구족했으며,
서른두째는 머리 위에 살 상투[肉髻]가 높고 넓고 평평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대왕이여,
이는 태자의 32가지 대장부상이니,
이와 같이 구족합니다. ◂
만약에 어떤 사람에게 이런 장부의 상이 구족하다면 이 사람은 두 가지 과보를 얻을 것이니,
집에 있거나 출가하거나 위에서 말한 것과 같습니다.’
정반왕은 상을 보는 이들의 이런 말을 듣고 나서 매우 기뻐 어쩔 줄 몰랐다.
그리하여 온갖 맛이 구족한 음식을 상을 보는 바라문들에게 베풀어 마음대로 배불리 먹게 하고,
갖가지 아름다운 의복과 모든 보배와 재물을 보시하였다.
그때 정반왕은 가비라 큰 성 안 네거리와 모든 골목까지
어디든 빠짐없이 무차회를 베풀어 요구하는 물건을 모두 다 주었다.
먹을 것을 찾으면 먹을 것을 주었고,
마실 것을 찾으면 마실 것을 주었고,
옷을 찾으면 옷을 주었고,
향을 찾으면 향을 주었고,
와구를 찾으면 와구를 주었고,
방과 집을 찾으면 방과 집을 주었고,
재물을 요구하면 재물을 주었고,
낙타나 수레를 요구하면 낙타나 수레를 주었으니,
모든 공덕을 다 회향하여 태자의 몸을 이롭게 하려는 베풂이었다.
보살이 천비성(天▼((尸/月)*辛)城) 람비니 동산에서 어머니 태에서 탄생할 때,
뜻을 바로 하고 생각을 바로 하여 큰 광명을 놓아 빛이 세계에 가득 찼다.
또 이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여 18상(相)을 갖추었다.
그때 땅에 있는 모든 하늘과 모든 선인(仙人)은 이 상서를 보고 온몸에 기쁨이 가득 차 어쩔 줄 몰라 하면서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오늘 염부제 람비니 동산에서 보살이 탄생하여 일체 하늘과 사람의 세간에게 큰 안락이 되고,
어둠에 싸인 모든 무명(無明)중생에게 큰 빛이 되셨다.’
그때 사천왕은 저 땅에 있는 모든 하늘과 모든 선인들의 큰 소리를 들었으며,
그 사천왕천에 있는 모든 하늘은 이 말을 전해 듣고는 매우 기뻐서 큰 소리를 내어 옷자락을 펄럭이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이제 인간 가운데 보살이 탄생한 것은 모든 세간을 안락하고 밝게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삼십삼천은 사천왕이 부르짖는 음성을 듣고 또 크게 기뻐했으며,
이렇게 수야마천에 이르고 도리천으로부터 도솔타천에 들리고,
야마천으로부터 화자락천(化自樂天)에 들리고,
도솔타천으로부터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들리고,
화락천으로부터 전전하여 다시 색계(色界)의 범천(梵天)에 들리고,
타화자재천으로부터 범중천(梵衆天)에 들리고,
범천으로부터 범보천(梵輔天)에 들리고,
범중천으로부터 대범천(大梵天)에 들리고,
범보천으로부터 광천(光天)에 들리고,
대범천으로부터 소광천(少光天)에 들리고,
저 광천으로부터 무량광천(無量光天)에 들리고,
소광천으로부터 광음천(光音天)에 들리고,
무량광천으로부터 정천(淨天)에 들리고,
저 광음천으로부터 소정천(少淨天)에 들리고,
정천으로부터 무량정천에 들리고,
소정천으로부터 변정천(遍淨天)에 들리고 무량정천으로부터 광천(廣天)에 들리고,
변정천으로부터 광천에 들려 소광천에 이르고,
소광천에서 무량광천에 이르고,
무량광천에서 광과천(廣果天)에 이르고,
광과천에서 열천(熱天)에 이르고,
열천에서 무열천에 이르고,
무열천에서 무비천(無比天)에 이르고,
무비천에서 선현천(善現天)에 이르고,
선현천에서 이런 차례로 한 찰나 사이에 아가니타 일체 모든 하늘에 이르도록 각각 부르짖었다.
‘오늘 보살께서 세간에 탄생하시어 천상과 인간에게 큰 안락이 되시고 어둡고 눈먼 중생에게 큰 등불이 되셨다.’
