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나찰집』
K1033
T0720
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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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나찰집』 ♣1033-003♧
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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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無明羅剎集卷下
무명나찰집 하권
[경을 찬집했거나 혹은 지은 것이다.]
실역인명
김성구 번역
보살이 6입의 항복을 받고,
즉시에 다시 명색(名色)을 관찰하여 그의 체상을 알고 명색에게 말하였다.
“너 때문에 일체 중생이 큰 괴로움을 받으니,
너는 마땅히 속히 네 몸의 업을 돌이켜야 한다.”
명색이 말하였다.
“나는 스스로 몸의 허물이 있는 줄 모릅니다.”
보살이 말하였다.
“너는 어찌하여 자신의 허물을 알지 못하는가?
너는 속이는 짓을 하여 체상이 극히 악하다.
너의 인연을 말미암아서 능히 일체 중생의 6정(情:根)을 내게 하는구나.”
명색이 대답하였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비유컨대 나는 나무가 가지를 내는 것처럼,
내가 있음으로 능히 6정(情)의 가지를 냅니다.”
보살이 말하였다.
“내가 지금 지혜의 날카로운 도끼로
너의 근본을 찍으면 6정의 가지는 자연히 떨어지리라.”
명색이 말하였다.
“그대는 나를 죽이지 못할 것이니,
식(識)의 굳세고 장대한 어깨와 큰 힘이 항상 나를 옹호합니다.
이 식의 종자가 명색의 땅에 떨어지지 않으면 어찌 능히 일체의 괴로움을 내겠습니까?”
보살이 말하였다.
“그렇다.
만일 식이
어머니 태속에 들어 가라라(歌羅羅)에 머물지 않으면
중생의 몸은 마침내 생장(生長)하지 않을 것이며,
식이 만일 가라라에 머물지 않는다면
이 가라라는 곧 흩어져 무너질 것이다.
만일 흩어져 무너지면 무엇을 반연하여 중생의 몸이 있겠는가?
이러한 까닭에
내가 지금 지혜의 불로 식의 종자를 태우리라.”
보살이 곧 명색을 놔두고,
식을 관찰하고 꾸짖었다.
“너는 꼭두각시와 같아서 체성이 허망하고,
원숭이와 같아서 가벼이 날뛰어 머묾이 없고,
또한 번개와 같아서 잠시도 멈추지 않으며,
길들이지 않은 말과 같아서 길에 나타나지 않고,
또한 미친 코끼리와 같이 제멋대로여서 제지하기가 어렵다.”
식이 말하였다.
“누가 감히 유위의 왕을 욕하는가?”
보살이 말씀하셨다.
“이는 누가 너를 왕으로 착각하는가,
어떠한 체와 상이 왕이라고 스스로 칭하는가?”
식이 말하였다.
“나는 몸으로 성을 삼고,
6입으로 문을 삼습니다.
지금의 나는 성주임에 틀림이 없어서
일체법이 모두 나를 따르고 나로써 머리를 삼으니,
왕이 어찌할 바가 아닙니다.”
보살이 말씀하셨다.
“나는 백천 겁 동안에 지혜의 칼을 갈았다.
이제 당장에 너의 왕위를 무찌르리라.”
식이 말하였다.
“괴이합니다.
나는 사실 허물이 없는데 까닭 없이 미움을 받습니다.”
보살이 말하였다.
“네가 어찌 까닭 없이 미움을 받는다 하는가?
네가 능히 명색의 근심을 내니,
어찌 원망스럽지 않겠는가?”
“나와 명색은 실제로 서로 의지하고 있습니다.
내가 없으면 명색이 없고
명색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보살이 말하였다.
“괴이하다.
명색과 식이 참으로 뗄 수 없이 매우 친한 벗이 되어서
일체 중생의 바퀴 도는 근본이 되는구나.”
“나와 명색과는 실로 뗄 수 없이
친한 벗으로서
업의 행(行)에게 불려 다니다가
업 가운데 빠져서 자재하지 못하게 되며,
선하고 악함을 따라
다섯 갈래의 형상을 받습니다.”
보살이 말하였다.
