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K0649
T0125
제4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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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0649-041♧
제4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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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개별논의]
○ [pt op tr]
○ 2019_1104_171630_nik_CT28 구례 연곡사
○ 2019_1104_104908_nik_bw27_s12 구례 화엄사
○ 2020_1114_142703_nik_ct19 삼각산 도선사
○ 2018_1022_133616_can_AB7_s12 공주 계룡산 갑사
○ 2020_0930_142848_nik_AR28 화성 용주사
○ 2020_0908_171249_can_ar45 합천 해인사 백련암
○ 2020_0907_143347_nik_Ab31 양산 통도사
○ 2020_0906_111932_can_ar41 천축산 불영사
○ 2019_1201_143634_can_BW17 원주 구룡사
○ 2019_1105_173046_can_AB7 순천 조계산 송광사
○ 2019_1105_170916_can_fix 순천 조계산 송광사
○ 2019_1106_170127_can_AB7 화순 계당산 쌍봉사
○ 2019_1106_165144_can_CT38_s12 화순 계당산 쌍봉사
○ 2019_1106_155659_can_Ab31_s12 화순 계당산 쌍봉사
○ 2019_1106_131745_can_ar39 화순 영구산 운주사
○ 2019_1106_112749_can_Ab27 화순 영구산 운주사
○ 2019_1105_164828_nik_ar45_s12 순천 조계산 송광사
○ 2019_1106_160513_nik_bw24_s12 화순 계당산 쌍봉사
● [pt op tr] fr
○ 2019_1104_131615_nik_ct8 구례 화엄사 연기암
○ 2020_1017_165310_can_Ab35 삼각산 화계사
❋❋본문 ♥ ◎[개별논의]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增壹阿含經卷第四十一
K0649
○ [pt op tr]
증일아함경 제41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45. 마왕품(馬王品)
[ 1 ]1)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 가란타죽원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그 성에는 마혜제리(摩醯提利)라는 바라문이 있었다.
그는 외도의 경술(經術)에 밝았고 천문과 지리에도 모두 능숙하였으며 세상에서 두루 섭렵할 수 있는 법들을 모두 다 통달하였다.
그 바라문에게는 의애(意愛)라는 딸이 있었다.
그녀는 매우 총명하고 세상에서 보기 드물 만큼 얼굴이 단정하였다.
그때 바라문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우리 바라문 경전에 이런 말이 있다.
두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는 일은 매우 만나기 어렵고 참으로 만날 수 없다.
누가 그 두 사람인가?
이른바 여래ㆍ지진ㆍ등정각과 전륜성왕이다.
전륜성왕이 세상에 출현할 때에는 7보가 메아리처럼 저절로 따른다.
내게는 지금 이 여보(女寶)가 있으니,
얼굴이 너무도 묘해 미녀 중에서도 제일이다.
그런데 지금 전륜성왕이 없다.
나는 또 〈진실하고 청정한 왕자 실달(悉達)은 출가하여 도를 배웠고 32대인상(大人相)과 80종호가 있는데,
그가 집에 머문다면 분명 전륜성왕이 될 것이요,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 불도를 이룰 것이다〉라고 들었다.
나는 이제 내 딸을 저 사문에게 주리라.’
그 바라문은 곧 그 딸을 데리고 세존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부디 사문께서는 미녀를 받아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범지야,
나는 애욕에 집착하는 그런 사람은 필요하지 않다.”
바라문은 두 번 세 번 아뢰었다.
“사문이여,
이 미녀를 받아 주십시오.
이 세계에서는 이 여자에 견줄만한 이가 없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이미 네 뜻은 받았다.
다만 나는 출가한 사람이므로 다시는 그런 애욕을 즐기지 않는다.”
그때 어떤 장로 비구가 여래 뒤에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을 부치고 있다가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 여인을 받으소서.
만일 세존께서 필요치 않으시면 저희들이 쓰게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는 장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리석고 미혹하여 여래 앞에서 그런 나쁜 말을 하는구나.
너는 어떻게 얽혀들었기에 이 여자에게 마음을 두는가?
무릇 여자에게는 아홉 가지 나쁜 법이 있다.
아홉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 여자는 냄새나고 더러워 깨끗하질 않다.
둘째, 여자는 입버릇이 나쁘다.
셋째, 여자는 은혜를 갚을 줄 모른다.
넷째, 여자는 질투를 잘한다.
다섯째, 여자는 인색하다.
여섯째, 여자는 놀러 다니기를 좋아한다.
일곱째, 여자는 성을 잘 낸다.
여덟째, 여자는 거짓말을 많이 한다.
아홉째, 여자는 말이 경솔하다.
비구야,
여자에게는 이런 아홉 가지 나쁜 점이 있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언제나 웃고 울기를 좋아하고
친한 척하지만 사실 친하지 않네.
부디 너는 다른 방편을 구해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말라.
그때 장로 비구는 세존께 아뢰었다.
“비록 여자에게 그런 아홉 가지 나쁜 법이 있다고 하지만
제가 지금 이 여자를 관찰해보니 전혀 흠이 없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미련한 사람아.
너는 지금 여래의 신성한 말을 믿지 않는가?
내 이제 설명해 주리라.
먼 옛날,
바라내성(婆羅㮈城)에 보부(普富)라는 큰 상인이 있었다.
그는 5백 명의 상인을 거느리고 보배를 캐러 바다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 바다 가에는 늘 사람들을 잡아먹곤 하는 나찰이 살고 있었다.
이때 그 바다에 거센 바람이 일더니 그 상인들의 배에 불어 닥쳐서는 나찰이 사는 곳에 떨어뜨렸다.
나찰은 상인들이 오는 것을 멀리서 보고 한량없이 기뻐하였다.
곧 나찰은 형상을 숨기고 견줄 이 없이 단정한 여자의 모습이 되어 상인들에게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여러분,
이 보배로운 섬은 저 하늘 궁전과 다름이 없으니,
수많은 온갖 보배에 수 천 백 가지 풍족한 음식이 있습니다.
또 미녀들이 많은데 그들은 모두 남편이 없습니다.
그러니 저희와 함께 여기서 즐기십시오.’
비구야,
알아야 한다.
그 상인들 가운데 어리석고 미혹한 이들은 그 여자들을 보고는 곧 집착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때 우두머리 상인 보부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큰 바다는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닌데 어떻게 이 여자들이 여기서 살 수 있을까?
이들은 의심할 것도 없이 나찰임이 분명하다.’
이에 보부는 여자에게 말하였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아가씨들아,
우리는 여색을 탐하지 않는다.’
이때 매달 8일, 14일, 15일에는 마왕(馬王)이 허공을 돌면서 이렇게 외쳤다.
‘누구든 이 험난한 바다를 건너려한다면 내가 그를 업어 건네주리라.’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때 그 우두머리 상인은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가
멀리서 그 마왕을 바라보고 또 그 소리를 듣고는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랐느니라.
그는 마왕에게 달려가 마왕에게 말하였다.
‘저희 5백 상인들은 바람에 밀려 지금 매우 난처한 곳에 떨어졌습니다.
이 바다를 건너고 싶으니 부디 건네주십시오.’
마왕은 말하였다.
‘너희들은 모두 오라.
내가 저 바다 끝으로 건네주리라.’
이때 보부(普富) 장자는 여러 상인들에게 말하였다.
‘지금 마왕이 가까운 곳에 있다.
우리 모두 그에게 찾아가 험난한 바다를 함께 건너자.’
그러자 여러 상인들은 대답하였다.
‘그만두시오,
주인.
우리는 우선 여기서 살면서 즐기겠소.
저 염부제에 살면서 열심히 애쓴 까닭은 즐거운 것을 구하기 위해서요.