그때 한 아사타(阿私陀) 선인이 삼십삼천에서 안거(安居)하다가
저 모든 하늘들이 기뻐 어쩔 줄 모르고 뛰면서
앞서 말한 대로 옷자락을 펄럭거리며 소리내는 것을 보고 모든 하늘들에게 물었다.
‘어진 대덕 삼십삼천이여,
이제 무슨 까닭에 온몸에 기쁨이 가득하여 어쩔 줄 모르고 뛰며 또 크게 부르짖으며 손으로 의관을 흔듭니까?’
질문이 끝나자 삼십삼천이 대답했다.
‘아사타 신선 대덕이여,
듣지 못하였습니까?
이제 세간 염부제 땅에 북쪽 설산(雪山) 밑에 가비라라고 하는 석가종의 성(城)이 있고,
그 성에 정반이라는 왕이 있습니다.
그 왕의 가장 큰 부인이 아들을 낳았는데 매우 단정하고 어여뻐서 특출납니다.
황금색 몸에 머리는 일산과 같으며,
코가 높고 둥글고 바르며,
두 팔이 밑으로 드리워 형체가 단엄합니다.
6근이 구족하여 여러 곳이 다 충만하여 금으로 끓여 부은 것 같으며,
32대장부상을 갖추고,
80가지 미묘한 상호가 원만합니다.
대선이여,
그 보살은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것이며,
이루고 나서 결정코 위가 없는 청정한 법륜을 굴릴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보살은
일체의 하늘ㆍ사람ㆍ마군ㆍ사문ㆍ바라문 등 모든 세간 가운데
스스로 모든 신통을 증득하고,
모든 신통을 증득한 뒤에는 정법을 드날릴 것입니다.
그 법은 비밀하며,
처음과 중간과 나중이 다 훌륭하며,
뜻이 깊고 묘하고 구족합니다.
그가 청정한 범행을 설할 때
모든 중생들은 법을 들음으로써
나는 법[生法]을 가진 이는 나는 법을 끊으며,
늙는 법을 받은 자는 늙는 법을 끊으며,
병드는 법을 받은 자는 병드는 법을 끊으며
죽는 법을 받은 자는 죽는 법을 끊고,
근심과 걱정과 고뇌도 다 끊어 그 근본을 멸하게 될 것입니다.’
아사타 선인은 삼십삼천들의 말을 듣자
마음에 두터운 믿음이 솟아
곧 저 하늘에서 몸을 감추어
증장(增長) 숲으로 내려와 현신하였다.”
이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1)
“남천축 땅에 우선야니(優禪耶尼)라는 성이 하나 있었는데,
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빈타(頻陀)산이 있었으며,
그 중간에 다시 아사타(阿私陀)라는 산이 있었다.
그때 선인이 그 산에 살았으므로 산을 인연하여 그 선인을 아사타라 일컬었다.”
그 선인은 도리천에서 내려왔다.
그 산에 살 때 시자 나라타(那羅陀)를 데리고 있었는데,
그 산에서 몸을 숨겨 이 가비라성에 왔으며,
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내려와 서며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전에 이 가비라성에서 여러 국사와 바라문의 말을 들었다.
정반왕이 보살 아들을 낳았는데,
그는 이 하늘과 인간과 우리들의 스승이니 가벼이 하거나 소홀히 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이제 신통을 나타내어 가비라성에 들어간다면 이치에 맞지 않노라.
왜냐 하면 가비라성은 옛날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 갈 것 같으면 반드시 그 여러 가지 기이한 상이 나타날 것이며,
나는 그를 높은 신을 섬기듯 존경해야 할 것이니 차라리 걸어서 저 성 안에 들어가리라.’
그 아사타와 시자 나라타는 걸어서 함께 가비라성에 들어갔다.
좁은 뒷거리로부터 가만히 정반왕궁에 향하고자 하여 궁문 앞에 왔는데,
그때 가비라 인민들이 어디나 가득 차서 빈틈이 없었으니 보살을 위하여 큰 장엄을 지은 것이었다.
그때 모든 대중들은 아사타 선인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고,
그가 가비라에 들어와 좁은 골목에서 정반왕 궁전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한량없는 국민들이 구름같이 모여서 선인을 따랐다.
그들은 놀랍고 괴이해도 무슨 이유로 선인이 이렇게 오느냐고 감히 묻지도 못하였다.
그 대중과 성내 인민들은 혹 자기 집 문 앞에 서기도 하고,
혹은 창가에 있으며,
혹은 굽은 난간에 의지하고,
혹 높은 망대 위에 있으며,
혹은 지붕 위에 있으면서 그 선인을 보고 서로 말하였다.