“네가 행에게 불려 다닌다니
이러한 허물들을 너를 위하여 잠깐 사이에 밝히리라.
너는 비록 허물이 없지 않으나 내가 명백히 하도록 기다리라.
지금 지혜의 눈으로 행을 관찰한 뒤에 너를 징계하리라.”
보살이 곧 식을 버리고 행(行)의 처소로 가니,
행이 놀라서 말하였다.
“그대는 누구기에
용맹스럽고 몸이 가벼우며,
부서지지 않는 갑옷을 입고,
손에는 보리라는 몹시 날카로운 칼을 들고 있습니까?
모든 중생들은 길이 잠들어
어두운 밤에 나[我]와 내 것[所]을 계교하고 있는데,
이 무섭고 두려우며 방일하고 어두운 곳을 홀로 다닙니까?”
보살이 말하였다.
“그대 수의 모습의 인연이 오래 되었지만,
내가 오늘 모두 궁구하고 관찰하였으니,
그 이름이 실달(悉達)이다.”
행이 즉시에 놀라며 말하였다.
“어디서부터 알고 통달하였습니까?”
“내가 오랜 옛날에 굳은 맹세를 하고
큰 석가모니불께 공경 공양하되,
목욕할 수 있게 하고 밥을 드렸으며,
크게 정진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그때로부터 공덕을 장엄하기를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행이 말하였다.
“내가 보니
그대는 오랫동안 장엄하지 않았습니다.”
보살이 말하였다.
“그러한 말을 말라.
내가 첫째 아승기겁에는 결정을 얻지 못했다가,
둘째 아승기겁이 다 차서야
바야흐로 결정을 얻고 중생을 구원하고자 했다.”
행이 말하였다.
“기이합니다.
능히 중생을 사랑한다는 말씀이여.”
보살이 말하였다.
“내가 중생을 사랑함은 자비심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며,
물들고 집착하여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 아니다.
마치 코끼리 떼가 큰 숲속에 있을 적에
사방에서 불이 일어난 것과 같으니,
누가 이것을 보고 불쌍히 여기는 생각을 내지 않겠는가?
이때 가장 큰 코끼리가
나무 가지를 꺾어서 두드려 끄고,
길을 인도하여 빠져 나가 환란을 면하게 한다.
일체 중생이 생로병사의 불길에 둘러싸였으니,
누구든지 슬기로운 이라면
불쌍한 생각을 내어서 건지고자 하지 않겠는가?”
행이 말하였다.
“그대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중생을 사랑한다면서 어찌하여 버리려 하는가?”
보살이 말하였다.
“나는 중생을 구제하되 일찍이 버린 일이 없다.
내가 식(識)에서 생사를 관찰하니,
모든 허물은 너의 짓이었다.
그리하여 너를 끊기 위하여 너에게 왔다.
너 때문에 둘째 하늘에 태어나서
하늘의 제석이 되어 애욕을 만족히 하고,
또 너 때문에 범세(梵世)에 태어나서
연화의 좌석에 앉아서 고요한 선정에 들고,
내지 차례차례 올라가서 유정(有頂)ㆍ비상처[非想之處])에 이르며,
목숨을 마치고 3악도(惡道)에 태어나는 이러한 일이 너의 짓이 아닌가?”
행이 말하였다.
“진실로 그러합니다.
식을 왕도(王道)로 이끄는 것은 실로 나의 짓입니다.
식이 다니는 곳에는
내가 보호하는 장수가 되어 반드시 있을 곳에 이르게 합니다.”
보살이 말하였다.
“나는 바른 견해의 돌에 지혜의 칼을 갈았으니,
너의 마디마디를 끊으리라.”
행이 말하였다.
“청컨대 그러지 마십시오.
그대가 고생한 결과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보살이 말하였다.
“어찌하여 도움이 되지 않는가?”
행이 말하였다.
“일체의 맺힘[結]과 부림[使]과
불과 부싯깃과 큰 고통의 모체(母體)는 무명(無明)이니,
여러 가지의 번뇌와 야비함과 더러움과 큰 고통이 모여 있고,
일체의 재환(災患)도 모두 그가 짓습니다.