진기한 보물과 아름다운 여자가 이곳에 모두 갖추어져 있소.
우리는 여기서 다섯 가지 욕망[五欲]을 누리다가
뒷날 차차 재물을 모아 가지고 이 어려움을 함께 건너리다.’
우두머리 상인은 말하였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미련한 사람들아,
이곳에 여자라고는 없다.
이 큰 바다 한가운데 어떻게 사람이 살겠는가?’
상인들은 대답하였다.
‘그만 그치시오,
주인.
우리는 이곳을 버리고 갈 수 없소.’
이때 우두머리 상인 보부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우리는 지금 어려움에 처했으니
남자나 여자라고 생각지 말라
저들은 바로 나찰 종자라
차츰차츰 우리를 잡아먹으리.
‘만일 그대들이 나와 함께 가지 않겠다면 각자 몸을 잘 보전하라.
만일 내가 몸과 입과 뜻으로 실수한 것이 있다면 모두 송두리째 버리고 마음에 두지 말라.’
그때 여러 상인들은 그를 위해 전송하는 게송을 함께 읊었다.
우리들의 안부를 전해 주오.
저 염부제의 친지들에게
우리는 여기서 즐기느라
제때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이때 우두머리 상인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그대들은 사실 재앙을 만났는데
그걸 모르고 돌아가려 하지 않네.
그렇게 하면 오래지 않아
모두 다 귀신에게 잡아먹히리.
이 게송을 마치고는 곧 그들을 버리고 떠났다.
그는 마왕에게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는 그를 타고 곧 떠나버렸다.
그때 여러 상인들은 멀리서 그 주인이 마왕을 타고 떠나는 것을 보았고,
그 중에는 부르는 이도 있었지만 부르지 않으며 원망하는 이도 있었다.
이때 가장 큰 나찰 주인이 여러 나찰들을 향해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사자 아가리에 떨어졌다면
거기서 벗어나기 매우 어렵다
하물며 우리 섬에 들어왔으니
도망가고 싶어도 진실로 어려우리.
그때 나찰 주인은 곧 매우 아름다운 여자 모습으로 변하더니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만일 너희들을 잡아먹지 않는다면 결코 나찰이라 할 수 없으리라.’
그 동안에 마왕은 곧 우두머리 상인을 태우고 바닷가에 이르렀다.
그러나 나머지 5백 상인은 모두 곤욕을 치렀느니라.
그때 바라내성(波羅㮈城)에서는 범마달(梵摩達)이라는 왕이 백성을 다스리고 있었다.
이때 나찰은 ‘아이고,
내 남편을 잃다니’ 하며 곧바로 우두머리 상인을 뒤쫓았다.
그 무렵 우두머리 상인은 곧장 집으로 돌아갔다.
이때 나찰은 변화한 모습으로 사내아이를 안고는 범마달왕을 찾아가 호소하였다.
‘세상에 큰 재앙이 닥쳤으니 그것을 모두 없애셔야 합니다.’
왕은 말하였다.
‘세상에 완전히 없애야 할 어떤 재앙이 닥쳤단 말인가?’
나찰은 아뢰었다.
‘남편에게 버림받았습니다.
헌데 저는 남편에게 아무 잘못도 없습니다.’
이때 범마달왕은 너무도 아름다운 그 여자의 모습을 보고 곧 애착이 생겨 여자에게 말하였다.
‘네 남편은 사람으로서의 의리도 없이 너를 버리고 떠났구나.’
범마달왕은 곧 사람을 보내 남편이라는 자를 불러와 말하였다.
‘네가 이렇게 좋은 아내를 버렸다는 게 사실인가?’
우두머리 상인은 대답하였다.
‘이 자는 나찰이지 여자가 아닙니다.’
나찰은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이 사람은 남편으로서의 의리도 없습니다.
지금 저를 버리고도 다시 저를 나찰이라고 욕하는군요.’
왕은 상인에게 물었다.
‘네가 정말로 필요 없다면 내가 거두리라.’
상인은 아뢰었다.
‘이 자는 나찰입니다.
왕의 뜻대로 하소서.’
그때 범마달왕은 곧 그 여자를 데려다 깊은 궁중에 두고 수시로 만나며 원망이 없도록 하였다.
그러나 나찰은 사람들이 없을 때 왕을 잡아먹고는
뼈만 남겨두고 이내 떠났느니라.
비구들아,
달리 생각지 말라.
그때의 우두머리 상인은 바로 지금의 사리불 비구요,
그때의 나찰은 바로 지금의 이 여자이고,
그때의 범마달왕은 바로 지금의 이 장로 비구요,
그때의 마왕(馬王)은 바로 지금의 나이며,
그때의 5백 상인은 바로 지금의 이 5백 비구이니라.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애욕이란 더러운 생각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지금 다시 애착하는 마음을 일으키는가?”
그때 그 비구는 곧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원컨대 이 참회를 받아 주시고 저의 큰 잘못을 용서하소서.
지금부터 다시는 범하지 않겠습니다.”
이때 그 비구는 세존의 가르침을 받고는 곧 한적한 곳에서 자신을 이겨내며 스스로 수행하였다.
그리하여 족성자들이 부지런히 범행을 닦는 목적대로 위없는 범행을 닦고자 하였다.
이때 그 비구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그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2)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시(釋翅)의 암바리과원(闇婆梨果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존자 사리불과 존자 목건련이 다른 곳에서 여름 안거(安居)를 마친 뒤,
5백 명의 비구들을 데리고 세상을 유행하다가 차츰 다가와 석시 마을에 도착하였다.
그때 먼 길을 온 비구들과 머물고 있던 비구들은 제각기 서로에게 말을 건네고 서로의 안부를 물었는데 그 음성들이 너무 높고 컸었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이 떠드는 소리를 듣고 곧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동산에서 누가 저처럼 크게 떠드는가?
마치 나무나 돌을 부수는 소리 같구나.”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사리불과 목건련이 5백 비구들을 데리고 이곳으로 왔는데 먼 길을 온 비구들과 머물고 있던 비구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느라고 저런 소리가 들립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속히 사리불과 목건련을 보내라.
이곳에 머물지 못하게 하라.”
아난은 분부를 받고 곧 사리불과 목건련에게 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분부가 계십니다.
빨리 이곳을 떠나고 이곳에 머물지 말라 하셨습니다.”
사리불은 대답하였다.
“예,
분부대로 하겠소.”
그때 사리불과 목건련은 곧 그 동산을 나와 5백 비구들을 데리고 길을 떠났다.
그때 여러 석가족 사람들은 사리불과 목건련 비구가 세존에게 쫓겨났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사리불과 목건련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사리불에게 아뢰었다.
“현자들께선 어디로 가시는 길입니까?”
사리불은 대답하였다.
“우리는 여래로부터 쫓겨나 제각기 안온한 곳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자 석가족 사람들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현자들이여,
잠시만 생각을 거두십시오.
저희들이 여래께 참회하겠습니다.”
이때 석가족 사람들은 곧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먼 곳에서 찾아온 비구들의 허물을 용서하소서.
원컨대 세존께서는 때를 따라 깨우쳐 주소서.
저 멀리서 찾아온 비구들 중에 처음으로 도를 배우고 우리 법에 새로 들어온 자들은 세존을 뵙지 못하면 반드시 후회하고 마음이 변할 것입니다.
마치 무성한 모종이라도 물기를 만나지 못하면 자라지 못하는 것처럼,
저 비구들도 그와 같아서 여래를 뵙지 못하고 떠나면 후회하고 마음이 변할지도 모릅니다.”