‘전에는 이 선인이 가비라성에 들어올 때 큰 신통을 타고 허공을 날아 정반대왕 궁중에 이르더니,
오늘은 걸어서 성에 들어온다.
우리는 알 수 없다.
무슨 뜻으로 걸어서 오는가?’
그때 아사타는 정반왕궁 문 앞에 이르러 문지기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 바라문은 옛날에는 할아버지같이 늙었었지만 오늘 걸어와 보니 되려 스무 살도 안 된 것 같다.
나라타 동자와 함께 왔는데 이 나라타는 이제 겨우 여덟 살이다.
그대는 나를 위하여 정반왕에게 아뢰어 주오.’
문지기가 말하였다.
‘존자의 말씀대로 아뢰겠습니다.’
그리고는 궁문으로 들어가 왕 앞에 이르러 갖추어 아뢰었다.
정반왕은 그 말을 듣고 존경심이 우러나고 한량없이 기뻐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서며 문지기 전령에게 일렀다.
‘너는 조금도 지체 없이 어서 선인을 모셔 오라.’
문지기는 도로 선인에게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대선이여,
때가 되었습니다.
빨리 궁에 드시옵소서.’
그리하여 아사타는 시자 나라타와 함께 정반왕궁으로 들어갔다.
정반왕은 멀리 궁전에서 아사타 선인이 점점 가까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선인 앞에 나와 받들어 영접하고,
그의 겨드랑이를 부축하여 가장 좋고 제일 희유한 보배 자리에 앉히고 절하며 이렇게 외쳤다.
‘내 이제 공경히 존자에게 예배드리오.’
그 선인은 정반왕에게 축원하였다.
‘오직 비옵나이다.
대왕이여,
항상 안락하소서.’
그때 정반왕은 선인에게 말하였다.
‘존자여,
무엇을 구하시려고 여기까지 굽혀 오셨습니까?
옷이 필요하신지,
음식이 필요하신지,
또는 그 밖에 어느 것을 필요로 하시는지,
필요한 대로 일러 주시면 어김없이 모두 갖추어 드리겠습니다.’
아사타는 대답하였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무엇이 모자라서 온 것도 아니며 옷이나 음식을 구하러 온 것도 아닙니다.
모든 것이 다 필요치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제 일부러 멀리서 온 까닭은 대왕의 가장 뛰어난 동자를 뵈옵고자 해서입니다.
대왕의 자비로운 은혜로 저에게 착하고 뛰어난 동자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때 태자는 보배 자리에서 잠들고 있었으므로 정반왕은 아사타에게 말했다.
‘존자 대선이여,
잠깐 동안 마음을 쉬소서.
동자는 지금 잠이 들어 아직 깨어나지 않았으니 잠깐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아사타는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동자가 주무신다는 말씀은 하지 마소서.
왜냐 하면 우리들은 깨어 있어도 마치 잠자는 사람 같지만 대왕의 동자는 오래 전부터 잠을 끊어 없애 다시는 잠들지 않고,
밤낮으로 항상 모든 중생을 위하여 안락을 얻게 하며 큰 이익을 주려고 선정에 들어 계신 것입니다.’
그때 정반왕은 태자가 잠에서 깨어날 때가 되었음을 알고 곧 궁 안에 들어가 칙령을 내려 궁사(宮舍)와 전당(殿堂)을 장엄시켰다.
깨끗한 물을 땅에 뿌리고 똥과 먼지를 쓸어낸 뒤에 향수를 거듭 뿌리고 그 위에 꽃을 흩고 곳곳마다 향로를 놓고 여러 가지 묘한 향을 피웠다.
또 갖가지 비단 당번과 일산을 달고 모든 수술을 드리우고 큰 보배 깃대를 세우고,
또 한량없는 진주 영락과 진주 그물과 갖가지 보배 방울을 달아 그 위에 덮고,
뭇 보배들을 달아서 해와 달과 별이 빛나듯 꾸몄다.
또 갖가지 묘한 보배 의상을 걸었으니,
마치 비천(飛天)이 손에 꽃과 영락을 쥐고 나는 듯하였으며,
게다가 빨강ㆍ자주ㆍ분홍ㆍ노랑 등 갖가지 빛깔의 상모를 달아 이렇게 정미롭고 화려하게 꾸며 궁중을 장엄하니,
건달바성과 다름이 없었다.