그대가 그를 붙들지 않고
도리어 나를 응징하려 하니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보살이 말하였다.
“그 무명은 어디에 있는가?”
행이 말하였다.
“이 무명은 큰 비사사(毘舍闍) 번뇌 나찰에게 둘러싸여
항복받기 어렵습니다.
지금 어리석음[愚癡]과
맺힘[結]과 부림[使]의 무덤 사이에 있습니다.”
그때 보살이 행에게 무명의 처소를 알고,
용맹한 마음을 내어 그곳에 가서 우렁차게 말하였다.
“저 맺힘과 부림의 나찰과 번뇌의 귀신들이
설사 나를 이길지라도 죄의 형벌을 나누어 받을 것이다.
내가 만일 그를 이기면 반드시 그들을 무찌르되
번뇌인 맺힘과 부림과 악한 나찰들을 전멸시켜 자취도 없게 하리라.”
행이 말하였다.
“그대는 용맹하고 굳은 정진이 있어,
크고 두려움이 없는 금강삼매[大無畏金剛三昧]에 들어가면
해탈의 문이 스스로 그대를 위해 열릴 것입니다.
무명을 섬멸하기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그때 보살이 사방을 둘러보다가 무명을 붙잡고 힐난하였다.
“너는 지금 번뇌인 맺힘의 습기[結習]와
모든 악의 무덤 사이에 살고 있지 않는가, 살고 있는가?
이 무덤 사이는 생사를 두려워하는 이는
싫어하고 천하게 여기는 곳이다.
전도된 티끌과 맺힘[結]과 부림[使]의 맹렬한 바람이
지혜의 눈을 가려서 보이지 않게 하고,
갖가지 아첨과 왜곡과 의심과 뉘우침의 더러운 잡초가 모여 있는 곳이다.
파계(破戒)한 시체와 5욕(欲)에 죽은 사람은
마디마디가 썩고 문드러져서 어지러이 이들 무덤 사이를 뒤덮었고,
각(覺)과 관(觀)의 큰 바람이 3독(毒)의 불길에 부니,
맹렬한 불꽃은 더욱 성하여지고,
악한 욕심과 아만은 날뛰어 멈추지 않는다.
뼈다귀의 무더기 속에서는 소리 내어 크게 웃고,
방일(放逸)한 시체들은 여러 가지 악한 율의를 쫓으니,
부정한 고름과 피가 흘러 그 땅을 더럽히는구나.
3유(有)의 기왓장과 독[㼜]과 고름집[坊膩嘶]이 깨어지고,
모든 선근을 끊어서
갖가지의 깨진 그릇이 되는 대로 땅 위에 흩어져 있다.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의 터럭은 바람에 날려 어지럽고
스스로의 부끄러움도 없고[無慚] 남부끄러움도 없으며[無愧],
찢어진 옷가지는 온 무덤 사이에 두루하였다.
번뇌인 맺힘과 부림의 추하고 껄끄러운 모래가 날고,
아흔여섯 가지의 사견(邪見)의 날짐승과 모든 악한 새매ㆍ독수리 따위가
무덤 사이에 깃들어 자고 있다.
혹은 다시 탐내는 중생이 있으니,
여우ㆍ이리ㆍ야간(野干)ㆍ삵ㆍ박쥐ㆍ쥐 따위가 무덤 사이에 구멍을 뚫고 있다.
또 계취(戒取)가 있으니,
몽둥이를 맞은 나무가 가지와 잎이
모두 떨어져서 무덤 사이에서 썩고 있으며,
혹은 법답지 않게 사건을 판결한 일이 있으니,
부서진 상(床)이 무덤 사이에 던져져 있다.
또는 못에 뛰어들거나 불에 들거나
가시 위에 눕거나 갖가지 고행을 하되
치성한 불꽃과 같이 무덤 사이에서 타고 있다.