그때 범천왕은 여래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처럼 짧은 시간에,
범천에서 사라져 여래가 계신 곳으로 와서는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그때 범천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멀리서 온 비구들이 저지른 허물을 용서하시고 때를 따라 깨우쳐 주소서.
저들 가운데 아직 구경에 이르지 못한 비구들이 있다면 그들은 곧 후회하고 마음이 변할 것입니다.
그들은 여래의 존안을 뵙지 못하면 곧 마음이 변해 본래의 업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마치 갓 태어난 송아지가 태어나자마자 그 어미를 잃으면 시름에 잠겨 먹지 않는 것처럼,
저 처음으로 도를 배우는 비구들도 여래를 뵙지 못하면 곧 이 바른 법에서 멀리 떠날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곧 석가족들의 간청과 송아지로 비유를 든 범천왕의 말을 받아들이시고
아난을 돌아보셨다.
아난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래는 이미 여러 사람과 천신들의 간청을 들어주셨다.’
아난은 곧 사리불과 목건련 비구를 찾아가 말하였다.
“여래께서 여러 스님들을 보고 싶어하십니다.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그 사실을 아뢰었습니다.”
그때 사리불은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제각기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다 같이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가자.
여래께서는 이미 우리들의 참회를 들어주셨다.”
이에 사리불과 목건련은 5백 비구를 데리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이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물으셨다.
“내가 아까 여러 비구들을 쫓아버렸을 때,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였는가?”
사리불은 아뢰었다.
“아까 여래께서 여러 비구들을 쫓아버리셨을 때,
저는 ‘여래께서는 고요한 곳에서 홀로 함이 없이 지내기를 좋아하고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신다.
그래서 여러 비구들을 쫓아버리는 것이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그 다음에 어떤 생각을 했는가?
그때 그 성중(聖衆)은 누구의 허물인가?”
사리불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때 저는 다시 ‘나도 한적한 곳에서 홀로 노닐고 시끄러운 곳에서 지내지 말자’라고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도 한적한 곳에서 지내리라’는 그런 말 말라.
또 그렇게 생각지도 말라.
지금 그 성중(聖衆)들의 허물이 어찌 사리불과 목건련 탓이 아니겠는가?”
그때 세존께서는 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여러 비구들을 쫓아버렸을 때,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였는가?”
목건련은 아뢰었다.
“여래께서 비구들을 쫓아버리셨을 때,
저는 ‘여래께서는 홀로 함이 없이 지내고 싶어서 성중을 쫓아버리는 것이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다음에는 무슨 생각을 했는가?”
목건련은 아뢰었다.
“‘지금 여래께서 성중을 쫓아버리셨지만 우리는 다시 그들을 모아 흩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목련아.
그대 말이 옳다.
이 대중 가운데 우두머리는 오직 나와 그대 둘 뿐이다.
지금부터 목건련은 여러 후학 비구들을 잘 가르쳐 긴 세월 동안 언제나 안온한 곳에 살게 하고 중간에서 물러나 생사에 떨어지는 일이 없게 하라.
만일 비구가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한다면 그는 현세에서 성장할 수 없으리라.
아홉 가지란 무엇인가?
나쁜 벗을 섬기고 가까이 하는 것,
일 없이 항상 놀러 다니기를 좋아하는 것,
늘 병(病)을 품고 사는 것,
재물 모으기를 좋아하는 것,
가사와 발우에 탐착하는 것,
허황하고 잘 잊으며 생각이 어지러워 안정되지 못한 것,
지혜의 밝음이 없는 것,
이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때때로 가르침을 받지 않는 것이다.
목련아,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이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하면 현세에서 성장하지 못하고 교화가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니라.
만일 비구가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한다면 그는 곧 큰 결과를 이룰 것이다.
아홉 가지란 무엇인가?
좋은 벗을 섬기는 것,
바른 법을 수행하고 삿된 업에 집착하지 않는 것,
항상 홀로 노닐며 사람들 사이에서 지내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
병이 적고 근심이 없는 것,
재보를 많이 쌓아 두지 않는 것,
가사와 발우에 탐착하지 않는 것,
부지런히 정진하며 어지러운 마음이 없는 것,
이치를 들으면 곧 이해해 거듭 배우지 않는 것,
때때로 법을 들으며 싫증내지 않는 것이다.
목련아,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하면 현세에서 많은 이익을 얻는다’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목련아,
모든 비구들을 더욱 부지런히 가르쳐 긴 세월 동안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하리라고 생각해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언제나 스스로 깨어 있을 생각하고
잘못된 법에 집착하지 말라
그 닦는 바가 바른 행과 맞으면
생사의 어려움을 건너게 되리.
이것을 지으면 이것을 얻고
이것을 지으면 이 복을 얻으리.
중생들 떠돌기 오래이거니
늙음ㆍ병ㆍ죽음을 끊어야 하네.
성취하고 나서는 익히지 않고
그릇된 행을 다시 저지르니
이런 게으르고 방탕한 사람
결국 번뇌 속을 헤매게 되리.
만일 부지런히 노력하려는 마음을
항상 그 마음에 새겨두고서
서로서로 가르쳐 깨우친다면
마침내 번뇌 없는 사람이 되리.
“그러므로 목건련아,
부디 비구들을 이렇게 깨우쳐 주라.
또 이와 같이 배울 것을 생각해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위해 아주 묘한 법을 말씀하시어 기쁜 마음을 내게 하셨다.
이때 이 법을 들은 여러 비구들 중에 60여 비구는 번뇌가 없어지고 마음에 이해가 생겼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비구가 촌락(村落)을 의지해 살면서 선한 법은 소멸하고 악한 법이 불어가거든 그 비구는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나는 지금 이 촌락에 머물러 살면서 나쁜 법이 늘어나고 선한 법은 자꾸 줄어들고 있다.
생각이 한결같지 않아 번뇌를 없앨 수 없고 함이 없는 안온한 경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내가 얻는 의복ㆍ음식ㆍ침구ㆍ병에 맞는 의약품도 노고 끝에야 겨우 얻을 수 있다.’
그는 또 이렇게 사유해야 한다.
‘나는 지금 이 촌락에서 머물러 살면서 나쁜 법이 늘어나고 선한 법은 자꾸 줄어들고 있다.
나는 또한 의복ㆍ음식ㆍ침구ㆍ병에 맞는 의약품 등을 위해 사문이 된 것이 아니다.
내가 구하고 원하는 것은 아직 그 결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그리고는 그 촌락을 멀리 떠나야 하느니라.
만일 또 어떤 비구가 촌락을 의지해 살면서 선한 법은 자꾸 늘어나고 나쁜 법은 없어지며,
그가 얻는 의복ㆍ음식ㆍ침구ㆍ병에 맞는 의약품 등도 애를 써야만 얻어지거든 그는 이렇게 배워야 한다.
‘나는 지금 이 촌락에서 머물러 살면서 나쁜 법이 늘어나고 선한 법은 자꾸 줄어들고 있으며,
내가 얻는 여러 가지 공양 거리도 애를 써야만 얻을 수 있다.
나는 의복을 위해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범행을 닦는 것이 아니다.
나는 배우는 도에 있어서 구하고 원하는 법을 반드시 성취하여 몸과 목숨을 마칠 때까지 섬김과 공양을 받으리라.’”
그때 세존께서는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의복과 음식과
침구와 나를 편하게 하는 모든 것들에
탐하여 집착하는 생각을 내지 말고
또 그 때문에 이 세상에 오지 말라.
의복 따위를 구하기 위해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것 아니네
도를 배우는 까닭은
반드시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함이라.
비구는 모름지기 알맞은 시기를 살펴
그 몸이 다하도록 그 마을에 머물고
그 마을에서 반열반(般涅槃)하여
그 목숨의 근본을 다하도록 하라.