다시 석가족의 내외 권속 가운데 가장 뛰어나 위덕이 높은 이를 궁 안에 들게 하여 마야부인과 한 곳에 있게 했다.
그때 마야부인은 동자의 처소에 가서 손으로 동자를 안고 머리를 선인에게 돌려 선인의 발에 절을 시키는 것처럼 했다.
그러자 동자의 위덕력으로 그 몸이 스스로 돌아 발이 선인을 향했다.
정반왕이 다시 동자의 머리를 돌려 선인에게 예배시키려 하였으나 동자의 힘으로 다시 발이 스스로 돌아서 선인을 향했다.
정반왕은 다시 동자를 돌려 머리를 선인에게 향하려 했으나 또다시 발이 돌았으며,
이렇게 세 번을 하였다.
아사타가 멀리서 동자를 보니,
동자는 영원한 광명을 놓아 대지를 비추었다.
동자의 위덕이 단정하고 훌륭하며,
몸빛은 순일한 황금이요,
머리는 보배 일산 같으며,
코는 반듯하면서도 둥글고,
긴 팔이 내려 드리우고 지절이 바르고 균등하여 아무 결함 없이 구족하게 장엄하였다.
아사타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대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동자의 거룩하신 머리를 저에게 돌리지 마소서.
왜냐 하면 그의 머리로 제 발에 정례할 것이 아니라 제 머리로 그 발에 정례해야 할 것입니다.’
그는 다시 이런 말을 했다.
‘희유하고 희유합니다.
대인이 세상에 나셨습니다.
가장 희유합니다.
대인이 세상에 나셨습니다.
제가 하늘에서 들은 그대로 이 동자가 틀림없으며 그와 다름이 없습니다.’
그리고 아사타는 의복을 정돈하여 오른팔을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두 손을 내밀어 동자를 안아 그의 머리 위에 올리고 다시 본래 자리에 돌아와 앉은 다음에 동자를 무릎 위에 내려놓았다.
그때 마야부인은 아사타에게 말하였다.
‘어지신 존사(尊師)여.
동자로 하여금 대선의 발에 절하게 하여지이다.’
아사타는 대답했다.
‘국대부인이시여,
그런 말씀 마소서.
이제 이 동자는 저에게 절해서는 안 됩니다.
저와 모든 하늘들과 세상 사람들이 동자의 발에 예배해야 할 것입니다.’
그때 정반왕이 갖가지 진기한 보배를 아사타 선인에게 보시하자,
아사타는 스스로 물병을 드리워 손을 깨끗이 씻고 그 보시물을 받았고,
받고 나서 곧 도로 동자에게 바쳤다.
그러자 정반왕은 아사타 선인에게 말했다.
‘존자 대선이여,
내가 이 물건을 존자에게 베푸는 것이니 부디 받아 주소서.’
선인은 대답했다.
‘대왕께서 저에게 베푸신 것을 제가 이제 가장 높으신 동자께 돌려 베풀었습니다.’
정반왕은 말했다.
‘나는 대선의 복전(福田)이 훌륭함을 알기 때문에 대사에게 공양하는 것입니다.’
아사타 선인은 다시 대답했다.
‘저는 이제 이 훌륭한 인연을 보았기 때문에 동자께 돌려 베푼 것입니다.’
정반왕은 또 말했다.
‘대성(大聖) 존선(尊仙)이여,
저는 이제 존사의 이 뜻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선인은 다시 대답했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저는 이제 몸과 마음으로 이 동자께 깊이 귀복(歸伏)하였습니다.’
정반왕이 말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그리하시는지 저를 위해 설명하소서.’
그러자 아사타가 대답했다.
‘대왕이여,
지극한 마음으로 이 뜻을 잘 들으소서.
대왕을 위하여 그 본말(本末)을 말하겠습니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저는 옛적에 도리천에서 안거하며 도를 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이 온몸 가득 기쁨에 차서 어쩔 줄을 모르고 춤추고 의관으로 희롱하며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물었습니다.
<모든 하늘의 어진 이여,
무슨 인연으로 어쩔 줄 모를 만큼 기뻐 뛰며 의관을 가지고 춤추고 희롱하며 뛰나이까?>
이 말을 하고 나자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나에게 대답했습니다.
<대덕 선인이여,
그대는 아직 알지 못하십니까?
저 아래 세간 북쪽 지방 설산 밑에 가비라라는 석가종의 성(城)이 있고,
그 성에 정반이라는 왕이 있답니다.