혹은 자기의 몸과 힘과 그리고 목숨과 재물을 믿고
교만을 부리는 더러움이 무덤 사이에 가득하고,
혹은 혐의하고 한탄하고 원망하고 미워하는 가시덤불이 무덤 사이에 얽혔으며,
혹은 악한 깨달음의 파리가 선근을 무너뜨리고
부정한 구더기가 냄새를 피우고 더럽히며 시체에 모여 있고,
또는 5개(蓋)의 번뇌와 원적(怨賊)이 무덤 사이에 오락가락하고,
혹은 나와 내 것을 계교하는 주술사(呪術師)들이 무덤 사이에 모여 있다.
다시 차별된 견해와 갖가지 삿된 의논이
여우와 올빼미와 독수리와 같이 큰 소리로 절규하면서
무덤 사이에서 울부짖고,
혹은 나찰이 사랑의 올무를 조르고 있으며,
혹 어떤 나찰은 수면의 망치를 들고 5욕을 즐기고 있으며,
다시 한 손에는 세 갈래진 날카로운 창을 들었는데,
갖가지 선하지 못하고 잡되고 악한 빛이었다.
미친 듯이 크게 소리치고 부르짖고 외치고 억지로 웃어대니
두려움이란 모르는 듯하였다.
다시 어떤 나찰은 머리를 흔들고 몸을 뒤틀며,
눈을 부릅뜨고 소리치며,
몸을 날려 뛰기도 하고 성내며,
손뼉을 치기도 하였다.
혹은 휘파람을 불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혹은 유희와 춤을 추기도 하였으니,
성내는 나찰이며,
원한을 맺는[俠怨] 나찰이며,
적은 악행(惡行)에 무거운 과보를 주는 나찰이며,
졸폭(卒暴)한 나찰이며,
탐질(貪嫉) 나찰이며,
만(慢)ㆍ만만(慢慢)ㆍ아만(我慢)ㆍ불여만(不如慢)ㆍ사만(邪慢)ㆍ대만(大慢)과
욕(欲)ㆍ비법(非法)ㆍ욕탐(欲貪)ㆍ악탐(惡貪)이니,
이렇듯 흉하고 험한 맺힘과 부림과 번뇌의 나찰들이 가히 헤아릴 수 없다.”
보살은 여러 맺힘[結]의 무덤 사이에 이르러서
이 무명의 갖가지 허물이 지혜의 눈을 덮고 몸을 가려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4제(諦)를 보지 못하고,
악한 갈래에 떨어지게 하는 것을 보고 다시 말하였다.
“이 무명은 생사의 넓은 들에서 앞잡이가 되고,
능히 생로병사의 불을 켜서 크게 모으니,
이는 모든 번뇌와 맺힘과 업의 모체이다.
열반의 문을 닫고
여러 가지의 나쁜 갈래를 열어서
능히 큰 모양을 이루어 삼계에 가득하고 일체의 처소에 두루하다.
방일의 큰 머리와
의심의 넓은 이마와
환혹(幻惑)의 추한 얼굴과
삿된 생각과 전염병[疱]의 코와
사견(邪見)의 눈과 막(膜)이 덮인 눈동자로
사방에 이르면서 번개를 일으키고 원한을 엿보다가 악으로 갚는구나.
털이 많고 탐내는 귀는 속이고 거짓되며,
간사하고 거짓됨은 깊고 넓은 눈썹이 되고,
성내고 어긋나서 날카로운 어금니가 되고,
탐욕과 추악한 짓은 최상으로 거친 입술이 되고,
질투하는 얼굴은 일그러지며,
뒤집힌 입술은 아래로 처지고,
삿된 생활과 아첨과 왜곡과 빈 마음으로 거짓되게 칭찬하며,
이양(利養)을 탐내어 날카로운 이빨이 되고,
예순두 가지의 소견으로 머리터럭을 삼고,
세 가지 사랑을 탐내어 긴 목구멍을 이루고,
여덟 가지의 해로운 사마귀[疣㾽]로 어깨와 팔을 삼고,
모든 악한 율의로 긴 손톱을 삼고,
결업(結業)7)을 참고 받아들임으로써 두 개의 젖을 삼는다.
족한 줄 모르고 커다랗게 부풀어 오르는 것으로 배를 삼고,
졸음과 후회의 깊은 어둠으로 배꼽을 삼는다.