“이때 그 비구가 만일 노닐만한 마을의 고요한 곳에 머물면서
선한 법이 더욱 늘어나고 나쁜 법은 스스로 소멸하거든
그 비구는 몸과 목숨을 마칠 때까지 그 마을에서 살며 멀리 유행을 떠나지 말아야 한다.”
이때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여래께서는 ‘4대는 음식을 의지해야 존재할 수 있고 또 마음으로 생각하는 법을 의지하며,
모든 선한 법은 마음을 의지해 생긴다’고 늘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또 그 비구는 촌락을 의지해 살면서 정신을 수고롭게 하여 의복과 음식을 구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선한 법을 일으킬 수 있기에 멀리 떠나지 말고 그 마을에서 살라고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의복ㆍ음식ㆍ침구ㆍ병에 맞는 의약품에 세 가지 종류가 있다.
만일 어떤 비구가 네 가지 공양에만 전념하고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한다면 그 의지한 것들이 곧 괴로움이 된다.
그러나 만일 만족할 줄을 아는 마음을 내고 거기에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다면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그를 대신해 기뻐할 것이다.
비구라면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한다.
그 때문에 나는 이런 이치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비구라면 마땅히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아야 함을 명심해야 하느니라.
아난아,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그때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3)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라원(婆羅園)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걸식하러 바라촌(婆羅村)으로 들어가셨다.
이때 악마 파순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이 사문이 마을에 들어가 걸식을 하려고 한다.
내 이제 방편을 써서 저 마을의 남녀들이 그에게 밥을 주지 않게 하리라.’
악마 파순은 곧 온 나라 사람들에게 “저 사문 구담에게는 음식을 주지 말라”고 명령하였다.
그 무렵 세존께서는 마을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그러나 아무도 여래와 더불어 말하지 않았고 또 다가와 섬기며 공양하는 이도 없었다.
여래께서는 결국 걸식하지 못하고 이내 마을에서 도로 나오셨다.
이때 악마 파순이 세존께 다가와 말하였다.
“사문이여,
걸식에서 끝내 아무것도 얻지 못했구나.”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악마가 수작을 부려 밥을 얻지 못하게 하였다.
너도 오래지 않아 그 과보를 받을 것이다.
악마야,
이제 내 말을 들어보아라.
옛날 현겁(賢劫)동안에 구루손(拘樓孫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중우(佛衆祐)라는 이름의 부처님이 계셔 이 세상에 출현하셨느니라.
그때 그분 역시 이 마을을 의지해 40만 대중을 거느리고 머물고 계셨다.
이때 악마 파순(波旬)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이제 방편을 구해 저 사문이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하리라.’
그는 다시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이 바라촌 사람들과 약속해 저 사문이 밥을 얻지 못하게 하리라.’
이때 성중(聖衆)들은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그러나 비구들은 마침내 밥을 얻지 못하고 마을에서 도로 나왔다.
그때 그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묘한 법을 설하리라.
대개 음식을 관찰해보면 아홉 가지가 있으니,
인간이 먹는 4식(食)과 세간을 벗어난 이들이 먹는 5식(食)이다.
▸ 인간이 먹는 4식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단식(揣食),
4) 둘째는 갱락식(更樂識),
5) 셋째는 염식(念食),
6) 넷째는 식식(識食)7)이니,
이것이 세간의 4식이니라.◂
▸ 어떤 것이 세간 밖으로 벗어난 이들이 먹는 5식인가?
첫째는 선식(禪食),
둘째는 원식(願食,
셋째는 염식(念食),
넷째는 8해탈식(解脫食),
다섯째는 희식(喜食)이니,
이것이 5식이니라.◂
비구들아,
이와 같은 5식은 세상 밖으로 벗어난 이들이 먹는다.
부디 전념하여 4식(食)을 버리고,
방편을 구해 5식(食)을 마련하도록 하라.
비구들아,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비구들은 그 부처님 가르침을 듣고 곧 스스로 수행하여 5식을 성취하였다.
그래서 악마 파순도 그 틈을 노리지 못하였다.
이때 악마 파순은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이 사문에게 방편을 쓸 수가 없다.
이제는 눈[眼]ㆍ귀[耳]ㆍ코[鼻]ㆍ혀[口]ㆍ몸[身]ㆍ뜻[意]의 틈을 노리리라.
나는 이제 저 마을에 머물며 마을 사람들을 시켜,
이양(利養)을 구하던 사문들이 이양을 얻게 하고 이미 이양을 얻었던 이들은 더욱 많이 얻게 하리라.
그리고 그 비구들로 하여금 이양에 탐착(貪着)하여 잠깐도 버리지 않고,
또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을 따라 방편을 얻고 싶어 하도록 하리라.’
이때 그 부처님의 성문들은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그때 바라촌 사람들은 비구들에게 의복ㆍ음식ㆍ침구ㆍ병에 맞는 의약품 등을 공급하여 모자람이 없게 하고,
모두들 나와 승가리를 붙잡고 억지로 물건을 주었다.
이때 그 부처님은 성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양이란 사람을 나쁜 곳에 떨어뜨리고 함이 없는 곳[無爲之處]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너희 비구들은 거기에 집착하지 말고 그것으로 향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이양에 집착하는 비구가 있다면 그는 다섯 가지 법신(法身)을 이루지 못하고 계의 덕을 갖추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이양을 얻으려는 마음이 아직 생기지 않았으면 그것을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겼거든 곧 없애도록 하라.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이때 악마 파순은 곧 몸을 숨기고 떠났느니라.”
그때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8)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애로운 마음을 행하고 자애로운 마음을 널리 펴라.
자애로운 마음을 행하면 온갖 성내는 마음은 스스로 소멸할 것이다.
비구들아,
내가 이제 그 이유를 설명하리라.
옛날에 아주 사나운 귀신이 찾아와 석제환인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때 삼십삼천들은 크게 성을 내며 ‘무슨 일로 이 귀신이 우리 주인 자리에 앉는단 말인가’고 하였다.
여러 하늘들이 성을 내면 낼수록 그 귀신은 더욱 단정하였고 얼굴은 보통 때보다 훌륭한 모습이 되었다.
그때 석제환인은 보집강당(普集講堂)에서 미녀들과 즐기고 있었다.
이때 어떤 천자가 석제환인에게 가서 아뢰었다.
‘구익(瞿翼)이여,
아소서.
지금 어떤 못된 귀신이 거룩한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삼십삼천들은 매우 화가 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하늘들이 성을 내면 낼수록
그 귀신은 더욱 단정하였고 얼굴은 보통 때보다 훌륭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석제환인은 생각하였다.
‘그 귀신은 틀림없이 신묘한 귀신이다.’
그는 귀신이 있는 곳으로 가 멀지 않은 곳에서 자기 이름을 밝혔다.
‘나는 모든 하늘의 주인인 석제환인이다.’
석제환인이 자기 이름을 밝히자
그 못된 귀신은 곧 추한 몸으로 변하였고 얼굴도 미워졌다.
그리고 그 귀신은 이내 사라졌다.
비구들아,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자애로운 마음을 쓰며 버리지 않으면 그 덕이 이와 같음을 알 수 있느니라.
또 비구들아,
나는 옛날에 7년 동안 늘 자애로운 마음을 닦았었다.
그래서 일곱 번의 성겁(成劫)ㆍ패겁(敗劫)을 거치면서도 생ㆍ사에 왕래하지 않을 수 있었다.
겁이 무너지려 할 때에는 바로 광음천(光音天)에 태어났고,
겁이 시작되려 할 때에는 바로 무상천(無想天)에 태어났었다.