그 왕의 첫 번째 부인이 동자 하나를 낳았는데,
어여쁘고 단정하여 사람들을 즐겁게 합니다.
몸은 황금색이요 머리는 둥글고 코는 바르며 발이 원만하고 팔이 길어 마치 금상(金像)과 같으며,
32대인상과 80종호(種好)를 갖추었으니,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고 마땅히 위없는 청정한 법륜을 굴릴 것입니다.>
이제 이 동자는 상모가 구족하여 결정코 의심할 데 없습니다.
이 동자는 스스로의 신력(神力)으로 이 세상과 또 과거와 미래 세상들과 하늘ㆍ인간ㆍ마군ㆍ사문ㆍ바라문 등 일체 세간을 알며 법상(法相)을 분별하고……(중략)……갖가지 고뇌의 요점을 말하여 해탈할 이를 해탈시킬 것입니다.
대왕이여,
저는 그때 이 말을 들었으므로 여기 와서 동자를 보는 것입니다.’
그때 정반왕은 선인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나를 크게 어여삐 여기고 나를 크게 이롭게 하여 걱정과 근심을 없게 하소서.
다시 어떤 법이 네 가지 행보다 나으며,
네 가지 행보다 나아서 훌륭하고 높습니까?
이제 이 동자는 이미 인간에서 나왔는데 미래에 위없는 대도를 이룰 수 있습니까?’
아사타 선인은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그 모든 바라문들은 각각 어디서 어떻게 수승한 도를 얻고 증득해 알았겠습니까?’
그때 정반왕은 다시 물었다.
‘나는 이제 대선의 앞에 있으니 내가 즐겁게 들을 수 있도록 해설해 주소서.’
아사타는 대답했다.
‘대왕이여,
우리 바라문의 집에 대대로 내려오는 4비타경대로 말하겠습니다.
지난 옛날에 바라문이 하나 있었으니 이름은 고양(羖羊)이라 했으며,
또 발가리(拔迦利)라는 바라문이 있었고,
발가바(拔迦婆)라는 바라문이 있었고,
말단지(末檀地)라는 바라문이 있었고,
가타라리(迦吒囉唎)라는 바라문이 있었고,
반적시기(般適尸棄)라는 바라문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다 아수라왕에게서 산술하는 법을 배워 잘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또 아제리야(阿帝利耶)라는 선인이 있었으며,
발라마단나(鉢羅摩檀那)라는 왕이 있었으며,
사나가(闍那迦)라는 왕이 있었는데,
이들은 다 몸의 괴로움을 없애는 방편을 얻었습니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이러이러하오니 이제 이 동자는 비록 인간계에 났으나 사람을 초월해서 사람보다 훌륭한 법을 얻었습니다.
대왕이여,
지난 옛날에 또 왕이 하나 있었으니 이름을 바가라(婆迦羅)라 하였습니다.
큰 바다에 성난 파도와 물결이 산더미 같아서 매우 건너가기 어려웠으나 그 할아버지도 못하고 그 아버지도 못하던 것을 그 몸은 건널 수 있었습니다.
대왕이여,
이런 이들은 비록 인간계에 났으나 큰 위덕이 있었으며,
위덕이 있었으므로 모든 하늘과 인간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정반왕은 선인에게 말했다.
‘만약 존사의 말씀과 같다면 나는 의심이 없습니다.
다만 나는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에 마음이 좁고 낮아져 놀랍고 두렵습니다.’
아사타 선인은 또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여,
마음에 조금이라도 의심이 있으시면 이제 마음대로 물으소서.
그것을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정반왕은 말하였다.
‘대사여,
나는 참으로 의심을 품고 있습니다.
저 지난 옛날에 있었던 조부왕(調浮王)ㆍ다라구왕(多羅求王)ㆍ지리파왕(知離婆王)ㆍ달리파왕(達離波王) 등 이런 이들은 보지도 못했고 알지도 못했는데,
나의 이 동자는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있을 줄을 보고 압니까?
그 인연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사타는 왕에게 대답했다.
‘대왕이여,
저도 대왕께 이런 의심이 있을 줄 아니,
의심이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대왕께서는 남이 말하는 것을 듣고 뜻으로 짐작해 헤아려서 스스로 의심을 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이나 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다른 왕들은 반드시 증험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대왕이여,
그 모든 왕자들 및 아버지ㆍ할아버지들은 우열이 같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대왕이여,
종성만으로는 최고가 되지 못하며 가문만으로도 최고가 되지 못하며,
먼저 났다고 해서 훌륭하고 뒤에 났다고 해서 그렇지 못하다거나 혹은 뒤에 났다고 해서 먼저 난 것보다 낫지도 않습니다.