많은 욕탐(欲貪)과 애(愛)로써 음고(陰尻)를 삼고,
열여덟 가지의 여러 계(界)로써 두 넓적다리를 삼고,
법답지 않은 욕심과 악한 욕심으로 두 무릎을 삼고,
아견(我見)과 인견(人見)으로 다리와 발을 삼고,
부끄러움이 없는 큰 코끼리의 젖은 가죽으로 의복을 삼고,
창피한 줄을 모르는 푸르고 나쁘며 더럽고 기름때 묻은 거친 베옷[褐]으로써 이불을 삼아,
맺힘과 부림의 평상에 앉았으며,
모든 맺힘의 나찰이 시위해 있으니,
저 번뇌와 모든 악한 나찰에 처해 있다.
대중에게 비록 천 개의 입이 있더라도,
그 허물을 말하려면 다함이 없으리라.
또 어떤 나찰은 인륜(印輪)에다
시체를 봉함하고 곁에서 굴리게 하니,
세간의 지혜로운 이가 보기만 하여도 놀란다.”
그때 보살은 곱이나 정진을 더하여
가장 높은 일심(一心)의 선정을 얻고
큰 기쁨과 용기를 내니,
이내 차례차례 청정한 마음이 생겨서 움직이지 않는 지위를 얻었다.
굳게 선 다리로 곧 무명 나찰의 처소에 나갈 적에
번뇌가 없고 평정한 곳에 이르러
모든 진에와 혐의와 한탄과 독한 마음의 가시와 모래와 돌을 제거하고,
여덟 가지의 진토(塵土) 위에 자비의 비를 뿌렸다.
땅 위에 뿌리니 모든 선근이 돋아나서 맑게 무성하고,
부드러운 풀의 선근이 안정하게 머물러서 두 발과 네 가지의 포섭하는 법이 되었다.
발을 굳게 지켜 대중과 더불어 초월하였고,
선정의 왼손으로는 62견(見)의 어지러운 머리털을 움켜쥐었으며,
지혜의 오른손으로는 날카로운 칼을 뽑아 들고
모든 중생에 청하지 않는 마음으로 큰 사자후로 소리 높여 외쳤다.
“나는 무량한 부처님께 착한 법을 쌓고 모아
대승의 수레로써 일체를 건지고자 맹세하였다가,
무량겁 동안에 정진한 결과를 지금에야 성취하였다.
일체 중생이 나고 죽는 큰 불길에 태워지고 있으니,
내가 이제 그들을 위하여 맺힘의 도적을 소멸하고 항복시키며,
모든 행(行)의 혈맥을 끊어서
출세간의 도를 위하여 험난함을 뽑아 버리리라.”
무명 나찰이 이 소리를 듣고
목청을 돋워 팔을 흔들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대범천왕과 마혜수라(摩醯首羅)와 비뉴(毘紐)와 제석과 사천왕과
해ㆍ달ㆍ별 들이 모두 무릎을 꿇고
내 앞에서 제재를 받고,
바수선(婆藪仙)과 바수우류(婆藪優留)와 굴바리(掘婆梨)와 이렇듯 무량한 선인들도
모두 지혜와 덕으로 나의 세계를 벗어나려 했으나,
모두 나에게 미혹되어 나아가는 길을 알지 못하였다.
일체의 중생도 내가 모두 생사의 바퀴 위에 달아매어
존재[有] 안에 윤회하여 자재하지 못하게 한다.
이러한 일을 모두 내가 하는데,
이 어떤 어리석은 어린애가
스스로 요량하지 못하고 나의 머리털을 잡는가?
그러나 모든 인간과 하늘과 아수라와 일체 중생들을
나의 용맹으로 없애고 흔들기를 멈추지 않는데,
너는 누구이기에 가볍게 뛰어서
나에게 이르러 내 앞에서 큰소리를 치는가?
선근이 일어남이 해가 처음 돋는 듯하니,
내가 예로부터 듣고 보지 못하였다.
일체 중생이 어리석음에게 눈이 멀었는데,
너의 혜안은 열려서 보는 것이 분명하고
살피는 것이 미묘함이 이와 같구나.
나고 죽는 괴로움의 바다에 물결이 드높은데,
뉘라서 빨리 구제하여 저 언덕에 이르게 하겠는가?