혹은 범천이 되어 여러 하늘들을 거느리고 1만 세계를 거느리기도 했고,
또 서른일곱 차례나 석제환인이 되고 수 없이 전륜성왕이 되었다.
비구들아,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자애로운 마음을 쓰면 그 덕이 이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느니라.
자애로운 마음을 쓰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범천에 태어나고,
세 갈래 나쁜 세계를 떠나며,
여덟 가지 어려움에서 벗어날 것이다.
또 자애로운 마음을 쓰면 중심에 있는 바른 나라에 태어날 것이다.
또 자애로운 마음을 쓰면 얼굴이 단정하고 모든 감각기관이 온전하여 형체가 완전히 갖추어질 것이다.
또 자애로운 마음을 쓰면 여래를 직접 보고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게 될 것이며,
집에 있기를 좋아하지 않아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자 하는 이는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는 사문의 법을 닦고 위없는 범행을 닦게 될 것이다.
비구들아,
알아야 한다.
마치 저 금강(金剛)을 사람이 삼키면 그것은 끝내 소화되지 않고 반드시 아래로 나오게 되는 것처럼,
자애로운 마음을 닦는 사람도 그와 같아서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게 되면 반드시 도인이 되어 위없는 범행을 닦아 ‘삶과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알 것이다.”
그때 존자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만일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지 않았을 때에 그 선남자가 집에서 지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는 어디로 향해야 합니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지 않았을 때라도,
선남자가 집에서 지내기를 좋아하지 않아 스스로 수염과 머리를 깎고 한적한 곳에서 자기를 이기며 수행한다면,
그는 그곳에서 온갖 번뇌가 다하고 번뇌가 없는 행을 성취할 것이다.”
아난은 아뢰었다.
“어떻습니까,
세존이시여.
그가 스스로 범행과 3승(乘)의 행을 닦는다면 그런 사람은 어디로 나아가게 됩니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네 말과 같이 나는 항상 3승의 행을 말한다.
과거와 미래를 비롯한 3세의 모든 부처님께서도 모두 3승의 법을 말한다.
아난아,
알아야 한다.
어떤 때가 되면 중생들의 얼굴과 수명은 갈수록 못해지고,
몸이 쇠약해지고 위신이 없어지며,
온갖 성냄ㆍ질투ㆍ어리석음ㆍ간사함ㆍ거짓ㆍ의혹이 많아지고 소행이 진실하지 않게 되리라.
혹 근기가 날카롭고 빠른 자가 있다하더라도 여기저기서 다투고 서로 싸우면서 주먹이나 기왓장,
돌이나 칼이나 몽둥이로 서로를 해칠 것이다.
그때의 중생들은 풀을 잡아도 곧 칼이 되어 그들의 목숨을 끊을 것이다.
그 중에서 자애로운 마음을 행하는 중생들은 성냄 없이 그런 변괴를 보다가,
모두들 곧 두려운 생각이 들어 다들 그 나쁜 곳을 버리고 달아나 산이나 들에서 살면서,
스스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위없는 범행을 닦으며 자기를 극복할 것이다.
그래서 번뇌가 있는 마음을 없애고 해탈을 얻어 곧 번뇌 없는 경지에 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저희끼리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는 원수를 이겼다.’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들을 가장 훌륭한 자들이라 하느니라.”
그때 아난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들은 어느 부류에 속합니까?
즉 성문의 부류입니까,
벽지불의 부류입니까,
부처의 부류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들을 바로 벽지불의 부류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그들은 다 온갖 공덕을 짓고 온갖 선(善)의 근본을 행하며,
청정한 네 가지 진리를 닦고 모든 법을 분별하기 때문이다.
선한 법을 행한다는 것은 바로 자애로운 마음이다.
왜냐하면 어짊을 실행하고 자애로움을 행하면 그 덕은 넓고 크기 때문이다.
나는 옛날에 이 자애로움과 어짊의 갑옷을 입고 악마의 권속들을 항복 받았고,
나무 밑에 앉아 위없는 도를 성취하였다.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자애로움이 가장 제일이고,
자애로움이 가장 훌륭한 법임을 알 수 있느니라.
아난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가장 훌륭하다고 부르는 것이다.
자애로운 마음을 쓴다는 것은 그 덕이 이와 같아서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그러니 부디 방편을 구해 자애로운 마음을 닦도록 하라.
아난아,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9)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존자 사리불은 이른 아침에 고요한 방에서 일어나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모든 감각기관이 청정하고 얼굴이 다른 사람과 다르구나.
너는 지금 어떤 삼매에서 노니는가?”
사리불은 아뢰었다.
“예,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공삼매(空三昧)에서 노닙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사리불아.
공삼매에서 노닐 수 있다니.
무엇 때문인가?
모든 허공삼매(虛空三昧)가 가장 제일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비구가 공삼매에서 노닌다면
그는 ‘나[吾我]’와 ‘사람[人]’과 ‘수명(壽命)’이라는 것이 없음을 알고
또 ‘중생(衆生’을 보지도 않을 것이다.
또한 모든 행의 본말을 보지 않을 것이고,
이미 보지 않으므로 행의 근본을 짓지 않으며,
이미 행이 없으므로 다시는 몸을 받지 않고,
몸을 받는 일이 이미 없어졌으므로 괴롭거나 즐거운 과보를 다시는 받지 않느니라.
사리불아,
알아야 한다.
나는 옛날 불도를 이루기 전에 나무 밑에 앉아 이렇게 생각했었다.
‘이 중생들이 어떤 법을 얻지 못해 생ㆍ사에 흘러 다니면서 해탈을 얻지 못하는가?’
이때 나는 다시 생각하였다.
‘공삼매가 없으면 곧 생ㆍ사에 떠다니게 되고 끝내 해탈에 이르지 못한다.
이 공삼매가 있더라도 중생들이 그것을 닦지 않으면,
중생들은 집착하는 생각을 내게 되고 세상이란 생각을 일으킨 뒤에는 곧 생ㆍ사의 흐름을 받게 된다.
만일 이 공삼매를 얻고 또 원하는 것이 없게 되면 곧 무원삼매(無願三昧)를 얻게 될 것이며,
무원삼매를 얻어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기를 구하지 않고 전혀 아무 상(相)도 없을 때,
그 행자는 다시 무상삼매(無想三昧:
無相三昧)를 얻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중생들은 다 삼매를 얻지 못하였기 때문에 생ㆍ사에 흘러 다니는 것이다.
모든 법을 관찰하면 곧 공삼매를 얻을 것이요,
공삼매를 얻으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10)를 이룰 것이다.’
나는 그때 공삼매를 얻고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보리수를 관찰하면서 눈도 깜짝인 일이 없었다.
사리불아,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공삼매가 모든 삼매 중에서 가장 제일의 삼매임을 알 수 있다.
왕삼매(王三昧)란 바로 공삼매이다.
그러므로 사리불아,
부디 방편을 구해 공삼매를 갖추도록 하라.
사리불아,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사리불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 가란타죽원에서 대비구들 1,
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라열성에 시리굴(尸利掘)11)이라는 장자가 있었다.
그는 재물과 보배가 많아 금ㆍ은 등의 보배와 자거ㆍ마노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또 그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멀리 하고 외도 니건자(尼乾子)만을 섬기며,
국왕ㆍ대신들과 모두 친한 사이였다.
이때 외도 범지들과 니건자의 신도와 제자들은 스스로 불법을 비방하며 ‘내가 있고,
내 몸이 있다’고들 말하였다.
아울러 육사외도의 무리들도 모두 함께 모여 이렇게 의논하였다.
“지금 저 사문은 일체지(一切智)가 있어 모르는 일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이양을 얻지 못하는데 저 사문은 많은 이양을 얻는다.