대왕이여,
비유하면 날이 샐 적에 먼저 밝은 상이 나타나고 그런 뒤에 해가 뜨는 것과 같이,
그 밝은 상으로 치자면 밝게 비추지는 못하다가 해가 나온 뒤에 널리 대지를 비추어 모든 어둠을 남김없이 깨는 것과 같습니다.
대왕이여,
세상도 때로는 이러하여 아들이 아버지나 할아버지보다 훌륭하기도 합니다.’
그때 정반왕은 선인에게 말했다.
‘대덕 존사여,
비유를 들어서 저 일을 잘 증명하여 나를 일깨우고 의심을 풀어 주니 마음이 편안합니다.
대선 존사여,
나를 잘 받아 주소서.’
아사타는 다시 말했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제가 늙고 쇠약하여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제 이 동자는 나이 어린 소년으로 점점 장성하여 마침내 산림에 출가해 도를 닦을 것이니,
제가 늙고 쇠하여 자비로운 얼굴을 보지 못할 것이 한스럽습니다.’
그때 정반왕은 선인에게 물었다.
‘대선 존사여,
이제 이 동자는 결정코 출가하게 됩니까?’
아사타 선인은 대답했다.
‘대왕이여,
이젠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때 정반왕이 머리를 돌려 국사(國師)의 얼굴을 바라보자 아사타는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여,
마음으로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하십니까?’
‘대덕 존사여,
우리 국사 바라문들은 나에게,
이 동자는 반드시 전륜성왕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사타 선인은 다시 말했다.
‘대왕이여,
제 생각과 같이 될 것이며,
결코 헛소리가 아닙니다.
이제 말한 것은 진실하고 지극히 참됩니다.’
그러자 정반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다시 말했다.
‘대선 존사여,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더욱 큰 걱정입니다.
내 심장을 칼로 끊어내는 듯,
내 간장을 끓이듯 합니다.’
그때 아사타는 또 왕에게 대답했다.
‘대왕이여,
지혜 있는 이여,
그런 말씀 마소서.
대왕이여,
지난 옛날 대왕의 고증조부께서는 복업을 행한 공덕의 인연으로 중생을 제도하며 피안(彼岸)에 이르게 했습니다.
이렇게 큰 인도자가 왕의 아들로 태어난 것은,
인민들을 다스려 안락을 얻게 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정반왕은 또 선인에게 물었다.
‘대사여,
나도 생각은 그렇게 합니다만,
이제 이 동자가 나의 왕통(王統)을 이어 무거운 짐을 지고 나의 걱정을 대신해 준다면 나는 늙어서 출가하여 산에 들어가 마땅히 옛 도를 닦고자 합니다.’
정반왕은 또 선인에게 일렀다.
‘대사여,
나는 내 아들을 항상 집에 있게 할 생각인데,
어떠한 방편을 써야 아들이 어릴 때부터 나를 버리지 않겠습니까?’
아사타 선인은 다시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여,
저는 참으로 이런 방편을 결정적으로 말해서 장애를 짓고자 하지 않습니다.’
정반왕은 선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사여,
잘 들으소서.
나는 이제 갖가지 방편을 써서 나의 아들이 지금 어릴 때부터 한창 나이에 이르도록 잠깐도 떠나지 못하게 하고 나를 버리고 출가하지 못하게 하렵니다.’
아사타 선인은 왕에게 물었다.
‘대왕이여,
이제 무슨 일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정반왕은 대답했다.
‘존사여,
짐작하소서.
우리 국내의 상을 보는 바라문들은 다 나에게 말하기를,
이 동자가 만약 집에 있으면 마침내 전륜성왕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나는 그런 말을 합니다.’
아사타 선인은 다시 말했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그 상사들은 모두 크게 헛소리를 하였습니다.
왜냐 하면 이렇게 훌륭한 상은 전륜성왕의 상호가 아닙니다.
이제 이 동자는 백 가지 훌륭한 상과 거기에 따른 80가지 뛰어난 형상이 있어 빼어나게 특수하고 좋으며 분명하게 드러나서 모두 구족합니다.’
정반왕은 선인에게 물었다.