일체의 범부가 삿된 길에 빠졌는데,
뉘라서 인도하여 바른 길을 보이겠는가?
무명의 큰 어둠 속에 뉘라서
지혜의 횃불을 태워 깊고 어두운 곳을 훤히 밝히겠는가?
나의 명령은 삼계에서 모두 복종하여
능히 어기는 이가 없으니,
모든 선인과 외도와 일체의 무리가 모두 나의 세계를 달게 여겨 즐기고,
마혜수라와 대범천들도 나의 힘으로 항상하다는 생각을 내는데,
어떤 수승한 사람이기에 두려움이 없고
큰 담력과 용기가 있어 나를 두려워하지 않고,
감히 나의 머리털을 잡는가?
기특하고 기특하구나.
지금의 너는 반드시 부처의 종자에서 났을 것이다.
바른 관찰의 힘이 견줄 이가 없고
공덕과 큰 자비로 자체를 삼으니,
반드시 이는 보살이 자비로써 중생을 구제하려는 것이리라.
그의 덕이 높고 장엄함이 수미산과 같을 것이니,
이 수승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일체 세간에 능히 나의 머리털을 잡을 이가 없으리라.”
보살이 말하였다.
“너의 말이 과연 참되고 바르다.
나는 옛적부터 모든 선행을 닦았으니,
모두 일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너의 말과 같이 보살이라 함은 곧 나이다.”
무명이 말하였다.
“큰 마음의 중생이여,
그대의 지혜는 움직이지 않고 결정되어
원수와 친한 이를 구제하여 평등하고 모두 한맛이 되게 합니다.
마치 성한 불길이 마른 잎을 태우는 것처럼,
그대가 지금 지혜의 불로 나를 태우는 것이 그러합니다.
그대가 굳고 바르기에 나도 그대의 가르침을 따라서 감히 어기지 않을 것입니다.”
보살이 말하였다.
“내가 고(苦)ㆍ공(空)ㆍ무상(無常)ㆍ무아(無我)로 인(印)을 친 곳에
너를 귀양 보내니,
머뭇거리거나 의심하지 말고 속히 떠나라.”
보살께서 이 인(印)을 말하자,
무명 나찰은 모든 번뇌의 악한 군사들을 거느리고
96종의 삿된 논리 가운데로 도망하여 숨어 들어가니,
그의 거처는 어리석은 마음이었다.
그때 보살이 널리 갖가지 도품(道品)의 자량(資糧)을 모아
스승이 없이 홀로 깨치고 무명을 멸하니,
여러 사람은 6도(度)를 닦고 널리 선법을 쌓았다.
성인의 말씀을 잘 관찰하는 이
뒤에는 기쁨 얻고 깊은 뜻 알리라.
옛날에 들으니 어떤 소경이
허공을 향하여 작대기를 휘둘렀네.
작대기가 처마 끝의 벌집을 때려
소경은 벌 소리에 도망을 치고
곁에 있던 당나귀가 벌에 쏘이니
아파서 달아나다 못에 빠졌네.
못 속의 악한 용이 화가 나서
구름과 번개를 일으키고 우박을 내려
빈 마을에 벼락을 치니
마을의 악귀들이 성이 났네.
온 나라에 두루하여 불을 내리니
세계의 중생은 불에 쫓기어
모두가 큰 강으로 도망하였는데
강 밑의 물속에는 나찰의 궁전 있었네.
중생들의 피와 정기 빨아먹으니
강물에 들어온 이들 그 궁전에 이르러
극심한 고통 받다 소용돌이에 들어가고
다시 돌산(石山)의 한 구멍에 들어가네.
중생은 구멍에서 나와 바다로 가는데
바닷물이 짜서 살과 몸을 녹이니
괴로움 못 이겨 절규하면서 부모나
선신 부르며 ‘나를 건져 주소서’ 하네.
그때 바다 가운데 하나의 신통한 말의 왕[馬王]이 있었는데,
항상 자연히 익은 양식을 먹어 살이 쪄서 씩씩하게 달렸다.
모든 중생이 괴로워하는 소리를 듣고 마왕이 말하였다.