그러니 방법을 써서 이양을 얻지 못하게 해야 마땅하다.
우리 저 시리굴 장자 집으로 가서 그 장자에게 방도를 세우게 하자.”
이때 외도 범지 니건자와 그 육사외도들은 시리굴 장자 집으로 찾아가 장자에게 말하였다.
“대성(大姓)은 아시오.
당신은 범천의 소생인 범천자로서 세상에 많은 이익을 주었소.
당신은 우리를 가엾이 여겨,
저 사문 구담을 찾아가 그 사문과 비구들을 청해 집으로 와서 제사를 지내시오.
그리고 또 명령하여 집안에 큰 불구덩이를 만들어 불을 붙여 두고 음식에는 독을 넣어 그들을 초청해 먹게 하시오.
만일 사문 구담이 일체지가 있어 3세의 일을 안다면 그 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요,
만일 일체지가 없다면 곧 청을 받아들여 제자들을 데리고 왔다가 모두 불에 탈 것이오.
만일 그가 하늘 사람이라면 불의 피해를 입지 않고 안온할 수 있을 것이오.”
이때 시리굴은 잠자코 육사외도들의 말을 따랐다.
그는 곧 성을 나서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는 독을 품은 마음으로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과 비구들께서는 저의 청을 받아 주소서.”
세존께서는 그의 마음속 생각을 알면서도 잠자코 청을 받아 주셨다.
이때 시리굴은 여래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 주시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이내 물러갔다.
그는 도중에서 생각하였다.
‘우리 육사외도들의 말씀은 참으로 진실하구나.
저 사문은 내 마음속 생각을 알지 못하니 반드시 큰불에 탈 것이다.’
이때 시리굴은 집으로 돌아와 큰 불구덩이를 만들어 불을 활활 피워 두도록 명령하고,
또 갖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모두 독을 넣어 두도록 명령하였다.
또 문밖에 큰 불구덩이를 만들어 큰불을 피우고는 그 불 위에 자리를 깔고 음식마다 지독한 독을 넣어 두고 세존께 때가 왔음을 아뢰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때가 되었음을 아시고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그의 집으로 떠나셨다.
그리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나보다 먼저 앞서 가지 말고,
또 나보다 앞서 먼저 앉지 말며,
또 나보다 먼저 음식을 먹지 말라.”
이때 라열성 사람들은 시리굴이 큰 불구덩이를 만들고 음식에 독을 넣어 부처님과 비구 스님과 네 무리들12)을 초청했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들 울면서 ‘장차 여래와 비구 스님을 해치려는 것이 아닌가’고 하였다.
또 어떤 이는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 장자의 집에 가시지 마소서.
그는 큰 불구덩이를 만들고 독이 든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두려워하지 말라.
여래는 결코 남의 해침을 받지 않는다.
이 염부제 안의 불이 범천까지 치솟는다 하더라도 오히려 나를 태우지 못하거늘 하물며 조그만 불이 여래를 해칠 수 있겠느냐?
끝내 그럴 리 없느니라.
우바새야,
알아야 한다.
내게는 조금도 해칠 마음이 없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라열성으로 들어가 장자의 집에 이르셨다.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장자의 집에 먼저 들어가지 말고,
또 음식을 먼저 먹지도 말아야 한다.”
그때 세존께서 막 발을 들어 문턱 위에 놓자 그 불구덩이는 저절로 목욕하는 연못으로 변했는데,
매우 맑고 시원하며 온갖 꽃이 그 가운데 피어 있었고 또 수레바퀴만한 크기에 줄기는 7보로 된 연꽃이 피어 있었으며,
또 다른 연꽃들이 피어 꿀벌들이 그 안에서 놀고 있었다.
그때 석제환인과 범천왕ㆍ사천왕ㆍ건답화(乾沓惒:
건달바)ㆍ아수륜 및 여러 열차(閱叉)ㆍ귀신들은 불구덩이 속에서 연꽃이 피는 것을 보고 제각기 경사라 외치며 모두 같은 소리로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훌륭한 이들 중에서도 제일이시라.’
그때 그 장자의 집에는 여러 외도 이학들이 모여 있었다.
우바새와 우바이들은 여래의 신통을 보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 몰랐고,
외도 이학들은 여래의 신통을 보고 모두 근심에 잠겼으며,
허공의 모든 천신(天神)들은 갖가지 이름난 꽃들을 여래 위에 흩뿌렸다.
그때 세존께서는 땅에서 네 치쯤 떠서 허공을 밟고 장자의 집에 이르셨는데,
여래께서 발을 디디는 곳마다 곧 수레바퀴만한 연꽃이 피어났다.
그때 세존께서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며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연꽃을 밟고 오라.”
이때 성문들은 모두 연꽃을 따라 장자 집에 이르렀다.
그때 세존께서 곧 옛날부터 내려오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항하의 모래알 같은 모든 부처님들을 공양하고 섬기고 예경(禮敬)하면서 그 거룩한 뜻을 어기지 않았으니,
이런 지성스러운 맹세로써 이 여러 좌석들이 튼튼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세존께서는 다시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나는 지금 허락한다.
먼저 손으로 자리를 집고 그 다음에는 앉아라.
이것은 내 분부이니라.”
그때 세존과 비구들은 모두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그 자리 아래마다 매우 향기로운 연꽃이 피어났다.
이때 시리굴은 여래의 이러한 신통을 보고 생각하였다.
‘내가 저 외도 이학들에게 속아 인간의 행(行)을 잃고 또 하늘 길도 영원히 잃었구나.
내 마음이 마치 독약을 먹은 것처럼 심란하니 반드시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이다.
진실로 이런 여래는 만나기 어렵다.’
이렇게 깨닫고는 곧 눈물을 흘리면서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의 참회를 들으소서.
과거의 잘못을 고치고 미래를 닦겠습니다.
저는 스스로 죄인 줄 알면서 여래를 괴롭혔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의 참회를 받아 주소서.
다시는 범하지 않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장자야,
허물을 고치고 본래의 뜻을 버리고는 여래를 괴롭혔다는 것을 능히 스스로 아는구나.
성현의 법은 매우 넓고 크다.
너의 참회를 허락하고 법에 따라 용서한다.
내 이제 너의 참회를 받아 주니 다시는 범하지 말라.”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되풀이하셨다.
그때 아사세왕은 시리굴 장자가 큰 불구덩이와 독이 든 음식을 준비해 여래를 해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화를 내며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이 염부제 안에서 그 사람처럼 시리굴이란 이름을 가진 자는 기필코 모두 없애버리리라.”
아사세왕은 또 여래의 공덕을 생각하고는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왕관을 벗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이제 살아서 무엇을 하겠는가?
여래를 불태우고 또 비구승들을 모두 불태웠다고 하는구나.
너희들은 빨리 장자 집으로 가 여래를 돌보라.”
그때 기바가(耆婆伽) 왕자가 아사세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근심하지 마시고 또 그런 나쁜 생각도 내지 마소서.
왜냐하면 여래께선 결코 남의 해침을 받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시리굴 장자는 여래 제자가 될 것입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도 지금 가서 그 신통을 보소서.”
이때 아사세왕은 기바가의 깨우침을 받고는 설산의 큰 코끼리를 타고 곧바로 시리굴 장자의 집으로 갔고,
코끼리에서 내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그 집 문 밖에는 사람들이 8만 4천 명이나 모여 있었다.
왕은 크기가 수레바퀴만한 연꽃을 보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여래께서 온갖 악마에게 늘 승리하시기를.”
왕은 기바가 왕자에게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기바가야.
너는 여래의 이러한 힘을 믿었구나.”