‘대사여,
어떤 것이 이 동자의 80가지 뛰어난 형상입니까?’
아사타는 왕에게 갖춰 말했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이제 이 동자는 두 손바닥에 금강문(金剛文)이 있습니다.
대왕이여,
이제 이 동자의 모든 손톱은 엷고 부드럽습니다.
대왕이여,
이제 이 동자의 모든 손톱은 그 빛이 구리 조각 같이 붉습니다.
대왕이여,
이제 이 동자의 모든 손톱에는 윤택이 있습니다.
대왕이여,
이제 이 동자의 모든 손가락은 빛이 묘합니다.
대왕이여,
이제 이 동자의 모든 손가락은 다 통통합니다.
대왕이여,
이제 이 동자의 복사뼈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이제 이 동자의 두 무릎은 둥글고 큰 광택이 있습니다.
대왕이여,
이제 이 동자의 행동은 조용하여 서서히 걷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걸음은 사자왕(獅子王) 같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걸음은 마치 소[牛王]와 같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걸음은 마치 거위왕[鵝王] 같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걸음은 조용하고 서서히 걷는 것이 마치 귀걸이[耳璫] 같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걸음은 조용하여 서 있는 것 같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 형체는 우뚝하게 곧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 형체는 부드럽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 형체는 매끄럽게 윤택이 있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의 피부는 충실합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에서는 묘한 향내가 납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을 능가할 이가 없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은 정숙(整肅)합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은 지절이 각각 분명합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이 드러날 때는 대범천왕 같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은 일그러짐이 없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 피부는 청정하여 검은 점이 없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에는 아무 병도 없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은 원만하고 반듯합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은 일곱 곳이 가지런히 원만합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은 모든 상호가 구족합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은 두루 단정합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이 가는 곳은 어디나 깨끗합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은 가장 휼륭하여 때[垢]가 없고 모든 털이 청정합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은 때의 장애가 없이 청정한 빛을 냅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에는 늘 있는 광명이 한 길이 됩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허리는 마치 활통 같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배는 흠이 없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배꼽은 깊이 가려져 묘하고 좋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배꼽은 단단하고 둥글어 흩어지지 않았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배꼽은 마치 수레바퀴 같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배꼽은 분명하게 오른쪽으로 선회하였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손은 거칠지도 않고 껄끄럽지도 않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손은 도라솜 같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손바닥에는 손금이 깊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는 손금이 죽책에 그은 것과 같고 부드럽고 빛납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는 손금이 지워지거나 흩어지지 않았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손금은 차례가 분명합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두 팔은 넓고 큽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머리는 마치 복사뼈같이 둥급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입술 빛은 마치 빈바라 과실 같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얼굴 모습은 고요합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혀는 얇고 길어서 붉은 구릿빛 같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목소리는 깊고도 맑습니다.’”
-----------
1)
1)이 문장은,
같은 이야기에 대해 조금 다르게 전해 내려오는 설을 경을 편찬한 사람이 소개하는 대목으로서,
주의 내용에 해당한다.
이하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들려 주시는 말씀이 이어진다.
○ [pt op tr]
[#M_▶더보기|◀접기|
주요출현 단어
0029 - 정반왕
0024 - 태자
0014 - 아사타
0008 - 동자
0007 - 선인
0007 - 보살
0007 - 바라문
0005 - 하늘
0005 - 태자
0005 - 위덕
0005 - 석가종
0005 - 가비라성
● [pt op tr] fr
_M#]
○ 음악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mus0fl--HERVE CRISTIANI - Il est libre Max.lrc
● 신상의 구족과 수행
공연히 보면 보기 좋은 경우가 있고 싫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바퀴벌레나 거미가 나타나면 공연히 싫고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면 문제다.
그런데 모델이나 유명 인기 배우는 사정이 또 다르다.
그런데 이런 차이가 수겁 이상에 걸친 수행여부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본 연구원은 반성할 점이 많다.
그러나 이런 사정을 잘 고려해서 지금부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실에서 자신은 반갑고 친하다고 가까이 다가가려는데
상대가 기겁을 하고 싫어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수행자는 수행을 통해 신상을 원만하고 좋은 형태로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내용이 『유마힐소설경』에도 제시된다.
그래서 32 상 80 종호는 그런 취지의 내용이다.
어느 시대 어느 상황이나 그 상황에서 중생들이 좋다고 보는 형태를 상징한다.
구체적으로 왜 그것이 좋은가는 중생들이 그것을 좋다고 보기에 그런 것이다.