“지금 누가 저 언덕을 건너가서 염부제(閻浮提)에 이르고자 하는가?”
물에 빠진 사람들이 모두 오른손을 들고 말하였다.
“나를 건네주십시오.
나를 건네주십시오.”
마왕이 즉시 몸을 추스르니,
8만 4천의 터럭이 울창하게 자라나서
터럭을 잡은 이는 모두 괴로움을 벗어났다.
무슨 까닭으로 이러한 비유를 드는가?
맹인이란 일체 중생의 무명에 비유하고,
벌은 행(行)에 비유하고,
당나귀는 식(識)에 비유하고,
당나귀가 못에 빠진 것은 식이 명색에 빠진 것을 비유하고,
빈 마을은 6정(情)에 비유하고,
우박과 벼락은 6정 안의 무상한 근심과 재앙에 비유하고 악한 귀신은 촉(觸)에 비유하고,
불을 내리는 것은 모든 수(受)에 비유하고,
강물에 뛰어든 것은 애(愛)에 비유한다.
물속의 나찰이 사람의 정기를 먹는 것은 네 가지 취(取)에 비유하고,
소용돌이에 들어가는 것은 세 가지 유(有)에 비유하고,
큰 돌구멍은 생(生)에 비유하고,
큰 바다는 노(老)ㆍ사(死)ㆍ우(憂)ㆍ비(悲)와 뭇 괴로움에 비유하고,
신통한 말의 왕은 부처님의 착한 공덕과 바른 뜻과 견실(堅實)하고 살찐 큰 몸으로서,
바른 생각과 바른 선정과 8만 4천의 착한 터럭으로써 모든 중생을 위하여 불쌍한 마음을 일으키심에 비유하였다.
일체 중생은 모두 큰 괴로움을 받되 생(生) 때문에 태어나고,
노(老) 때문에 늙고,
사(死) 때문에 죽으면서도,
중생들은 방편을 알지 못하며,
벗어날 요로(要路)를 구하지 않으니,
부처님께서 그 가운데서 중생들을 이끌고 맞이하시어 괴로움을 여의게 하신다.
능히 말에 타는 이는 행인이 법륜을 타는 것이다.
교진여 등의 다섯 비구와 야사(耶舍)들 다섯 사람
그리고 아주 귀한 장자(長者) 50명과
고을의 어린 사람 60명과
우루빈나가섭(優樓頻那迦葉) 형제 천 명과
사리불ㆍ큰 목건련 등 250명과
빈바사라왕 등 8만 4천 명과
최후의 제자 수발타라(須拔陀羅)와 내지
끼친 법[遺法] 8만 4천의 모든 법장(法藏)에 대하여
만일 어떤 중생이 한 구절 한 게송만을 들을지라도
일체가 모두 큰 열반의 인연을 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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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 결업이란 번뇌에 의해 일어나는 선악의 업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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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정보 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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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리생(正性離生)의 준말. 견도위(見道位)를 말함. 생은 번뇌, 견도에 들면 성도(聖道) 열반의 정성(正性)을 얻어, 번뇌의 생을 멀리 여의는 것. ⇒<유사어>이생성<참조어>이생성(離生性)
답 후보
● 이생(離生)
이심전심(以心傳心)
이십천(二十天)
이욕지(離欲地)
이장위종(理長爲宗)
이종복전(二種福田)
이진여(二眞如)
ॐ मणि पद्मे 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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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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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ki-bud] Mettā
[san-chn] bhāva-lakṣaṇa 性相, 性相常住, 有相
[san-eng] mantrahīnaṃ $ 범어 with no canting of the Vedic hymns
[pali-chn] mahā-purisa 大士
[pal-eng] okkhitta $ 팔리어 pp. of okkhipatithrown or casted down; dropped.
[Eng-Ch-Eng] 可知 Is evident; may be seen; knowable; should be known.
[Muller-jpn-Eng] 酒量 シュリョウ amount of liquor
[Glossary_of_Buddhism-Eng] QUESTIONS OF KING MILINDA☞
See: Milindapanha.