이때 아사세왕은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아사세왕은 여래 입에서 광명이 나오는 것을 보고,
또 여래의 안색이 특별하심을 두루 살펴보고는 너무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이때 시리굴 장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내가 차린 음식에는 모두 독이 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잠깐만 기다리소서.
지금 곧 다시 음식을 만들겠습니다.
왜냐하면 여래 몸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세존께서는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여래와 그 제자들은 결코 남의 해침을 받지 않는다.
장자는 준비했던 음식을 때맞춰 올리기만 하면 되느니라.”이때 장자는 손수 갖가지 음식을 공양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지성스러운 부처님과 법과 비구는
어떤 독(毒)이든 남김없이 없애네.
모든 부처님 독이 없나니
지성스러운 부처님 독을 없애네.
지성스러운 부처님과 법과 비구는
어떤 독이든 남김없이 없애네.
모든 부처님 독이 없나니
지성스러운 법은 독을 없애네.
지성스러운 부처님과 법과 비구는
어떤 독이든 남김없이 없애네.
모든 부처님 독이 없나니
지성스러운 승가 독을 없애네.
탐욕과 성냄의 독
이 세상에는 3독(毒)이 있네.
여래는 영원히 독이 없나니
지성스러운 부처님 독을 없애네.
탐욕과 성냄의 독
이것은 세상의 3독
여래의 법에는 독이 없나니
지성스러운 법은 독을 없애네.
탐욕과 성냄의 독
이 세상에는 3독이 있네.
여래의 승가는 독이 없나니
지성스러운 부처님 독을 없애네.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마치시고 곧 독이 든 음식을 공양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두 먼저 먹지 말라.
반드시 내가 먹은 뒤에 먹어야 한다.”
이때 장자는 손수 갖가지 음식을 올려 부처님과 비구 스님을 공양하였다.
그때 시리굴 장자는 여래께서 공양을 마치시는 것을 보고는 발우를 치우고 다시 작은 자리를 가지고 와서 여래 앞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장자와 8만 4천 대중을 위해 미묘한 논을 말씀하셨다.
이른바 논이란 보시와 계율과 천상에 태어나는 것에 대한 논이요,
‘탐욕은 더러운 것이요 음행은 큰 재앙이므로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즐거움이다’고 하셨다.
세존께서는 그 장자와 8만 4천 대중들의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 다시는 번뇌가 없게 된 것을 보시고,
모든 불세존들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법,
즉 괴로움[苦]과 괴로움의 발생[集]과 괴로움의 소멸[盡]과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을 8만 4천 대중에게 모두 말씀하시고,
그 행을 자세히 분별하셨다.
그때 대중들은 곧 그 자리에서 모든 번뇌가 없어지고 법안이 깨끗해졌으니,
마치 새 옷은 색이 쉽게 물이 들듯,
그 대중들도 그와 같아서 제각기 그 자리에서 도의 자취를 보았다.
법을 보고 법을 얻어 모든 법을 분별하고는 온갖 의심을 건너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는 다른 스승을 섬기지 않고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스스로 귀의하여 5계를 받았다.
그때 시리굴 장자는 스스로 도의 자취를 얻은 줄을 알고 세존께 나아가 아뢰었다.
“차라리 여래에게 독을 베풀어 큰 과보를 얻을지언정 다른 외도 이학들에게 감로를 주어 다시 그 죄를 받지는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지금 독이든 음식으로 부처님과 비구 스님을 청하고도 현세에서 이런 증험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랜 세월 동안에 저 외도들에게 홀려 여래에게 그런 나쁜 마음을 일으키게 된 것입니다.
외도 이학을 섬기는 자들은 모두 치우친 길에 떨어질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네 말과 같아서 틀림이 없다.
모두 그들에게 속은 것이니라.”
그때 시리굴이 다시 아뢰었다.
“지금부터는 저 외도 이학을 믿지 않고,
또 그들의 사부대중이 저희 집에서 공양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왜냐하면 너는 늘 그 외도들을 공양해왔기 때문이다.
축생에게 음식을 베풀어도 그 복을 헤아리기 어려운데 하물며 사람이겠느냐?
만일 어떤 외도 이학이 너에게 ‘시리굴 그대는 누구의 제자인가’라고 묻는다면 너는 뭐라고 대답하겠느냐?”
그때 시리굴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어 합장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용맹하게 해탈하시고 이제 사람의 몸을 받으신 일곱 번째 선인(仙人),
13) 바로 석가문(釋迦文)의 제자입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장자야.
네가 그렇게 미묘한 찬탄을 능히 말하는구나.”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장자를 위해 매우 깊은 법을 설명하시고 곧 다음과 같이 주원(呪願)하셨다.
제사에는 불이 으뜸이고
시서(詩書)에는 게송이 제일이네.
사람들 중에는 임금이 제일 높고
온갖 강들 중에는 바다가 근본이다.
별들 중에선 달이 제일 밝고
광명 중에선 해가 으뜸이로다.
위와 아래 그리고 사방의
형상 있는 모든 것과
모든 하늘과 이 세상에서는
부처님이 제일이니
그 복을 얻으려는 자는
부디 세 부처님께 공양하여라.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마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그때 시리굴과 여러 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
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중아함경』 제34권 136번째 소경인 「상인구재경(商人求財經)」이 있다.
2)
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후한 시대 강맹상(康孟詳)이 한역한 『사리불마하목련유사구경(舍利弗摩訶目連遊四衢經)』이 있다.
3)
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39권 1,
095번째 소경인 「걸식경(乞食經)」이 있다.
4)
단식(摶食)이라고도 한다.
인도인들의 일반적인 식사법이 음식을 손으로 둥글게 뭉쳐 입에 넣는 것이므로 단식이라 한다.
5)
촉식(觸食)이라고도 한다.
외부 대상과의 접촉이 먹는 음식과 마찬가지로 몸과 마음을 유지 성장케 하는 자양분이 되므로 음식이라 하였다.
6)
의사식(意思食)이라고도 한다.
출세간의 염식(念食)과 구분할 때 욕망에 근거한 욕구와 의도,
사유작용을 말한다.
7)
분별하여 아는 인식작용을 말한다.
8)
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40권 1,
107번째 소경인 「야차경(夜叉經)」과 『별역잡아함경』 제2권 36번째 소경이 있다.
9)
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雜阿含經)』 제9권 236번째 소경인 「청정걸식주경(淸淨乞食住經)」이 있다.
10)
팔리어로 anuttarasammāsambodhi를 음사한 말이다.
위없이 바른 깨달음[無上正等正覺]이라는 뜻이다.
11)
011)시리국다(尸利鞠多)라고도 하며,
승밀(勝密)ㆍ길호(吉護)로 한역하기도 한다.
12)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의 사부대중을 말한다.
13)
석가모니부처님은 비바시불 이래로 일곱 번째 부처님이시다.
● [pt op tr] fr
『증일아함경』 ♣0649-041♧
○ 음악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mus0fl--Michel Delpech - Coeur Grenadine.lrc
Michel Delpech - Coeur Grenadine
◎◎[개별논의] ♥ ❋본문
● 식사의 종류
매끼를 먹을 때마다 자신이 먹는 식사의 정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먹게 된다.
그런데 경전에서 4 식과 5 식이 있다고 제시한다.
『증일아함경』에 다음처럼 제시한다.
인간이 먹는 4식(食)과 세간을 벗어난 이들이 먹는 5식(食)이다.
...
▸ 인간이 먹는 4식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단식(揣食),
4) 둘째는 갱락식(更樂識),
5) 셋째는 염식(念食),
6) 넷째는 식식(識食)7)이니,
이것이 세간의 4식이니라.◂
▸ 어떤 것이 세간 밖으로 벗어난 이들이 먹는 5식인가?