그런데 그런 특성을 얻으려면 꾸준한 수행이 필요하다.
그래서 수행자는 그런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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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usm1550
◈Lab value 불기2564/07/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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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정보 ori
https://buddhism0077.blogspot.com/2020/07/2564-07-06-k0802-009.html#1550 sfed--불본행집경_K0802_T0190.txt ☞제9권 sfd8--불교단상_2564_07.txt ☞◆vusm1550 불기2564-07-06 θ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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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선종의 총칭. 1200년(고려 신종 3) 불일(佛日) 보조 국사가 승주군 송광산 길상사에서 정혜사를 창설. 희종이 즉위하여 산 이름을 조계산, 절 이름을 수선사로 고친 뒤부터 조계종이란 이름이 생김. 1212년 고려 강종왕이 조계산 수선사파를 조계종이라 하였으나, 어느 한 종만이 독점한 것은 아니고, 선종을 범칭하였던 것. 그뒤부터 각엄(覺儼)ㆍ태고(太古)ㆍ나옹(懶翁)ㆍ환암(幻庵)ㆍ찬영(粲英)ㆍ각운(覺雲)ㆍ무학(無學) 등 여러 스님들이 조계 종사(宗師)ㆍ조계승(僧)이라 하였으나, 항상 계속된 것은 아니다. 1941년 북한산 태고사를 서울특별시 종로구 수송동으로 옮겨 짓고, 그때 조선 불교 총본산을 만들면서, 선교 양종이란 종명을 고쳐 조계종이라 하다.
답 후보
● 조계종(曹溪宗)
조업(助業)
종(宗)
종자(種子)
종종계지력(種種界智力)
좌구(坐具)
주리반득(周利槃得)
ॐ मणि पद्मे हूँ
○ [pt op 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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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접하여
본토로 돌아오게 하리라."
● 새바라야 室佛囉耶<三十二> [ś va] rā ya
『불설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
♣0294-001♧
80
몯다니리마
沒馱你哩摩<二合引>拏<八十>
『성관자재보살일백팔명경』
♣112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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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일째]
일체중생불가설 $ 059▲極量極量為 一 ● 阿麼怛羅, ○□□□□,一,知,知,知
□□□□□□□, 一切佛剎不可說,
知眾生身不可說, 知其心樂不可說,
□□□□□□□, 일체불찰불가설,
지중생신불가설, 지기심요불가설,
갖가지 중생들을 말할 수 없고
갖가지 부처 세계 말할 수 없고
중생의 몸 아는 일도 말할 수 없고
그 마음 아는 것도 말할 수 없고
[189째]
지기업과불가설 $ 060■ ■知 知知菩見現 處清清修持
060▲ 阿麼怛羅阿麼怛羅為 一 ● 勃麼怛羅, ○□□□□,知,知,知,知
□□□□□□□, 知其意解不可說,
知其品類不可說, 知其種性不可說,
□□□□□□□, 지기의해불가설,
지기품류불가설, 지기종성불가설,
업과 과보 아는 일을 말할 수 없고
그 뜻을 아는 일도 말할 수 없고
그 종류 아는 일도 말할 수 없고
그 종성(種性) 아는 일도 말할 수 없고
●K0979_T0193.txt★ ∴≪A불본행경≫_≪K0979≫_≪T0193≫
●K0802_T0190.txt★ ∴≪A불본행집경≫_≪K0802≫_≪T0190≫
●K0993_T2029.txt★ ∴≪A불사비구가전연설법몰진게백이십장≫_≪K0993≫_≪T2029≫
법수_암기방안
59 순[입술] 치아[아] 설 口脣 【구순】 齒牙 【치아】
60 완수[腕首] - 손목
32 무릎 knee
80 거골[=발목뼈중 가장 윗뼈]
● [pt op tr] 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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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t op tr]
● 불본행집경_K0802_T0190 [문서정보]- 일일단상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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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본행집경』 ♣0802-009♧
[관련키워드]
제9권
■ 본 페이지 ID 정보
불기2564-07-06_불본행집경-K0802-009
https://buddhism007.tistory.com/17411
sfed--불본행집경_K0802_T0190.txt ☞제9권
sfd8--불교단상_2564_07.txt ☞◆vusm1550
불기2564-07-06
https://buddhism0077.blogspot.com/2020/07/2564-07-06-k0802-009.html
htmback--불기2564-07-06_불본행집경_K0802_T0190-ti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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