【book-page-624 625】
R
[fra-eng] mêlèrent $ 불어 meddled
■ 다라니퀴즈
자비주 25 번째는?
성관자재보살 명호 73 번째는?
25
이때 대범천왕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단정히 하고 합장공경하며
관세음보살께 사루어 말하되,
"잘하나이다. 대사(大士)이시여,
제가 옛적부처 무량한 부처님 회상에서
가지가지 법과 가지가지 다라니를 들었으나
일찍이 이와 같은
광대무애대비심다라니신묘장구(廣大無㝵大悲陁羅尼神妙章句)는
설함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대사께서는
나를 위하여
널리 이 다라니의 모양을 설해주소서.
나와 모든 대중은 즐겨 듣기를 원하나이다."
관세음보살께서
대범천왕에게 말씀하시되
"너는 방편으로 일체 중생을 이익케 하기 위하여
이와같이 묻는구나.
너는 잘 들어라.
내가 너희들 대중을 위하여
간략하게 말하리라."
관세음보살께서
말씀하시되,
"크게 자비로운 마음[大慈悲心]이 다라니의 모양이며,
평등한 마음[平等心]이 이것이며,
생기고 멸함이 없는 마음[無爲心]이 이것이며,
번뇌에 물듦이 없는 마음[無染着心]이 이것이며,
공을 관하는 마음[空觀心]이 이것이며,
공경하는 마음[恭敬心]이 이것이며,
낮추는 마음[卑下心]이 이것이며,
잡되고 어지러움이 없는 마음[無雜亂心]이 이것이며,
번뇌로 괴롭힘과 해침이 없는 마음[無惱害心]이 이것이며,
잘못된 견해에 대한 집착이 없는 마음[無見取心]이 이것이며,
위없이 가장 훌륭한 깨달음의 마음[無上菩提心] 이 이것이다.
이와같은 마음이
곧 다라니의 모양임을 알아야 하리라.
너희들은 마땅히 이것을 의지하여
수행하여야 하리라."
대범천왕이 말씀하되,
"저와 대중은 지금에
비로소 이 다라니의 모양을 알았으니
지금부터 받아 지니되,
감히 잊어버리지 아니하겠습니다."
● 마라마라 摩囉摩囉<二十五> ma la ma la
『불설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
♣0294-001♧
73
보리바 비바 시
布哩嚩<二合>鼻婆<引>史<七十三>
『성관자재보살일백팔명경』
♣1122-001♧
■ 삼매_게송퀴즈
■ 오늘의 게송
[181일째]
입시겁수불가설 $ 052▲摩魯陀摩魯陀為 一 ● 懺慕陀, ○□□□□,受,於,一,如
□□□□□□□, 受時劫數不可說,
於此行列安住時, 一切諸劫無能說。
□□□□□□□, 수시겁수불가설,
어차행렬안주시, 일체제겁무능설。
들어갈 때 겁의 수효 말할 수 없고
받을 때의 겁의 수효 말할 수 없어
여기서 줄을 지어 머무를 적에
모든 겁을 누구도 말할 수 없네.
[182째]
여시섭수안주이 $ 053▲懺慕陀懺慕陀為 一 ● 瑿攞陀, ○□□□□,所,入,入,意
□□□□□□□, 所有境界不可說,
入時方便不可說, 入已所作不可說,
□□□□□□□, 소유경계불가설,
입시방편불가설, 입이소작불가설,
이렇게 받아 넣고 머무른 뒤에
갖고 있는 경계를 말할 수 없고
들어갈 때 방편도 말할 수 없고
들어가서 짓는 일도 말할 수 없어
●K0114_T0276.txt★ ∴≪A무량의경덕행품≫_≪K0114≫_≪T0276≫
●K1033_T0720.txt★ ∴≪A무명나찰집≫_≪K1033≫_≪T0720≫
●K0629_T1619.txt★ ∴≪A무상사진론≫_≪K0629≫_≪T1619≫
법수_암기방안
52 눈 eye 眼 【안】
53 (귀)코 nose 鼻 【비】
25 손바닥( 팜 palm)
73 소지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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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명나찰집_K1033_T0720 [문서정보]- 일일단상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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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나찰집』 ♣103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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