첫째는 선식(禪食),
둘째는 원식(願食,
셋째는 염식(念食),
넷째는 8해탈식(解脫食),
다섯째는 희식(喜食)이니,
이것이 5식이니라.◂
...
『증일아함경』 ♣0649-041♧ 45. 마왕품(馬王品)
그래서 이 내용이 무엇인가를 우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자신이 행하는 식사가
삶에서 어떤 활동을 의미하는 것인가부터 잘 검토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식사는 섭취 소화 배설 이런 활동과 함께 관련된다.
그런데 매끼 식당에서 행하는 것만 식사에 넣지 않고
여러가지를 식사라고 제시한다.
그것은 이런 활동과 이들이 같은 성격을 갖는 것이기에
식사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내용들이 왜 자신이 아침 점심으로 밥을 먹는 활동과
성격이 같은가부터 잘 살펴야 한다.
○ 음악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mus0fl--Claude Dubois - Lettre A L'univers.lrc
Claude Dubois - Lettre A L'univers
식사는 한 주체가 뭔가를 섭취하는 활동이다.
무언가를 섭취하면 기계적(물리적) 화학적 분해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 가운데 일부를 섭취한다.
그래서 자신의 생체의 일부가 된다.
또 자신이 활동하는 에너지로 사용한다.
그리고 그 나머지는 배설한다.
생체의 찌거기 일부도 함께 배설된다.
우리가 이해하는 식사의 과정은 이와 같다.
그런데 선식, 원식, 념식, 8 해탈식, 희식은 무엇때문에 식사라는 명칭이 붙어 있는가.
4식은 오히려 이해하기 쉽다.
4식은 단식(段食), 촉식(觸食), 사식(思食), 식식(識食)이라고도 칭한다.
달걀을 놓고 생각해보자.
달걀을 어미 닭이 품고 있으면 달걀이 병아리가 된다.
이 사이에 달걀이 무엇을 섭취해서 어떻게 변화해서 병아리가 된 것인가.
이것이 식사 문제다.
드라마나 소설을 열심히 본다고 하자.
이런 경우에도 식사와 같은 변화가 이뤄진다.
그것을 자주 대하는 이가 그로 인해 무언가 변화가 된다.
무언가를 희망하는 마음도 생긴다.
그리고 그런 활동이나 분별내용이 저장된다.
그래서 이런 것을 살피면 단식 촉식 사식 식식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정려수행, 서원, 념, 8해탈, 희도 그런 식사와 같은 의미를 갖는다고 제시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그 주체에게 무언가가 섭취되고 그로 인해 주체가 변화한다.
이런 부분에서 식사의 성격을 파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수행과 관련된 좋은 부분의 섭취다.
그래서 열심히 이것을 섭취하는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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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daj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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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_1004_153930_can_Ab27.jpg ○ [pt op tr] 예술작품 사진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Claude-Monet-camille-monet-at-the-window-argentuile.jpg!HD Artist: Claude-Monet https://en.wikipedia.org/wiki/Claude_Monet Title : camille-monet-at-the-window-argentuile.jpg!HD Info Permission & Licensing : Wikiart ● [pt op tr] fr ○ 2020_0606_141221_can.jpg ○ [pt op tr] 꽃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 [pt op tr] 아름다운 사진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Ningbo_Ayuwang_Si_2013.07.28_14-16-22 https://zh.wikipedia.org/wiki/File:Ningbo_Ayuwang_Si_2013.07.28_14-16-22.jpg 宁波阿育王寺 —— 法堂(藏经楼) 作者 Zhangzhugang ● [pt op tr] fr ♥Chemnitz University of Technology ○ [pt op tr] 아름다운 풍경사진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With the image 'Google Earth & Map data: Google, DigitalGlobe' Accordeon De L'amour - La Rue Aux Shanson ♥단상♥생사를 벗어남과 벗어나지 못함의 차이 세상에서는 한번 태어난 이는 죽지 않을 도리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부처님은 생사를 벗어나는 방안이 있다고 제시한다. 이 두 내용은 서로 어긋난 듯 하다. 그래서 한 쪽 말이 맞으면 한쪽 말은 잘못인 듯 하다. 그런데 두 말이 각각의 측면에서 다 맞다고 할 듯도 하다. 그래서 조금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 본래 생멸과 생사를 얻을 수 없다. 그런데 생사현실에서 망집을 일으키면 그런 생멸과 생사가 있다고 여긴다. 이 두 내용의 차이가 심하다. 그래서 깨달음을 얻지 못하면, 늘 없는 생멸과 생사를 있다고 여기며서 생사고통을 받아나가게 된다. 그리고 생사현실은 그런 상태가 대부분이다. 또 그런 사정으로 생사가 있다는 측면도 맞다고 해야 할 듯 하다. 그러나 깨달음의 측면에서 보면 그 한 단면 한 순간에도 그런 내용은 본래 얻을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그런 생사현실을 벗어나는 방안은 또 있다고 해야 한다. ○ 음악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mus0fl--Rue De La Muette - La Valse De Mingus Et B.B King.lrc Rue De La Muette - La Valse De Mingus Et B.B King 생사를 얻을 수 없는데 현실에서 생사가 있다고 여긴다. 이상한 이야기다. 현실에서 이 내용을 적용해보려면 많은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그런 가운데 오늘 건강관리공단을 다녀왔다. 시공간 생사 여행 과정 중에서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다. 느낌으로는 한 시간 정도 걸어다닌 듯 한데 돌아오니 5 시간 정도 걸어다닌 듯 하다. 오래 전에 노안이 오더니, 요즘은 앞이 잘 안 보인다. 하던 연구나 일은 마쳐야 할 듯 한데 여러가지로 상태가 안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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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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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을 해탈을 지닌 곳간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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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라승하목카야 悉囉僧訶穆佉耶<六十二> si ra saṃ ā mu khā ya
『불설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
♣0294-001♧
32
나바나 아계 사라 로나아다타라
曩嚩曩<引>誐計<引>娑囉<引>嚕拏惹咤馱囉<三十二 >
『성관자재보살일백팔명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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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게송
[140일째]
어일미세모단처 $ 011▲頻婆羅頻婆羅為 一 ● 矜羯羅, ○□□□□,有,一,如,一
□□□□□□□, 有不可說諸普賢,
一切毛端悉亦爾, 如是乃至遍法界。
□□□□□□□, 유불가설제보현,
일체모단실역이, 여시내지편법계。
가장 작은 한 털 끝이 있을 자리에
말로 못할 보현보살 있는 것같이
온갖 터럭 끝마다 모두 그러해
이와 같이 법계에 가득하니라.
[141째]
일모단처소유찰 $ 012▲矜羯羅矜羯羅為 一 ● 阿伽羅, ○□□□□,其,盡,一,彼
□□□□□□□, 其數無量不可說,
盡虛空量諸毛端, 一一處剎悉如是。
□□□□□□□, 기수무량불가설,
진허공량제모단, 일일처찰실여시。
한 터럭 끝에 있는 모든 세계들
그 수효 한량없이 말할 수 없고
온 허공에 가득한 터럭 끝마다
낱낱 곳에 있는 세계 다 그러하며
●K0152_T0674.txt★ ∴≪A증계대승경≫_≪K0152≫_≪T0674≫
●K0649_T0125.txt★ ∴≪A증일아함경≫_≪K0649≫_≪T0125≫
●K1198_T1372.txt★ ∴≪A증혜다라니경≫_≪K1198≫_≪T1372≫
법수_암기방안
11 위팔 upper arm
12 팔꿉 [elbow]
62 이두박근(二頭膊筋) ~알통
32 무릎 knee
55335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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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_1023_150342_can_BW17
○ 2020_0905_145231_can_BW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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